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이틀에 걸쳐 제주도에서 말 많은 쉐보레 트랙스를 시승했다. 공항에서 마주친 트랙스의 첫인상은 사진보다 실물이 훨씬 낫다는 생각이다. 또한 원색계열이 트랙스의 미를 잘 살린다는 생각도 들었다.
시승기를 남기기 전에 우선 가장 이슈가 되는 쉐보레 트랙스의 가격부터 짚고 넘어가보자. 지난주 근래 쉐보레의 신차가 이토록 이슈가 된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온라인 상에서는 트랙스 얘기로 가득 찼다. 기대보다 높은 가격으로 나오자 나온 ‘자칭’소비자들의 격렬한 부정적 반응이었다.
시승 후 임원 등 쉐보레의 관계자를 만날 때마다 이에 대해 물어봤다. 그런데 온라인 상의 반응과 임원 특히 외국인 임원들의 반응은 온도 차가 꽤나 있었다. 의례 신차가 출시될 때마다 나오는 일상적인 앓는 소리 정도라 생각하는 듯 했다.
지난해 오로라 안쿠시 부사장과의 식사 때의 일이다. ‘많은 차를 팔기 위한 조건’에 대해 얘기한 적이 있었는데, 브랜드나 사후서비스, 품질이나 옵션에 대한 얘기는 나왔지만, 가격에 대해서는 다른 요소들에 비해 그다지 중요한 요소는 아니라는 의외의 답변을 내놓은 적이 있었다.
내가 느끼는 국내 소비자는 현대.기아차의 차종이 100이라는 가격을 받으면, 쉐보레의 경쟁차는 95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내가 본 쉐보레의 외국인 임원들은 이러한 생각에 동의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 하다. 현기차가 100인데, 왜 우리가 100이면 100이지 95를 받아야 하냐고 반문할 지도 모른다. 애초 내수판매진작을 위한 공격적인 혹은 마케팅적인 가격 정책이 없을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이러한 가격 셈이 빠른 국내 경쟁사였다면 가격대를 1900~2200만원대처럼 좁게 설정하는 것이 아니라, 트림을 더욱 세분화하여 1700~2200만원대 폭넓게 내놓아 이러한 가격 논란을 살짝 비켜갔을지도 모른다.
쉐보레 관계자는 경쟁사의 상위차종과 가격이 겹치는 부분도 이렇게 설명했다. ‘2200만원대가 겹쳐서, 가격대가 비슷하다는 착시가 있을지 몰라도 실제 많이 판매되는 주력 차종은 우리는 2100만원짜리 모델이고, 경쟁사는 2500~2600만원짜리 모델이다’라고.
어쨌건 온라인의 이러한 가격 논란은 조만간 외국인 임원들에 가감 없이 전달될 것이고, 기대 이하의 판매량이 지속되는 실제 시장 반응이 발생한다면 어떠한 대책을 내놓지 않을까 예상해본다.
이제 트랙스의 본질로 돌아와서, 트랙스의 시승느낌은 어땠는지 간단히 소감을 남겨본다. 우선,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과 업그레이드된 변속기에 대한 감상을 빼놓을 수 없다. 개인적으로 소형SUV라는 차체를 감당하기엔 너무 작은 심장이 아닐까 우려했다.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시내에서 1.4리터 엔진 때문에 속 끓일 일은 없을 듯하다. 다만, 뭐랄까, 여타 엔진보다 고RPM으로 인한 소음을 들어야 할 경우가 자주 있다는 정도다. 별 언덕도 아닌데, 힘을 더 줘야 되고, 이정도면 부드럽게 치고나가야할 것 같은데, 엑셀을 밟는 발끝에 힘을 더 줘야 한다는 얘기다. Gen 2라 불리는 2세대 6단 변속기는 칭찬할만 하다. '보령미션'으로 불리우며, 놀림감되기에 바빴던 한타임 느린 멍텅한 변속기는 '멍청? 누가? 언제?' 그랬냐는 듯 굉장히 똑똑하고 빠릿빠릿해졌다.
실내 인테리어의 수준은 역시나 실망스럽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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