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타

모터쇼 관람계획이 드라이빙투어로 번진 사연

오토앤모터 2010. 8. 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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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자동차 업계에는 멋진 행사가 하나 남아있습니다.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파리 모터쇼가 바로 그것인데요,

파리 모터쇼는 특히 다음해에 선보일 새로운 양산차가 가장 많이 출품되기로도 유명합니다.
전 파리 모터쇼를 비롯해 유럽쪽에서 열리는 주요 모터쇼는 한번도 못가봤습니다.

그래서 이미 올해 초부터 꼭 가봐야지 하고 준비중이었습니다.
스케줄도 미리 빼놓고, 비행기표도 일찌감치 예약해놓고, 호텔도 서칭해놓았죠.
집에도 연초부터 미리 설레발을 쳐놨습니다. '나 올핸 꼭 다녀온다'하고.. (미리 얘기해놓으면, 훨씬 수월하잖아요. 뭐가? 응?)
아..근데 파리 호텔 너무 비쌉니다. 이벤트 기간이라 그런지 평소의 2배 이상 부르는데, 이거 방법 없나요?

13년 만의 유럽행이라 정말 들떠 있습니다.
97년에 대학교에 처음 입학해서 첫여름방학에 당시 열풍처럼 불던 '유럽 배낭여행'으로 한달간 다녀왔었는데요.
그 땐 정말 '2년 내에 반드시 이곳에 다시 돌아오겠다'란 마음이었는데, 사람 일이란 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더군요.
벌써 13년이 흘렀으니 말입니다.

13년 전 스위스에서.. 저 때만 해도 앳띤 얼굴이었군요.



13년 만의 방문이니만큼, 일주일 정도 시간도 여유있게 뺐습니다.
2-3일 모터쇼 구경하고, 13년 전 기억에 남던 루브르박물관 하루~이틀, 베르사유 하루, 기타등등 여유있게 생각한거죠.
가서 보고싶었던 것들 많이 보고, 시간을 여유있게 짠 만큼 생각도 많이 하고, 인생 구상(?)도 하고 돌아오자.
이게 첫번째 계획이었습니다.

그런데요, 계획이 한번 바뀝니다.
'8킬로그램 지옥의 다이어트 조건을 걸고(현재 스코어 4.4kg남았습니다)'  잘 다녀오라던 와이프가 본인도 가겠다고 하네요.
여차저차 저차여차해서 휴가내고 합류하겠다는 겁니다.
해서, 2차 계획으로 수정됩니다.

하지만 여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아내와 함께 유럽여행에 관한 얘기를 하다가, '여기가 참 좋았는데, 저기가 참 좋았는데'하는 단상에 빠집니다.
이구동성으로 '스위스 참 좋았다. 인터라켄쪽으로 다시 가고 싶다.'라고 얘기까지 나오고,
TGV 타면 금방이니까 '파리까지 갔는데, 간김에 스위스도 하루 이틀 들렀다 올까'라는 합의점(?)을 찾게 됩니다.
네.. 갑작스레 스위스 일정이 추가된거죠.

이게 3차 계획입니다.

3차 계획이 끝이었다면 참 좋았을 거 같은데,
'어디 가고 싶다'란 얘기를 하다 보니, 제가 정말 가고 싶은 곳이 생각났습니다.
작년인가 재작년인가 새롭게 개장한 '포르쉐 박물관!!!'
아.............제 지인들은 알겠지만, 제 드림카는 포르쉐 911입니다.
'에이, 독일까지 가는 건 무리다. 촉박해..'란 생각은 들었습니다.
그런데 포기를 하려다 혹시나 해서 지도를 찾아보니, 포르쉐박물관이 있는 슈투트가르트는 독일 남부지방입니다.
자연히 프랑스와 스위스와 맞닿아 있어서, 거리도 생각만큼 멀지 않습니다?
해서, 촉박하지만 '파리-슈투트가르트-인터라켄-파리'의 순환코스가 완성되었습니다.
이게 4차 계획입니다.

포르쉐 마니아라면 꼭 가봐야 할, 포르쉐 박물관



4차 계획이 끝이었을까요?
정말 그랬으면, 지금 이렇게 머리가 아프지 않을텐데...
이번엔 욕심이 아니라, 귀차니즘과 새로운 아이디어 때문에 수정안이 생겼습니다.
유럽 여행 해보신 분들은 다 아실겁니다.  비행기 예약과 함께 해야 하는 것. 철도 예약.
유레일을 몇일짜리를 끊어야 할지, 몇개국으로 끊어야 할지, 시간도 알아봐야 하고..
아.. 사이트도 뒤져보고 정보를 찾고, 모처럼 하려고 하니 머리가 지끈지끈.
그러다 문득 '렌트카는 왜 안돼?'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실 유럽 외 다른나라를 갈 때면 렌트카를 빌리면서 왜 유럽여행은 '유럽=유레일'이란 고정관념이 박혀있었던 것일까요?
해서 자동차 여행으로 급변경됩니다.
낭만적이라는 프랑스 남부 지방으로 해서, 스위스 알프스의 멋진 산악도로 타고!, 독일의 아우토반을 아우르는 멋진 코오오오오쓰!!!! 예!!!!
'이왕 독일 간 김에 뉘른부르크링까지??????? '란 욕심까지 생기더군요. (하지만, 이건 현실적으로 포기)
이게 5차 계획입니다.

스위스의 유명한 산악도로 중 하나 푸르카패스.

