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솔직담백시승기

솔직담백한 LF소나타 시승기 (2)

오토앤모터 2014. 4. 18.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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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에 이어서 LF소나타 시승기를 마무리해 본다.

2014/04/17 - [자동차/솔직담백시승기] - 솔직담백한 LF소나타 시승기 (1)

일단 LF소나타를 타면서 머릿 속에 가장 크게 자리 잡았던 생각 중 하나는 시속 100km 이내, 3000rpm 이내가 소나타가 가장 빛나는 구간이라는 것이다.

 

사진제공: 콰트로군(http://blog.naver.com/quattro_rs4/)

 

성능
현대차가 차의 기본을 운운하며 3가지를 이야기했다. 달리고, 선회하고, 멈추는.
껍데기가 바뀌었다고 폄하하는 이들도 있다.페이스리프트 수준이라고 얘기하는데, 제원표 상 수치만 보면 그렇게 오해할 수 있겠다.

하지만, 타본 후의 결론을 먼저 얘기하자면, 이번 LF소나타는 엔진과 파워트레인에 변화를 주지 않고서도 그 외의 부분,예컨대 섀시,소재,설계 등을 개선했을 때 퍼포먼스적으로도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 지를 증명하고 보여줄 수 있는 케이스다.

과거 개인적으로 YF 2.4GDI를 타본 후의 평가를 보니, 요약은 이렇다.
"엔진은 마음에 드는데, 차체가 대체 받쳐주지 못한다. 출렁출렁 꺼떡꺼떡이고, 고속에서는 주행안정감 없이 물위를 떠다니는 것 같다. 핸들링은 세심하지도 못하고, 조작과 실제 움직임의 이질감이 있어 오락기 같은 느낌이다.브레이킹도 밀리고, 급정지 후 조작을 해보면 따라와주지도 못한다." 

2010/11/02 - [자동차/솔직담백시승기] - 2011년형 소나타를 타 본 솔직담백한 소감

그런데, LF소나타는 확 바뀌었다. 일단 주행감성 자체가 고급스러워지고 안정적이다. 격의 상승이랄까. 특히, 정지상태에서 중저속 영역대까지는 마치 한 급 위의 차-예컨대, 그랜저를 모는 느낌까지 든다. 

핸들링&라이딩을 살펴보자면, YF 때 지적했던 1.0을 움직이면 차는 1.1을 갔다가 1.0으로 가는 느낌. 불필요함 움직임이 거의 사라졌다.
브레이킹도 이전 세대보다 나아졌다. 과거 급정지를 하며 스티어링휠 조작을 해보면, 차체가 의도대로 못 따라오는 경향이 있었는데, LF는 달랐다. 과거엔 벌써 포기하고 못따라왔어야 하는데, 여유로워졌다.

고속주행 안정성도 마찬가지다. 물 위에 붕뜬 느낌, 그 싸구려 같은 느낌이 사라졌다. 고속 주행중 핸들 살짝 살짝 틀었을 때 따라오는 능력. 브레이킹 경우에도 밟아보면 굉장히 안정적으로 답해준다. 과거 YF때 지적했던 쏠림 현상이나 움직임마다 불필요하게 좌우로 출렁이거나 앞뒤로 꺼떡 거렸던 증상도 굉장히 줄어서, 그런부분에 있어서 발전을 이뤄냈다고 할 수 있다.

 

 

내가 탄 LF는 2.0 CVVL이었는데, 출력은 시승 내내 아쉬운 감이 들었다. 차체,차대가 좋아지다보니까 주행안정성이 높아지고, 그 덕에 자연스레 엑셀에도 힘이 들어가는데, 2.0 엔진은 계속해서 목이 마르다. 시속 100km을 넘기면서 부밍음도 커지고, 그 전까진 뭔가 여유롭던 느낌이었는데, 엔진 덕분에 조금씩 무리한다는 기분이 들기 시작한다.(실제 엔진 외의 부분은 전혀 아니지만)

2.0의 주행 능력을 보자면, 이 차는 약간 불특정 다수를 위한 차이긴 하지만, 특히나 그다지 과속을 하지 않고, 도로에서 추월보다는 물고 달리기, 조금 답답한 구간이 있어도 흐름에 맞춰가는 성향의 운전자라면 큰 불만이 없겠다. 능동,적극적인 운전자가 아닌 방어적인 운전자들에게는 별다른 불만이 없을 정도랄까.

