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이슬러 뉴300C를 미국 현지 시승 후 느낀 점 몇가지를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외관에 대해서는 크게 할 말이 없다. 개인적으로 과거 클래식한 외관이 좀 더 비싼차 이미지였다고 생각되는데, 어쨌든 세부적인 선이 약간씩 손봐져서 신형300C는 기존에 비해 날카로운 이미지를 가지게 되었고, LED등으로 기교를 부려 좀 더 세련되어진 외관을 자랑한다.
으르르르 거리지만, 매우 부드럽게 치고 나가는 3.6리터 대형 가솔린 엔진의 가속 능력, 주행시 착 가라 앉는 묵직한 무게감에, 유격은 없지만 부드러운 핸들링, 주행시 소음을 극도로 절제한 조용한 실내 이 모든 것들이 다분히 미국적인 차임을 보여주고 있다. 경험을 돌이켜보건대 링컨 MKS나 포드 토러스나 크라이슬러 300C나 '미국적 세단'이 어떤 것인지 알 게 할만큼 비슷한 승차감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적인 시내,국도 주행에서는 정말 조용하고 차분하다. 3.6리터 286마력의 가솔린 엔진은 운전자의 발의 수고도 덜어주어 살포시 엑셀 페달을 쓰다듬기만 해도 일반적인 주행 상황은 모두 커버가 가능하다. 풀탱크를 써본 평균연비는 20~21MPG 정도로 배기량이 있긴 하지만 역시 미국차다웠다.
묵직한 무게감 덕분에 직선구간에서는 살짝 살짝 엑셀페달을 밟아만 주면, 마치 탄력에 의해 공기를 가르고 지긋이 나가는 느낌도 드는데, 굴곡이 있는 코너 구간에서는 생각보다 기민하게 움직이지 않는 차체를 운전하느라 핸들을 쥔 손이 이리저리 바빠진다. 이 또한 넓고 광활한 대륙의 도로를 기반으로 한 미국차의 전형적인 모습이기도 하다.
안락하고, 정숙하고 묵직하면서도 요철 등에서는 충격을 최대한 부드럽게 걸러내려고 노력하고, 엑셀은 쓰다듬기만 하면 되고, 핸들링은 부드럽고... 개인적으로 취향이 전혀 맞지 않던 나는 운전시간이 30분만 넘어도 눈꺼풀이 무거워졌다.
차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타게 되었는데, 변속기도 이 후 알고 보니 8단 변속기가 들어가 있었다. 특히 저단에서조차 마치 무단변속기라고 생각될 정도로 변속 충격을 조금도 느낄 수 없도록 매우 부드럽게 변속과 가속이 이뤄졌다. 이 또한 차분하고 안락한 주행을 원하는 이들의 취향에 맞는 세팅이라 할 수 있다.
핸들에 손은 3시와 9시에 딱 잡고, 시트각은 거의 90도에 어깨에 힘빼고, 칼같이 반응하는 핸들링과 엔진의 응답성을 도덕으로 여기는 유럽(독일)차에 익숙해진 운전자라면, 혹은 '운전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란 생각을 가지고 있는 운전자라면 300C는 너무나도 심심하고 무료한 차가 아닐 수 없다. (반면 2열의 동승자에겐 조용하고 안락한 좋은 휴식 장소가 될 수 있다.)
트렁크도 넓고 깊어서 골프백도 3-4개는 충분히 수납할 수 있을 것 같은 이 차는, 편안한 운전을 선호하는 40~50대 소비자들에게는 매력적인 선택지다.
패들 시프트가 위치하는 핸들 뒷편에는 오디오를 조작할 수 있는 버튼(볼륨조절,선곡)들이 준비되어 있는데, 처음 써 보는데 쓰임이 굉장히 좋았다. 굳이 패들 시프트가 필요없는 일반적인 세단들은 이 위치에 오디오 관련 조작 버튼을 넣는 것도 괜찮겠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경우 국내에 판매되는 차량이 현지화가 얼마나 이뤄졌는지 궁금하고 이에 따라 매력적인 요소가 될 수도 반대로 감점의 요소가 될 수도 있겠다. 일단 커다란 대형 LCD는 마음에 든다. 발음이 구려서겠지만 뉴300C의 음성인식 시스템은 포드 토러스보다 더 못 알아먹는다. 메뉴의 정리는 상당히 잘 되어 있어서, 보통 두번 터치 정도면 대부분의 원하는 조작을 다 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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