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블레이저 ACTIV, 눈밭에서 놀아보다.

2020. 3. 11. 15:35자동차/솔직담백시승기

 

 

쉐보레는 단촐하다는 당신에게 (feat.트레일블레이저 시승기)

"뭔가 허전해. 그렇지 않아?" "아니, 미국에서야 이게 스탠다드일 지 몰라도 한국에서 차 팔려면 이런 옵션 정도는 넣어줘야지.." "얘넨 한국에서 차 팔 생각 없는 것 같애..." "한국 소비자들이 이런 거 인정하겠..

www.autonmotor.com

 

다른 일로 한참 정신이 없는 도중 한국GM 홍보 관계자로부터 시승 예약 전화가 왔다.

"시승차로 RS를 타보시겠어요? 아니면 ACTIV를 타보시겠어요?"

"어떤 게 상위 트림이예요?"

"어떤 게 상위라기 보다 RS는 도시적인 느낌, ACTIV는 오프로드 느낌이예요. RS에는 익스테리어가....(중략).... 색상은 뭐 뭐 뭐 뭐 준비되어 있어요."

"그 색이 좋겠네요."

'음? 사용 형태에 따라 트림을 나눈다고?'

정신이 없던터라, 일단 사진 찍기 좋은 색상을 기준으로 시승차 모델을 선택했다.

이 색이 내가 선택한 제우스 브론즈.

 

현재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자동차의 옵션(트림)명을 살펴 보자.

프레스티지,노블,VIP,럭셔리 등과 같은 옵션명에서 유추해 볼 수 있듯, 가격이 비싸지면 옵션을 이것저것 더 많이 끼워주는 것이 국내 자동차 옵션의 일반적 형태다. 

이러한 상황에선, 예컨대 내가 필요한 1개의 옵션 때문에, 불필요한 4개의 옵션과 추가금액을 감당해야 하는 상황이 온다.

그런데 이를 고객의 특성에 따라 옵션과 트림을 나눠 놓으면 어떨까.

예컨대, 어린이가 있는 가정은 4도어 각각에 키리스 버튼, 2열 창문에 햇빛 가리개, 2열 안전띠 감지경고나 운전석에 2열 도어강제잠금 장치 등을 넣어주면 좋겠다.

운전감각이 떨어지는 노년층일수록 전방충돌경고,보행자 급제동,차선이탈,후측방 교행 경고와 같은 주행보조시스템이 필요한 식이다.

그럼 가격이 올라가지 않고, 비슷한 가격대의 각기 다른 성향을 가진 소비자를 위한 옵션(트림)의 차량이 만들어지지 않을까?

 

트레일블레이저가 바로 그런 선택을 한 셈이라 할 수 있다.

예컨대, 이번에 시승한 ACTIV 모델은 오프로드 느낌을 주기 위해, 전면 X자 형상의 프로텍터 디자인을 주거나, 하단에 티타늄 크롬 소재의 스키드 플레이트 등을 외장 적용했다. 

디자인적인 차별성 뿐 아니라, RS 모델과는 달리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가 장착되어 있는 것도 특징. 즉, 온로드를 주로 타고 날렵하고 도시적인 느낌을 탄다면 RS모델이, 교외로도 자주 다니고 SUV의 오프로드 감각이 중요하다면 ACTIV모델을 선택하면 된다.   

(색상 때문에) ACTIV모델을 시승하긴 했지만, 나에게 있어서 ACTIV 모델 선택이 '신의 한수'가 되었던 이유는 다음과 같다.

왼쪽이 트레일블레이저 RS. 오른쪽이 트레일블레이저 ACTIV 모델이다.

 

트레일 블레이저에는 쉐보레 차량에서 찾기 힘들었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달려 있었다. 

고속도로 장거리 주행시, 자동차가 스스로 앞차간 일정 거리를 유지하며 일정 속도로 달리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이 있으면 운전 피로도가 확연히 줄어든다.

그런데 자동차 메이커마다 똑같은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을 갖추고 있더라도 차이가 있다. 차간 유지 주행 능력부터, 멈췄다 출발할 때의 자연스러움 등 '실력 차이'가 느껴진다.

'과연 쉐보레는 얼마나 자연스럽게 구현했을까' 궁금했고, 이를 테스트할 겸 주말에 강원도로 가족여행을 계획했다.

그런데, 마침 강원 산간 일대에 폭설이 내려버린 것이다.

AWD 뱃지가 빛을 발하는 흔치 않은 순간이 다가왔다.
"우리 차는 저기 갈 수 있어" 아빠의 흔한 허세 심리를 발현케 한 ACTIV의 스포츠 터레인 타이어

트레일블레이저 ACTIV모델의 4륜구동 시스템과 터레인타이어는 눈밭에서 성능을 십분발휘했다.

모처럼의 눈길 주행이라 긴장되긴 했지만, ACTIV 모델이 가진 4륜구동+터레인타이어 두가지 조합 덕에 다른 차들은 가기 힘든 겨울산을 올라갈 수 있었다.

당연하게도 아이들이 정말 좋아했을 뿐 아니라, 일시적이긴 하지만(!) '엄마보다 아빠최고'가 되는 흔치 않은(?) 경험을 맞이했다.

 

멈췄다 출발하면 여지 없이 비틀대거나, 출발을 할 수 없는 전륜/후륜 차들과는 달리 트레일블레이저는 별 어려움 없이 눈길을 달렸다.

눈이 쌓이면 길가로 눈이 뭉치면서 도로 폭이 좁아지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여지없이 맞은편의 차량과 힘든 교행 상황이 펼쳐진다. 이런 상황에서 트레일 블레이저는 SUV답게 길가의 눈 쌓은 낮은 둔덕도 거침없이 오르며 두 차량이 지나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냈다.

그렇다면, 앞서 언급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1.35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의 고속 주행은 어땠을까?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