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컬럼

부러웠던 하와이의 교통 문화

오토앤모터 2010. 3. 9.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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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토앤모터입니다.

서울에 돌아온지 오늘로 이틀째 되네요.
돌아온 날부터해서 열심히 운전을 하고 있는데요,
재밌는 것이 지난 약 열흘간은 하와이에서 굉장히 여유롭고 느긋하게 운전을 하다가,
서울에 돌아오자마자 공격적인 운전 습관으로 다시금 바뀌어 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왜 그런 걸까요?
서울의 공기가 사람을 공격적으로 바꾸는 걸까요?
하와이의 도로가 편도 12차선 정도 되어서, 뻥뻥 뚫려있기에 그런걸까요?
아님 똥개도 홈그라운드에선 80%는 먹고 들어간다고,
남의 땅에선 깨갱이다가 서울에 도착하면 본성이 튀어나와서일까요?



아닙니다. 아니예요.
교통 문화의 차이가 큽니다.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도 가지고 있는 자동차 대국(?)중 하나지만,
교통 문화만큼은 정말 열악합니다.
마치 우리가 중국이나 동남아의 교통 문화를 보며, '개판이네'하는 것과 같죠. 
오늘은 부러웠던 하와이 교통 문화에 대해 이야기 해볼까 합니다.


앞서 이야기 했듯 전 하와이에서 열흘 내내 여유 있는 운전을 즐겼습니다.
그게 가능했던 가장 큰 이유는 거기선 누구나 다 그런 여유있는 운전을 하니까요.

끼어들기요?
"필요하다면" 맘껏 하세요. 깜빡이만 켜면 다 끼워줍니다.

그런 경우 있죠? 갈림길 앞까지 가서야, 차선을 잘못 들어섰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의 황당함.
국내선 깜빡이 켜도, 옆차선에선 안면 무시하고 쌩하기 일쑤입니다.
위험하게 '차앞머리 먼저 들이밀기 신공'를 해도 성공할까 말까죠. 
하와이에선 다 끼워줍니다.
그렇다고 밀리는 차선을 피해달리다가, 갈림길 바로 앞에서 끼어들기하는 얌체족들도 없습니다.



우리나라에선 좌/우 차선 합류 지점에서 '너한번 나한번' 순서대로 진입하는 것도 잘 안될때가 많습니다.
(근데 이런 거 아직까지도 모르고 앞차에 딱 붙어서 무조건 꼬리물기하는 분들 의외로 많은거 같아요!?
면허시험에 이런거 안내나?)
물론 하와이에선 이런 교통 예절은 기본입니다.

더하여, 신호등 없는 교차로에서도 '일단정지'와 '너한번 나한번'문화는 정확하게 지켜집니다.
우리나라처럼 '내가 우선차선이고 직진이니, 무조건 내가 먼저 고고씽' 이런 거 없습니다.
설사 직진이더라도 일단 정지하고 좌우확인한 후, 교차로 반대편에서 먼저 좌회전 대기하던 차량이 있으면 양보합니다.
교차로에 신호등 없는데도 불구하고 정체없이 서로 착착 순서를 맞춰 진행한다는 점이 정말 신기합니다.

아참! 사람이 우선이라는 얘기도 빼놓을 수 없네요.
신호등이 있건 없건 횡단보도에선 일단 정지입니다.
보행자 입장에서는 정말 언제난 맘 편히, '보도'를 횡단할 수 있는 겁니다.
그렇다고, 차들이 줄줄이 사탕으로 밀려있는데 '사람이 우선'이라고 무조건 길 건너는 분들도 없구요.


이런건 정말 기본적인 교통 의식 수준의 문제고, 운전자 간의 신뢰가 밑바탕이 되기에 이뤄지는 겁니다.
예컨대 갈림길 바로 앞에서 끼어드는 얌체족들이 많아진다면, 아마 하와이도 끼어들기는 쉽지 않겠죠.
하지만, 기본적으로 그런 얌체행위는 정말 몰상식하다고 생각하기에 아무도 안하는 게 당연한 거고,
그런 생각이 밑바탕이 되기에, 끼어드는 차가 있으면,
'아, 저차는 길을 잘 못 들었나보다.' '초보자거나 초행인가보다' '사정이 있나보다' 라고 인식하고 
끼워주기의 용인이나 배려가 자연스레 되는 겁니다.

전체적인 문화가 그러니, 서울에서 나쁜 운전습관을 가졌던 저도 자연스럽게 융화됩니다.
이런 여유로운 곳에서 치열하게 전투적으로 달리면, 운전자 본인 스스로가 웬지 초라해집니다.
'왜 구태여 이렇게 아둥바둥 운전해야 하지?'라는 생각도 들고요.

글이 길어지죠? 교통문화 캠페인 차원에서 나눠서 계속 진행해 볼께요. <수입차 전문 블로그-오토앤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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