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컬럼

미쯔비시의 가격,이건 아니잖아?

오토앤모터 2008. 9. 24.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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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쯔비시의 '랜서 에볼루션'과 '아웃랜더'가  판매를 시작하면서, 국내 시장 진출의 본격적인 행보가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첫행보가 불안하기만 합니다. 그 이유는 모든 이의 예상을 깬 미쯔비시의 가격 때문이죠. 미쯔비시의 랜서에볼루션은 6,200만원, 아웃랜더는 4,200만원이라고 합니다.

런칭 전 '합리적인 가격'을 공표했던 것과 다른 고가 덕분에 벌써 인터넷의 관련 커뮤니티와 게시판은 난리가 났습니다. 미쯔비시 진출에 긍정적이었던 저조차도 랜서에볼루션의 가격에 '저거 한정판이야?'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니까요. 

대중 브랜드의 프리미엄 브랜드 행세
마케팅적으로 현재의 미쯔비시로는 '브랜드 이미지'를 급격히 올릴만한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이상 이가격은 소비자들에게 인정받기 힘듭니다.


기존에 한국 시장에 진출한 한국 도요타(렉서스), 닛산(인피니티), 혼다에 비하자면 미쯔비시는 브랜드 이미지 면에서나 북미/일본의 판매량을 보나 분명 한수 아래의 브랜드입니다. (옛 영광의 시절은 별개로 하고요.)

 제품 개개의 우수성, 예컨데 랜서나 파제로의 개개의 우수성은 인정한다고 하지만, 국내에서만큼은 아직까지 검증되지 않은 부분입니다. 특히 미쯔비시가 자랑하는 랜서에볼루션의 경우에도, 국내 소비자로써는 확인되지 않은 품질을 6200만원이나 주고 테스트해보길 바라지는 않을 것입니다.



한국 수입차 시장을 장악한 혼다의 선례

미쯔비시는 한국시장에서 '혼다'라는 벤치마킹 대상을 그대로 따랐어야 하지 않을까요? 혼다는 단3개의 주력차종 '시빅','어코드','CR-V'만으로 한국수입차 시장을 제패했습니다.
 
비결은 간단합니다. 바로 '수입차의 대중화'선언이죠. 혼다가 한국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전까지만 해도 2000~3000만원대 수입차는 드물었습니다. 혼다는 이 가격대를 공략하면서 수입차와 국산차의 장벽을 허물었습니다. 혼다의 3개차종 출시와 함께 불붙은듯 판매량을 보였고, 혼다는 자연스레 수입차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지금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5대 중 1대는 혼다입니다.


혼다 3총사

 미쯔비시의 한 관계자는 런칭일 당시 '가격이 비싸다'는 기자들에 대해 '랜서 에볼루션은 미쯔비시의 상징적인 모델인만큼 고가에 대해 이해해달라'고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반대로 미쯔비시 역시 랜서에볼루션의 상징적일만큼 저조한 판매량에 대해 감당해야 할 지도 모릅니다. 6200만원은 일반 소비자에게 쉽게 인정받기 힘들 뿐더러, 6200만원대라면 진실된 프리미엄급의 수입차의 경쟁차종 또한 무수히 많아집니다.  다시 말해, 정말 '란에보'매니아나 '랠리'매니아가 아닌 이상 선택하기 힘들게 된다는 얘기죠.

랜서 에볼루션과 아웃랜더가 교훈을 삼아야할 제품이 혼다에도 있습니다. 혼다 역시 '대중적 수입차'라는 브랜드 이미지와는 다른 카테고리의 대형세단 '레전드'를 출시했습니다. 판매량은 불보듯 뻔합니다. 다른 혼다 차종과는 달리 몇대 팔리지 못합니다. 랜서 에볼루션의 '마니아' 기질의 특수성을 감안한다면 이보다 더했으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잘못된 경쟁차 선정과 가격 포지셔닝
아웃랜더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웃랜더의 가격 설정은 기아의 모하비나 현대 베라크루즈를 고려한 가격임이 고스란히 느껴집니다. 하지만 아웃랜더의 경쟁차는 실제 스펙 상으로나 북미와 일본 등의 판매상황을 비교했을 때 이들이 아닙니다. 또한 아웃랜더가 뺏어올 수 있는 소비자들도 베라크루즈나 모하비를 살 소비자들이 아니구요.

CR-V를 대상으로 했어야 맞습니다. 그랬으면 소비계층의 범위도 넓어지고, 공략하기도 쉬워집니다. 투싼,스포티지,싼타페 고객 중 좀 더 높은 눈을 가진 소비자, 차별성을 원하는 소비자, 수입차 프리미엄을 느끼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이 바로 그 소비자들입니다. CR-V는 그 소비 계층을 적절히 공략했고 그 혜택을 받고 있지요.

사실상 지금의 가격대는 파제로가 있어야할 자리입니다. 물론 가격은 지금 가격이라면 금상첨화겠지만, 파제로라면 랜드로버의 제품들을 감안하여 가격을 조금 더 올렸어도 상관없었을 겁니다.(하지만, 파제로 역시 예전 현대'겔로퍼'이미지를 벗어내야 할 중대 과제를 가지고 있습니다.)

             미쯔비시 '파제로'


 지금이라도 미쯔비시는 후속 런칭차종의 가격 포지셔닝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미쯔비시는 '수입차 대중화'와 어울리지 '프리미엄 수입차'와는 거리가 멉니다.

 제품의 우수성을 런칭가를 통해 인정받으려고 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입니다. 제품은 소비자가 써보고 판단합니다. 써보고 좋다고 소비자가 판단된다면, 그 이후 미쯔비시가 생각하는 적정가로 올려도 소비자의 반감은 크게 없을 것입니다.

수입차 시장이 성장하고 있지만, 계속해서 다양한 브랜드들이 출시되고 있습니다. 그만큼 경쟁이 치열해진다는 뜻입니다.다시 말해,지금은 파이를 늘릴 때이지, 더 많은 이윤을 추구를 할 때는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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