차량의 특성, 특히 중저속에서의 엔진세팅을 보면 더욱 그렇다. 시속 80km~100km을 넘을 일이 많지 않은 사람들. 급가속 급출발을 하지 않고, 자연스런 가속전개를 통해 RPM이 3000을 넘길 일이 많지 않은 운전자들은 "차 되게 좋다"라고 느낄 만큼 이 영역대에 유난히 차량의 시승 느낌이 좋다.
앞서 언급한 '격의 상승'이 잘 느껴지는 구간이다. 부드러운 가속전개나, 로드 노이즈를 포함한 실내 노이즈도 상당히 사라졌고, 풍절음 경우도 이 구간 내에선 그렇다. 실내공간. 활용성,느낌을 고려한다면 여성운전자들에게 더욱 어필될 수 있을 것 같다.

 

사진제공: 콰트로군(http://blog.naver.com/quattro_rs4/)

 

과거 현대차가 YF와 각종 수입차와 비교 시승행사를 했을 때, 그리고 '성능이 뒤지지 않는다'라고 아무리 얘기해도 '같잖다'라고 생각했던 부분 있었다. 앞서 얘기한 잘 달리고,잘 서고, 잘 선회하기 위한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주행질감이나 주행감성,고속안정성,종합적인 밸런스 같은 부분은, 딱 타보면 YF소나타의 한계가 분명해 보였고, 경쟁차로 지목한 수입차와도 차이가 뚜렷했다. 현대차가 아무리 스펙상 우위의 마력이나 토크 같은 숫자를 들이대도 '너 잘 생겼다'라고 인정할 수 없었던 이유, 산술적인 수치로는 표현되지 않는 그 기본기 부분이 있었는데, 이번 LF에선 한단계 치고 올라온 것이 분명하게 느껴진다.

연비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연비는 분명히 얘기하면 욕먹을 거 같지만, 사실 그대로만 쓰면 다음과 같다.시속 100km로 항속주행시 리터당 16-18km사이가 나왔다. 막히는 도심에서는 보통 리터당 8-9km가 찍혔다.

엔진과 파워트레인의 경우 스펙수치 상으로 큰 변화가 없지만, 실제 타본 결과 특정구간에서 부드러우면서도 충분한 가속이 되는 등 그러한 특징을 잘 발휘하게끔 개선된 느낌이다. 앞서 얘기했듯 시속 80~100km 이내 구간에서 좋은 시승 느낌을 가졌던 것도 이러한 파워트레인의 역할이 있었다 하겠다.

정말 많이 좋다고 느낀 게, 시승차를 받을 때마다 아내와 함께 타본다. 그리고 타볼때마다 장난삼아 "이 차 어때? 이 차로 바꿀래?"라고 물어본다.그럼 거의 대부분 지금 타는 차보다 비싼 차에 대해선 긍정을, 지금 타는 차보다 저렴한 차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반응이다. 

물론 예외도 있다. LF소나타도 그 예외 중 하나였다.
"지금 모는 차가 운전하는 재미도 있고 좋고 그렇지만, LF소나타 정도여도 괜찮은데? 소나타 같지 않은 고급스러운 느낌? 뭔가 시내에서 몰기 편하고...거기에 마음 편하게 탈 수 있고, 애들도 막 타도 되고, 실내도 넓고...좋은데?"라고 답했다. 물론 YF때는 '못탄다'였고 그만큼 주행감성 자체가 상당히 많이 성장을 한 셈이다.

