방구석 미국 자동차 여행, LA에서 디트로이트까지

2019.06.17 23:56자동차/해외이야기

6월 14일 새벽 6시.

내일이면 이제 이곳 디트로이트를 떠난다. 한국지엠이 준비한 일주일 간의 현지 시승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서부와 동부에서 각각 곧 한국에 소개될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만나볼 수 있었다.

쉐보레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는 대표적인 아메리칸 대형SUV(우리나라 기준)와 픽업트럭으로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모델이다. 국내에 선보이게 될 모델은 현재 미국에서 시판 중인 모델로, 미국에서 생산된 모델을 수입하여 판매될 예정. 즉, 수입차와 다르지 않은 형태다.

미국 서부 LA 일대에서는 트래버스를, 동부 디트로이트 근교에서는 콜로라도를 시승했다. 하지만, 이번 프로그램이 더욱 뜻깊을 수 있었던 것은 디트로이트의 GM 르네상스 센터와 주행테스트 센터인 밀포드 프루빙 그라운드, 그리고 GM 헤리티지 센터를 방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특히, 밀포드 프루빙 그라운드나 헤리티지 센터는 GM의 사전 허가 없이는 일반인들은 애초 접근이 불가능한 곳이기에, 이곳에서는 한장면도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그럼 지금부터 한국GM이 준비한 이번 프로그램에 대한 기록을 남겨보고자 한다. 우선 처음으로 이번 포스팅에서는 전반적인 프로그램에 대해 이야기해본다.

 

LAX 공항에 도착하여, 단체 버스로 향한 곳은 리조트 타운으로 유명한 산타 모니카.
산타 모니카는 태평양을 접한 해안 휴양 도시로 최근에는 실리콘 밸리의 높은 부동산 가격을 피해, 스냅챗과 같은 유명 테크 기업들이 이 부근으로 많이 이사를 왔다고 한다.

산타 모니카와 비슷한 이름을 가진 지역-산타 바바라도 이 부근에 있는데, 산타 모니카의 이름은 4대 교회학자 아우구스티누스의 어머니 성 모니카의 이름을 딴 것. 산타 바바라 역시 3세기 경 가톨릭 성인의 이름에서 유래했다. 나이가 들어서일까? 전에 관심없던 역사와 유래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첫째날은 짐을 풀고, 산타 모니카의 젊음과 자유로움을 만끽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호텔로 도착한 총 4대의 제각기 다른 옵션의 트래버스를 받아 말리부 해안을 따라 달렸다.

 

파아란 맑은 하늘, 눈부신 바다 같은 천연색 배경을 바탕으로는, 무채색보다는 원색계열의 차들이 돋보이고 정말 잘 어울린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짝이던 광택의 남색 트래버스는 이에 못지 않았던 기억이다.

 

트래버스의 시승 느낌은 글이 길어질 수 있으니, 따로 포스팅하기로 한다. 2008년 첫선을 보인 트래버스는 5.2m로 다른 동급의 SUV보다 더 긴 편. 국내 출시하더라도 동급 최대 전장은 변함이 없다. 미국 시장에서는 포드 익스플로러와 직접 경쟁하는 모델이나,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 상 익스플로러와 같은 '수입SUV'로 받아들여질 지가 관건이다. 

 

셋째날에는 향한 곳은 팜 스프링스와 죠슈아트리 국립공원.

팜스프링스는 LA동쪽 약 180km에 위치하고 있으며, 리조트촌으로 유명하다. 굉장히 황량한 사막 가운데 푸른 목초지의 느낌이 강한데, 프랭크 시나트라나 엘비스 프레슬리와 같은 유명 인사들이 집을 짓거나 즐겨찾던 온천 휴양지라고.

 

팜스프링스로 향하는 길에는 엄청난 규모의 풍력발전 단지를 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곳을 방문하기 전 본 풍력발전용 '바람개비'를 본 숫자보다, 이곳에서 본 바람개비의 숫자가 훨씬 많을 정도다.

 

끝없이 펼쳐진 일직선의 도로는 다분히 미국적이다.

 

팜스프링스를 지나 조슈아벨 트리 국립공원으로 가는 길은 더욱 사막과 같은, 아니 오래된 서부 영화에서 많이 보던 황무지 풍경으로 가깝게 변해간다.

기온도 계속해서 올라갔는데, 이 날 최고 기온은 섭씨 40도. 차에서 내리면 흡사 사우나에 들어와 있는 듯한 뜨거운 공기가 코와 목구멍를 지나 폐로 그대로 들어오는 것이 느껴질 정도였다. 

