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컬럼

돈 주고도 살 수 없었던 페라리 이야기

오토앤모터 2010. 11. 12.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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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2년 페라리의 창업자 엔초 페라리의 손에는 39명의 고객 명단이 쥐어져 있었습니다. 엄격한 기준을 통해 창업자가 직접 선별한 39명의 고객들만이 페라리 250GTO모델을 살 수 있었죠. 당시 메릴랜드 저택 가격임에도, 구매자가 줄을 섰고, 돈이 있어도 살 수 없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입니다. 
사상 최고의 페라리, 60년대 최고의 스포츠카로 꼽히는 250GTO는 2008년 영국의 한 수집가가 1570만 파운드(한화 283억원)에 구매하여 더욱 화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60년대를 풍미한 페라리 250GTO



이태리어로 장거리 고속주행용 고성능 차량임을 의미하는 페라리의 GTO(Gran Turismo Omologato)모델은 1984년에 다시 한번 등장합니다. 당시 308 GTB모델을 베이스로 만든 288GTO는 도로 위를 달릴 수 있는 양산차 중 최초로 시속 300km의 벽을 돌파합니다. 이 모델 역시 80년대 최고의 스포츠카로 선정되기도 했습니다.

80년대를 풍미한 페라리 288GTO



그리고 지난 동경모터쇼와 서울모터쇼와는 달리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베이징 모터쇼에서 페라리 사상 세번째 GTO모델이 선보였습니다. ‘26년만의 부활’이라는 타이틀로 새롭게 선보인 599 GTO모델은 599피오라노 모델을 베이스로 탄생했죠. 599피오라노를 베이스로 했지만, 성능은 레이싱 트랙 전용차량인 599XX에 가깝습니다.

2010년 선보인 599GTO



특히 6리터 12기통의 대형 심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670마력이라는 엄청난 출력은 더욱 그러합니다. 최고속도 시속335km는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3.35초에 불과하고, 페라리의 테스트 서킷에서는 엔초 페라리보다 짧은 랩타임을 기록하며 페라리 역사상 최고 빠른 차로 등극하기도 했습니다.

670마력의 599GTO엔진



가장 최신의 페라리답게 599GTO에는 지금까지 페라리가 쌓아온 F1등 레이스 테크놀로지가 모두 집약되어 있습니다. 변속기는 세미오토 방식의 F1 기어박스가 그대로 채용되며, 최첨단 2세대 카본세라믹 브레이크를 적용했구요. 또한 고성능 자동차의 경우 최고속에서도 주행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운포스(공기역학을 이용해 주행 시 차를 눌러주는 힘)를 활용하게 되는데, 599GTO는 시속 200km로 달릴 때, 무려 144kg 무게의 다운포스가 생성됩니다.
차체 역시 바디 뿐 아니라 유리 등의 총체적 경량화를 통해 베이스 모델보다 약120kg이나 가벼워져 총중량은 1,495kg에 불과합니다. 덕분에 1마력당 무게비는 2.23kg인데, 보통 준족으로 평가받는 300마력대 중형세단(1800kg)의 무게비가 6kg 내외라는 것을 감안한다면 거의 1/3수준으로 얼마나 가볍게 치고 나갈 수 있는지 짐작할 수 있겠죠.

시속360km가 인상적인 599GTO의 계기판



599GTO는 모델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과거의 GTO처럼 599대가 한정생산되었습니다. 더욱이 화제가 되었던 것은 베이징에서 공개도 되기 전에, 예약판매를 통해 이미 매진되었다는 것입니다. 과거의 GTO가 그랬던 것처럼 이시대 최고의 스포츠카 타이틀 획득은 물론이요, 페라리 역사의 한 조각을 소유할 뿐더러 가지고만 있어도 돈이 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 아닐까요. <쉽고 재밌는 수입차 이야기 & 라이프 - 오토앤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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