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달 르노삼성이 내놓은 QM6의 새로운 버전 프리미에르 모델을 시승했다.
'프리미에르'는 앞으로 르노삼성이 출시하는 모델 중 최상위 트림을 상징하게 된다. QM6 프리미에르는 2리터 가솔린 직분사 엔진을 장착했으며, 최고출력 144마력, 최대 20.4kg.m의 토크를 낸다.
우선, QM6 프리미에르 시승기의 핵심을 서두에 꺼내보자. 개인적으로 QM6의 모든 엔진 라인업-가솔린,디젤,LPG를 시승한 경험이 있다. 이 중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엔진 라인업이 바로 가솔린이다. 이유인 즉슨, QM6가 타사 경쟁모델 대비 차별성과 경쟁력,특징을 가장 잘 살릴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전 QM6 가솔린 시승기에서 언급했지만, QM6 가솔린 모델의 차별성은 '정숙성'에서 온다. '디젤'이 득세하는 SUV 시장에서 흔치 않은 가솔린 모델이고, 그 가솔린 모델들 중에서도 조용한 편에 속한다.
다만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엔진의 부밍음이었다. 최대 토크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엑셀을 깊이 밟아 RPM을 높게 가져가야 한다. QM6 가솔린 모델은 이러한 상황에서 부밍음이 굉장히 거슬렸다. 특히, 조용한 차라고 인식했던 차에서 추월을 위한 급가속 등의 특정 상황마다 발생하는 좋지 않은 소음과 진동은 더욱 거슬리기 마련이다.
그런데, QM6 프리미에르는 다르다. 엑셀을 깊게 밟아도 부밍음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RPM이 치솟으면, 엔진이 굉음을 내고, '아! 차가 무리하는구나'는 느낌을 받기 마련인데, 이 부밍음이 굉장히 억제되어 있다. 때문에 차가 무리한다는 느낌도 없고, 떄문에 최대토크를 내는 4,400RPM까지도 스트레스 없이 밟는다.
더욱 탁월한 정숙성. 이 점이 프리미에르의 모델의 경쟁차종 대비 가장 강력한 강점이자, 차별성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가족들이 많이 타는 패밀리SUV의 측면에서 보자면 가족 간 차내 소통을 위해서 정숙성이 요구되는 것인 당연한 사실이고, QM6는 이러한 점에서도 패밀리SUV를 찾는 이들에게 충분한 가점을 받을 수 있다.
프리미에르 모델의 가격은 3,289만원.
물론 가장 상위 트림인만큼, QM6가 가질 수 있는 모든 옵션과 편의장비가 포함되어 있다. 특히 프리미에르 모델은 외관 또한 전용 컬러와 전용 라디에이터그릴, 사이드 엠블리셔, 19인치 투톤 알로이휠, 리어스커드가 적용된다.
실내 역시 전용 인테리어로 구성된다. 퀼팅 나파 가죽시트 뿐 아니라, 1열의 프레스티지 헤드레스트, 베르사유 그레인,프리미에르 로고,각종 스티지와 작은 장식들의 소소한 변화를 두었다.
가장 주목해야할 부분은 바로 정숙성과 안전성을 위해 적용된 1,2열 이중접합 차음 유리다. 앞서 언급한 QM6 프리미에르 버전의 '뛰어난 정숙성'을 갖게 한 일등공신이다. '단순히 이중 접합 차음 유리만으로 이 정도의 소음의 감소가 이뤄질 수 있는가' 싶을 정도다. 이 밖에도 2열에는 따로 선팅이 필요없을 법한 프라이버시 글래스가 적용되어 있다.
반자율주행과 같은 첨단 편의 장비는 경쟁 차량-현대,기아의 모델들에 비해서는 좀 뒤질 수 있겠다. 다만, 해당 경쟁차종이 대체로 풀옵션을 적용해야 들어가는 것이 첨단편의기능인 점을 감안한다면, 굳이 풀옵션의 경쟁차량을 구매하는 것이 아닌 상황에서야 뒤질 것은 없다.
이번에 시승한 프리미에르 모델에는, 르노삼성이 처음 소개하는 이지 링크가 장착되어 있었다. 르노삼성 측에 따르면 국내 차량 최초의 KT 음성인식 시스템 '기가 지니'가 탑재되었다고 하는데, 개인적으로 큰 의미는 느껴지지 않았다.
자연어 기반의 AI 음성인식 시스템을 통해, 음악재생,음성뉴스,검색을 하거나 네비게이션 작동 등을 할 수 있다는 것이 르노삼성이 밝힌 장점. 하지만, 경쟁차종의 경우 자체개발한 시스템을 통해 음성으로 인포테인먼트 뿐 아니라 차량 제어까지 되는 상황에서 QM6 프리미에르를 선택해야하는 결정적인 장점으로 느껴지기 힘들었다.
다만, 시승 도중 의외이자 재밌었던 부분은 아이들의 반응이었다. "야, 이 차 이름이 뭔지 알아?" "지니야 지니" "볼래? 지니야 강남스타일 틀어줘" "지니야 오늘 날씨 어떄?" 2열에 앉아 자기들끼리 키득대는 모습을 보니, 나에겐 별다를 것 없는 음성인식시스템임에도, 아이들에게는 자동차를 친숙하게 의인화할 수 있는 하나의 모티브 역할로는 충분했다. 차를 하나의 소통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아이들의 반응이 신기하게 느껴지면서도, 덕분에 미래의 자동차의 모습까지 한번 떠올려 볼 수 있었다.
강력하게 내수 시장을 장악하고 신차를 내놓고 있는 현대,기아와는 달리 르노삼성은 굉장히 힘든 시기를 겪고 있다. 기존의 QM6를 좀 더 다듬고 개선하는 것이 르노삼성이 할 수 있는 최선일텐데, QM6 프리미에르 버전은 강점과 차별성을 '더욱 강하고, 더욱 차별성 있게' 잘 만든 모델이라는 생각이다. 조용하고 정숙한 패밀리SUV를 찾고 있는 분들이라면, 꼭 QM6 프리미에르를 시승해 보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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