다만 에어백,급발진,차체부식 같이 계속해서 불거지는 현대차의 고객들의 불신 문제는 어떻게해서든 해결해야 한다. 아무리 혁신과 개선을 통해 좋은 제품을 내놓아도 고객이 믿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나의 LF소나타에 대한 좋은 평가 속에도, 그래서 정작 나의 가족이 산다고 하면 이러한 불안감이 들 것 같다.
'일단 지금 신차는 좋긴 좋은데, 유지.보수 과정에서 어떤 안좋은 일이 생기지는 않을까. 내가 미처 검증하지 못한 부분, 예컨대 내구성이나 에어백/급발진 같은 안전 문제에서 트러블을 일으키지는 않을까'

실제 내가 탄 시승차는 해당하지 않았지만, 같은 기간 시승차를 받은 블로거나 기자 중에서는 특정 상황에서 기어 변속 충격을 지적하는 이들이 꽤 있었다. 이를 일부 차의 문제로 치부할 수 있지만, 불신의 현대차라면 '역시 그렇지..뭔가 문제가 있긴 하구나'하는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총평
현대차는 지난 해말 선보인 신형 제네시스부터 한발짝 올라선게 보인다.
과거 주변에서 차를 잘 모르는 이가 "차 굴러가는 건 똑같은데, 수입차는 왜 비싸? 옵션이 좋나? 디자인 때문인가? 브랜드 값? 뭐가 다른데?" 라고 하면 설명하기 애매한 부분이 있었다.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종합적인 밸런스와 핸들링&라이딩.
설명하긴 애매하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주행 품질과 성능의 차이.
차를 잘 모르는 이에게 백번 설명을 해봐야 '에이.. 수입차에 대한 환상 아니야?'하다가 , 직접 타보면 단박에 '아...이거구나.'하고 느낄 수 있는 부분들.

현대차가 지목한 수입 경쟁차와 확연히 차이가 나는 부족한 부분들이었다.
그런데, LF소나타에서 이러한 눈에 기본기의 업그레이드를 이행했다. 개인적인 평가로는 과거엔 누구나 '다른데?'정도였다면, 이제는 일반인들이 느끼기에 긴가민가의 오차범위 정도랄까.

해서 이제 왠만한 수입차들, 특히 2000-3000만원대 수입차들. 옵션을 쫙 빼고 기본기만으로 승부하던 수입차들은 좀 힘들어지지 않을까 싶다.과거 확실히 격의 차이를 보였던 기본기의 격차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옵션이 깡통인 차임에도 그 가격대 수입차들은 현대차가 줄 수 없는 차의 기본기,주행감성과 같은 부분으로 차별성을 두어 성공을 꾀했는데, LF 소나타의 경우 100%까진 아니지만, 일반인의 긴가민가, 오차범위내까지 격차를 줄였다. 이 때문에 비슷한 주행품질에, 같거나 적은 구매비용, 실내도 넓고, 옵션도 좋고, A/S도 편리하고, 유지비도 적고, 심지어 브랜드 가치마저 비슷하다면 LF소나타에 비해 2~3000만원 대 수입차의 메리트는 크게 떨어진다.

개인적인 생각엔 LF소나타의 경우 초반에도 많이 팔릴테지만, 이러한 기본기가 실구매자, 실제 타본 이들을 통해 입소문 퍼진 이후에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개선되었으면 몇가지를 정리해 보면,
1.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UI를 차량특성에 맞게 바꿨으면.

2. 운전석쪽에서 4도어 모두 전체 잠금.풀기가 안되는 것 같은데..내가 몰라서 못한 거면, 따로 원터치버튼을 만들어주면 안되나? (유아나 어린이 있는 부모들은 은근히 운전석에서 창문과 문에 대한 적시의 통제권이 필요함)
3. 베이지색 시트의 경우 마감문제

 

베이지로 시작했으면, 베이지로 끝내자.

4. 실내 신차냄새!!!!!
5. 요철넘을 때 튀어나와있는 요철 부드럽게 넘어가는데, 꺼져있는 요철 넘을 때는 과격해. 적응 잘 안돼. 전반적으로 승차감 굉장히 부드럽다가 그런부분에서 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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