푸르카패스! 보기만 해도 두근거리지 않습니까?



자동차 여행으로 변경 되고 나니, 호텔도 좀 여유가 생깁니다. 굳이 시내에 교통편 좋은 곳으로 잡을 이유가 없는 거죠.
시외엔 가격도 저렴하면서 운치있고 시설좋은 호텔들이 있으니까요. 여기까진 정말 좋았습니다.
그런데 이왕 가는 거 멋진 도로를 타고 가자고 계획을 미리 짜다보니, 또 머리가 아파집니다.
그리고 현실이 보입니다.

파리- 슈투트가르트 : 625km
슈투트가르트-인터라켄 : 345km
인터라켄-파리 : 674km


총 7박 일정인데, 최소 3-4박은 파리에 머물러야 합니다.
파리 모터쇼때문에 간 건데, 최소한 주객이 전도될 순 없잖아요. (사실 전도될 뻔도 했습니다.)
그럼 남은4~3박으로 이코스를 돌기엔 무립니다.
돌 수는 있습니다. 하루종일 운전하면.. 경치는 차창밖으로 스치는 풍경이 다겠죠.
예전에 뉴질랜드 남섬을 차량으로 일주일간 종단한 적이 있는데, 이보다 넉넉한 스케줄임에도 기억에 남는 건 아쉬움 뿐이었습니다.

해서, 눈물을 머금고 6차 계획을 세웁니다.

현실적으로 무리인 슈투트가르트는 포기합니다.흑.
근데 여기가 끝이 아닙니다.  지겨우시죠? 저는 어땠겠습니까?
이제 핵심만 정리할께요.

포르쉐 박물관을 포기하는 대신 '카레라 4S 카브리올레'


7차 계획-
시간과 비용 절약을 위해 파리-스위스간 교통은 TGV를 이용합니다.
(포르쉐 박물관을 포기한) 대신 스위스에서 가능하면 렌트를 포르쉐로 하고 스위스의 산악도로와 절경을 즐깁니다!
게다가 스위스의 대부분의 '허츠'렌터카에는 '911 카레라 4s 컨버터블'모델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꺄아아아악!!!

8차 계획-
스위스에서 파리로 다시 돌아가는 건 너무 쫓기는 일정될 것 같습니다.
비행기표 재발행 수수료를 물고, 파리out을 취리히out으로 변경합니다.
대신 렌트카 요금이 줄었습니다. (프랑스렌트-스위스반납 대신 스위스 렌트/반납)
재밌는 게, 제네바 공항에는 스위스와 프랑스 각 나라의 소속구역이 있습니다.
렌트/반납 국가가 다를 경우 국경 거리에 따라 추가요금이 엄청 붙는데, 제네바 지역을 잘 활용하면 프랑스+스위스를 모두 구경하면서, 저렴한 렌트요금을 낼 수 있습니다. 혹시 유럽 자동차 여행 계획하시는 분 참고하세요.


자.. 이젠 완벽하다고 생각하는데 갑자기 든 현실적 생각.
아....근데 911 트렁크에 짐이 다 실릴까??????????????????
트렁크와 2열 공간이 기억도 가물가물한데다,
둘이 짐을 최대한 줄여도 대형케이스로 1개일텐데.. 불가능일 것 같기도 하고.
생각보다 공간이 있어서, 가로세로만 잘 맞으면 들어갈 거 같기도 한데.
이건 직접 넣어봐야 아는 부분이라... 그렇다고, 케이스 들고 포르쉐 매장가서, '트렁크에 가방 좀 넣어볼께요' 할 수 도 없는 노릇이고..

해서, 오늘 포스팅은 여러분의 조언도 구하고자 합니다.
911 트렁크에 들어갈 캐리어의 '가로*세로*높이'는 최대 얼마일까요?
아니면, 포르쉐 오너들의 장기여행을 위한 짐을 잘 싸고, 잘 싣는 요령도 좋습니다.
깨끗이 포기하란 조언도 좋습니다. 이런 때 파나메라나 5GT 같은 GT카가 성격에 딱 맞는 건데,(차도 없을 뿐더러) 이러려면 9차 계획 변경이 필요합니다. -_-;;

현재 렌트 가능 차종입니다. 오픈카를 희망하는데, 아쉽게도 A5 카브리올레나, BMW 컨버터블 시리즈는 없네요.
일단 911을 주로 하고, 너무 비싸면 차선책을 택할 예정입니다.

언젠가 들은, '티코'사려다가 '조금만 더, 조금만 더'하다가 그랜저 샀다는 얘기처럼 단순하던 저의 파리모터쇼 출장 계획은 유럽 자동차 투어(모터쇼+드라이빙+여행)로 커져버렸습니다.
이제 앞으로 두달 조금 안되게 남은 시점이지만, 단순한 파리모터쇼 스케치가 아닌, 눈이 시릴만큼 아름다운 풍경과 유럽 현지 시승기까지 전해드릴 수 있도록 준비를 철저히 해야겠습니다. <쉽고 재밌는 수입차 이야기&라이프-오토앤모터>

추가(8월2일오후12시)
아무래도 911은 힘들것 같군요 또 계획 수정에 들어가야겠습니다..
조금 전에 허츠랑 통화했는데, 911은 제한조건이 많습니다.
1.국경은 넘을 수 없고(최악의 조건), 2. 3일당300km의 제한거리/추가1km당 2.7스위스프랑 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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