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컬럼

어제 눈길에서 아우디 망신시킨 사연

오토앤모터 2009. 12. 28.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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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토앤모터입니다.
다들 크리스마스 연휴 잘 쉬셨나요?

전 지난 연휴동안 컴퓨터 근처에도 안갔습니다.
업무상 컴퓨터를 많이 쓰는데,  최근들어 안구건조증도 생기고 해서,
연휴기간동안 눈에 휴식을 주고 싶었기 때문이죠. (이거 인공눈물말고는 해결책이 없는건가요?)


그래서인지 블로그에 댓글들도 더욱 반갑게 느껴집니다.
오늘은 모처럼 어제 있었던 소소한 이야기 하나 해볼까 합니다.


아우디(AUDI).
아우디하면 떠오르는 광고 아시죠?

그렇습니다.
눈길 위에서 유난히도 강한 차.



아우디의 차들이 도로에서 단연 두각을 보이거나, 오너에게 큰 만족을 주는 시간도
특히 어제와 같은 예기치 않은 눈길에서일 겁니다.

저도 지난해와 지지난해,
다른 차들은 갓길에 비상등을 켜고 정차하고선
오르지 못해 바라만 보던 눈쌓인 언덕길을
부러움의 시선을 한몸에 받으며 유유히 오른 경험도 있죠.

남들이 오르지 못한 길을 오를 때는 묘한 쾌감이 느껴지기 마련입니다.

실제 콰트로의 성능만을 믿고 운전을 하는 오너들 때문인지,
아우디 콰트로 장착모델의 선바이저에는 이러한 경고 문구도 붙어있답니다.



재밌죠?

어쨌든 네바퀴의 출력을 조절하면서 엑셀 뒤로 전해지는 진동,

눈길임에도 운전자의 의도대로 방향을 계속적으로 조정해주는 콰트로시스템을 체험해보면
"이놈 참 기특하네"하며 감탄을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아우디가 자랑하는 상시4륜시스템, 콰트로(quattro)는
아우디의 전차종에 채용된 것은 아닙니다.

콰트로가 기본 장착되어 있는 모델이 있는 반면, 없는 모델들도 있습니다.
저희 집에도, 콰트로가 장착된 차(A6)와 콰트로가 장착되지 않은 차(A3)가 있죠.



어제 오후. 외출 할 일이 생겼는데요.
눈이 막 쌓이기 시작하는 것은 보았지만, 별로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습니다.
거리도 멀지 않았고, 그동안 눈길에서 별다른 어려움을 겪은 적도 없었으니까요.

마침 콰트로 시스템이 있는 차는 전날 무려 27,000원이나 주고 세차를 깨끗이 하는 바람에
지하주차장에서 몰고 나오기가 꺼려졌습니다.
(요새 눈은 맞으면 차가 검은 얼룩이 심하게 묻더라고요.)

"에이..언제부터 네바퀴굴림 타고 다녔다고...후륜도 아닌데..."

그래서 콰트로시스템이 달려있지 않은 A3를 타고 나왔습니다.
최대의 실수였죠.

바로 이녀석!


주차장을 나서니 어느새 도로 위는 하얀 눈길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이야..눈을 좋아하는 저로써는 반가운 풍경입니다.



하지만 운전만큼은 다르겠죠?
말그대로 '조심조심'입니다.

(겨울 눈길 운전 테크닉 짚어볼까요?)
차간 거리를 더욱 길게 유지하고,

속도는 일반주행의 30%~50%까지.
오르막에서는 가능한 주행탄력을 잃지않게.
내리막... 내리막은 눈길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입니다.
내리막 진입전 최대한 속도를 줄여주고 진입해야 합니다.
일단 접지력을 잃어 미끄러지기 시작하면, 콰트로가 아니라 콰트로할애비가 와도 어쩔 수 없으니까요.
저단 기어를 잘 활용하고,
네! 풋브레이크보다는 엔진브레이크를 쓰는 것도 중요한 테크닉이죠!

저번에 엔진브레이크 쓰는 법 알려드렸죠?


그런데, 어제의 문제는 오르막에서 발생했습니다.
사거리 신호를 받고 약간 오르막이 진 우회전 출발을 하는데,
코너를 돌자마자, 약간의 오르막에서 버둥버둥대는 버스와 프라이드 한대가 보이더군요.
캬..........

탄력을 받아 올라가야 했지만, 안전을 위해 일단 정지했습니다.
두차가 한참이나 헛바퀴를 심하게 돌며 오르막을 빠져나가는 것을 지켜보고서야,
저도 살그머니 엑셀을 밟았는데요.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조금 움직이나 싶더니, 아무리 엑셀을 밟아도 움직이질 않습니다.
헛바퀴를 도는 것이 아니라, 엑셀을 끝까지 밟아도 꿈쩍도 안합니다..
바퀴가 도는듯 마는듯 거의 돌지않고 빠져나갈 생각을 안하네요. -_-

순간적으로 당황했습니다.
사거리에서 신호는 끝나가지...
반대편 차선에서는 다들 구경하지...
뒤에서는 신호를 기다리며 내가 빠져나가는 것을 기다리지...
많이 당황스럽더군요.

아...
그제서야 생각났습니다. ASR. (Acceleration Skid Control.. 맞나요?)
휠스핀이 생기면, 현재 접지력에 맞게 엔진 토크를 줄여주는 안전주행 보조 기능입니다.
고속 주행,선회,급가속시 바퀴가 헛돌지 않고 안전한 가속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죠.

그런데 언덕 빙판길에서 바퀴가 너무 잘 미끄러지다보니, 움직이는둥마는둥 했던 겁니다.


얼른 ESP OFF버튼을 살짝 눌렀습니다.
(살짝 누르면 ASR이 꺼지고, 길게 누르면 ESP가 꺼집니다. 물론 차량에 따라 다르므로, 메뉴얼을 참조하세요)
그제서야 헛바퀴가 쌩하고 돌며, 차가 조금씩 전진하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한참을 굉음을 울리며 버둥댄 후에야
그 짧은 언덕길을 빠져나올 수 있었습니다.

아...겨울철, 그렇게 반갑던 언덕길이.. 이제서야 공포의 대상으로 보이기 시작하더군요.
짧은 순간이었지만, 얼굴이 후끈거리는 달아오르는 기억이었습니다.

이제 눈길이 썩 반가워보이지만은 않습니다.



혹시 비슷한 상황이 생기면, 차에 ASR기능이 있는지 확인해 보세요.
눈길,모래길 등 특정상황에서는 ASR을 꺼둬야 탈출할 수 있으니까요.
당황하면, 버튼 위치도 순간적으로 헤깔린답니다. <수입차 전문 블로그-오토앤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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