이런 뜨거운 황무지에서 차라도 고장난다면 큰일이겠다 생각이 들었는데, 이 때문에, 미국차들이 소비자들을 현혹시킬 기교보다는 기본적인 성능과 내구성에 신경을 쓴 것이 아닐까도 생각해보았다.

 

아래의 사진을 찍을 당시가 38도. 바람이 불긴 부는데, 그 느낌이란 누군가 옆에서 드라이어를 가져다 놓은 기분이랄까.
혹여 뱀이라도 있지 않을까, 조심조심 자리를 옮기며 트래버스를 사진에 담았다.

 

역시, 파란 하늘과 잘 매치가 되는 붉은 계열의 트래버스.

 

조슈아 트리 국립공원은 모하비 사막에서만 자생하는 조슈아 나무의 이름을 딴 국립 공원으로, 그 면적이 3,208제곱킬로미터에 이른다. 넓은 너비의 국립 공원인만큼 모하비 사막과 콜로라도 사막의 두 개의 독특한 생태계가 공존한다고.

 

특히 조슈아트리 국립공원 내에는 4륜구동 차량이 요구되는 오프로드 코스가 존재한다. '에이.. 이 정도면 2륜도 괜찮겠는데?' 라고 방심한 순간 생각지도 못한 난코스를 만나 고생했던 기억을 남겨준 곳이다. 트래버스의 오프로드 주행과 4륜 구동 시스템에 대해서는 트래버스 시승기에서 다시 언급하기로 하자.

 

4일째는 LA를 출발해 디트로이트로 향했다. 오전에 국내선 비행기를 탔는데 비행시간 4시간, 시차 +4시간 도합 8시간이 그냥 지나가 버린 하루. 미국의 광대한 대륙 사이즈를 실감할 수 있었다.

5일은 드디어 콜로라도를 만났다. '드디어'라고 표현한 것은 트래버스와 다른 뭔가 특별함이 있었기 때문이다. 국내에도 픽업트럭이 존재하긴 하지만, 형식만 차용한 느낌이 강한 반면, 콜로라도는 픽업트럭의 본고장인 미국에서도 대표성을 띈 모델이다. 비단 나 뿐 아니라 이번 프로그램의 참가자 모두 콜로라도에 다들 흥분했던 것을 보면, 국내 출시 때에도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을 것임을 유추해 볼 수 있겠다. 

 

특히, 콜로라도 오프로드 시승은 GM의 주행 테스트 센터인 밀포드 프루빙 그라운드에서 이뤄졌다. 밀포드 프루빙 그라운드는 1924년 자동차 업계 최초로 만들어진 주행테스트센터이다. 전세계 다양한 조건의 노면을 재현해 놓은 곳으로, 현재는 자동차 메이커라면 제품 테스트를 위해 기본적으로 갖춘 시설이기도 하다.

밀포드 프루빙 그라운드는 16평방 킬로미터의 엄청난 규모로, 실제 이곳에 입장했을 때 가진 느낌은 폐쇄된 어떤 공간으로 진입했다기 보다는 작은 소도시에 방문한 느낌이다.
촬영은 할 수 없었지만, 이 작은 도시 내에서 현재 개발중인 차량들-즉,미래에 나올 차량들 또한 원없이 볼 수 있었는데,  때문인지 내가 가까운 미래의 소도시에 와 있는 것은 아닐까 생각도 들었다.

 

여섯째 날 방문한 GM 해리티지 센터도 빼놓을 수 없다. 단순히 자동차 박물관이 아닐까 생각했지만, 이곳은 일반인에게 공개가 되지 않는 곳이라고. GM 직원들도 '목적'을 가지고 방문할 수 있는 특수한 곳이라고 한다. 이에 대한 이야기도 추후 따로 포스팅을 하겠다. 

 

그리고, 디트로이트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제네럴 모터스 르네상스 센터. GM의 본사가 위치한 이 곳은 1977년 완공된 디트로이트를 대표하는 건물이다. 실제 디트로이트 관광을 할 때, 빠지지 않는 건물이기도 하고, 트립어드바이저 등을 보면 별점 또한 높은 곳.

1층의 자동차 전시관이 어쩌면 일반인들이 방문할 수 있는 가벼운 박물관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겠다. 1.5층에는 기념품 샵이 위치해, 쉐보레 뿐 아니라, GMC,뷰익,캐딜락 등 GM의 모든 브랜드 기념품을 만날 수 있다. 

 

정말 멋진 뷰의 GM 르네상스센터의 로비홀.

 

벨 이슬 공원에서 바라다 보이는 GM 르네상스 센터.

 

이렇게 미국에서의 6일의 시간이 한순간도 아깝지 않게 흘러갔다. 하루하루 혹은 한곳한곳의 소중한 이야기들은 이번주부터 매일 포스팅을 통해 풀어나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