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비에 얽힌 개인적인 수입차 에피소드

2011.02.15 07:30자동차/컬럼

요즘 기름값이 천정부지 뛰어오르고 있죠? 솔직히 지금 형성된 가격대가 별로 놀랍지 않을 정도입니다.
마치 리터당 1500원 이하였던 시절이 아주 오래된 옛날옛적 이야기 같지만, 사실 얼마되지 않은 불과 몇년 전입니다. 외려 1500원이면 비싸다고 생각했었는데 말이죠. 그래서 오늘은 연비 이야기해볼까 합니다.개인적으로 다양한 수입차를 두루두루 타볼 기회를 가지는데요, 연비에 얽힌 개인적인 시승 에피소드가 몇 개 있었습니다.

사실 차를 타보기 전에 경험이나 정보를 통해 연비를 짐작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이전 모델에 대한 경험이라든지 혹은 '푸조나 아우디폭스바겐의 TDI디젤엔진은 당연히 연비가 좋다.'거나 '차량 무게가 2톤이 넘어가니 좋지 않을 것이다' 혹은 '5.0슈퍼차저니까 연비가 나쁠 것이다' 등의 고정관념,물리적 상식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다양한 차종을 많이 타보고 비슷한 코스를 달리다 보니 이젠 3.0 가솔린 엔진을 타면 대강 이정도의 연비겠구나, 혹은 몇km정도 탈 수 있겠구나 짐작할 수 있고, 실제로 그 예상치를 크게 벗어난 경험은 없습니다. 

그런데, 제 예상치보다 웃돌거나 예상 외로 밑돈 차들이 있었죠.



1.조용한 디젤 강자, 볼보 S80
다른 유럽산 브랜드에 비해 볼보 디젤엔진은 그다지 유명세를 치르지 못했습니다. 알다시피 볼보에는 기함이라 할 수 있는 S80 모델이 있는데요.
이 차로는 서울-부산을 3회 정도 왕복해본 것 같습니다. 탈 때마다 놀랍니다. 한번 주유로 서울에서 간단히 볼일을 보고, 부산 가서  부산에서 볼일보고, 다시 서울까지 왔다가 서울에서 차량 반납때까지 추가 주유를 해본 적이 없습니다. 가득 주유할 때 주행가능거리가 1000km 이상 나오는 게 별로 이상하지 않은 모델이죠.  
서울-부산 왕복주행을 처음 시도했을 때에는 '왕복이 가능할까'하는 의구심에 연비주행으로 출발했다가 운전이 너무 지루해지는 경향이 있어 마구 밟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복이 충분히 가능했습니다. 두번째 왕복주행 경험은, 볼보에서 주최한 연비 테스트 때문이었는데, 당시 참가자 대부분이 서울-부산 왕복주행을 하고도 연료게이지가 절반정도 남았던 기억이 납니다. 아무튼 경제성으로 보자면,볼보 S80은 굉장히 매력적이고 경쟁력을 갖춘 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 국산 2.0디젤을 타볼 기회가 있었는데, 모든 디젤이 내가 경험해서 알고 있는 만큼의 좋은 연비는 아니었구나 싶으며, S80의 매력을 다시금 떠올리게 되더군요. 




2.BMW 528i
사실 BMW 528i는 기대도 안했습니다. 늘 새로운 모델이 출시되면 기존모델에 비해 몇%이상 좋아졌다고 얘기하지만, 크게 다가온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BMW 528i를 탈 때도 마찬가지였죠. 그저 여타 3000cc급 가솔린 경쟁차종과 비슷한 연비를 보여줄 거라 생각했습니다. 시내 주행 때에도 "어?" "어?" 하는 의구심을 품는 수준이었는데 서울-부산 왕복 주행 때, 서울로 돌아오면서 이 녀석의 진가를 알게 되었습니다. "분명 이쯤이면 기름 넣을 때가 되었는데, 이상하네?"였거든요.경쟁차종들을 몰았을 땐 벌써 넣었어야 하는 타이밍임에도 여전히 여유가 있는 게이지를 보며, 머리가 띵 했습니다.엔진도 엔진 나름이지만, 8단 변속기, 그리고 BMW가 추구하는 이피션트다이나믹스와 최상을 궁합을 보인 것이 이유가 아닐까 합니다. 


3.캐딜락 CTS
이 차는 일단 단단한 하체와 핸들링 때문에 놀랐던 찹니다. 분명 미국차인데, 독일차의 감성을 지녔었거든요.예전의 캐딜락 답지 않은 날카롭고 세련된 디자인도 매력으로 꼽히는 차이기도 합니다. '미국차는 이럴 것이다'하고 탔는데, 정반대라 깜짝 놀랐습니다. 다만, 연비는 생각보다 안좋았네요. 부산에서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예상치보다 기름을 많이 먹어 두 번에 나눠 주유했던 기억이 납니다.두 번에 나눠 주유했던 이유는 '이 정도면 5만원만 주유하면 되겠지' 했다가 예상보다 빨리 경고등이 들어와 추가 주유를 했던 것이죠.



4. 미쯔비시 란에보
란에보! 세계적으로 젊은 매니아를 다수 만들어 낸 미쯔비시의 대표차종입니다. 2000cc의 엔진에서 295마력이라는 놀라운 출력과 와인딩 퍼포먼스를 자랑하죠. 란에보가 국내 첫 출시했을 때, 각종매체에서 '역시 연비는 안습이다'식의 기사를 많이 봤습니다. '역시 큰 출력을 끌어내려다 보니, 어쩔 수 없지'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운전대를 처음 잡은 날은  '어? 뭐야? 생각보다 괜찮은데?'가 첫 느낌이었죠.
그런데 둘째날,셋째날,넷째날.. 란에보의 자극적인 매력에 빠지며, 엑셀을 꾹꾹 눌러대다보니, 차량 반납 때 제주머니에 남아있던 건 여러 뭉치로 꼬깃꼬깃 접힌 주유 영수증들이었습니다. 그럼에도 전혀 아깝거나 후회되지 않는 한여름밤의 꿈 같았다고나 할까요? 


비록 제가 경제 전문가는 아니지만, 앞으로 자동차 회사들은 자원은 한정되어 있는만큼 '연비'와 '효율'문제를 계속해서 숙제로 남겨야할 것 같습니다. 아무리 대체 에너지가 개발된다고 해도, '석유'베이스의 엔진이 완전히 사라지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테니까 말이죠. <쉽고 재밌는 수입차 이야기&라이프 오토앤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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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재은아빠2011.02.15 14:58

    오터앤 모터님의 좋은 포스팅 너무 재밌게 잘보고 있는 1인 입니다.
    저는 희발유 값 걱정 하면서 차 탈려면 차를 타지 말고 대중교통 이용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터앤 모터님 오늘도 좋은 하루 되세요. 꾸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