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솔직담백시승기

2011년형 소나타를 타 본 솔직담백한 소감

오토앤모터 2010. 11. 2. 07:30
반응형

소나타 시승기 2편입니다. 사실 시승기를 어떻게 써야할 지 많이 고민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열심히 느껴 본 결과, 좋은 면보다는 좋지 않은 면이 조금 더 보였기 때문입니다. 때문에 그동안 너무 좋은 차만 탄 게 아닌가'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국내에서 가장 대중화된 차 중 하나인데, 수많은 오너들로부터 악플 공세를 받으면 어떻게 하나 염려도 있었구요. 심지어 좋은 시승 기회를 마련해준 분들께 누가 되지는 않을까 걱정도 해봤습니다. 하지만, 솔직하게 느낀대로 남겨보려고 합니다. 그래야 현대에서 '제 마음에 쏙 드는 좋은 차'를 내놓았을 때, 진심으로 칭찬할 수 있고, 그 때의 칭찬이 진심으로 받아들여지고, 좀 더 빛이 날 수 있을테니까요.
일단 이전 시승기를 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현대가 이번에 선보인 GDI엔진의 퍼포먼스에 대해서만큼은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주저없이 엄지 손가락을 치켜들 수 있습니다.

2.4GDI엔진은 칭찬할만 합니다.



하지만, 그를 받쳐주는 여러가지 부분은 실망스러웠습니다. 너무나 푹신푹신한 하체는 차체를 효과적으로 잡아주지 못하는 기분입니다. 가속과 감속, 턴 등의 상황에서 너무 많은 (이전의) 움직임이 남아 있습니다. 조금만 스포티하게 몰면 전후좌우로 출렁출렁, 꺼떡꺼덕대는 통에 멀미가 날 지경입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요새 소나타가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는데, 미국에서도 서스펜션 등 같은 하체 부품에, 똑같은 세팅이 이뤄졌는지 궁금해집니다. 아는 분 있으시면 댓글 부탁드립니다. - 고민자체해결했습니다:  직접 느낀 YF소나타 미국/한국 버전의 차이 http://www.autonmotor.com/869 

간단히 표현하자면, 푹신한 승차감이지만 불필요할 것 같은 노면상황이 어느정도 전해지고, 푹신푹신한 하체로 인해 여진이 계속 남아 있는 느낌입니다. 특히 고속으로 가면 갈수록, 이런 푹신한 하체는 주행안정감을 주기 힘들어 집니다. 마치 물에 붕 떠다니는 느낌이어서, 핸들을 함부로 움직이면 안될 것 같은 기분도 들죠.

전동식 핸들의 경우도 할 말이 많은데요. 속도가 나면 무거워 지는데, 세심하지 못한 느낌입니다. 무거워지면서도 세심하고 미세한 조작을 하기엔, 핸들을 움직이는 첫 찰나의 순간은 헐거운 느낌이 듭니다. 실제 운전상황과 이질감이 느껴지는 거죠.  전동식 핸들의 연구/개발이 더 이뤄져야 할 거 같은 느낌인데요.  주행 중 핸들을 연속적으로 좌우로 이리저리 돌릴 때마다 순간순간  실제운전과 이질적인 감성과 정보를 전달하는 이런 핸들링의 느낌은 마치 오락기기,장난감의 핸들을 조작하는 듯한 기분도 들게 합니다.

수준급의 핸들링, 좋은 핸들링에 대해서 궁금해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 제가 느끼는 좋은 핸들링이란 속도가 붙거나.코너 상황에 따라 위험이나 물리적인 힘,한계 같은 정보를 핸들의 무거워지는 반응을 통해 운전자에게 정확히 전달하는 겁니다. 럭셔리 고급세단이 스포츠 세단에 비해 아무리 핸들이 가볍다 한들, 가벼운 건 가벼운 거고 이러한 정보는 정확히 전달해줍니다. 물리적으로 어려운 상태로 가면 핸들이 묵직해지는 등의 피드백을 운전자가 정확히 받아야 안전운전,정확한 운전을 하는데도 도움이 됩니다. 그런 면에서 소나타의 핸들링은 완성작이라기보단 아직까진 개발중의 수준이 아닌가 합니다.

제동도 제가 여태 타 본 차들과 비교해 볼 때, 좀 더 밀리는 편에 속하고요. 브레이크가 잠기는 기분도 들어서, 순간 ABS가 안달려 있나까지 생각했었습니다. 또 ABS시스템 문제인지 혹은 차량의 밸런스 문제인지 혹은 핸들링 시스템 문제인지 정확히 모르겠는데, 급제동을 하면서 핸들 조작을 하게 되면, 원하는 조향이 힘듭니다. 100km에서 급브레이크를 밟고, 핸들을 이리저리 돌려보면 한타이밍 느린 조향도 아니고, 뭐랄까 감속이 되면서 물리적으로 조향력이 확보되는 순간에만 돌아간 바퀴 방향에 따라 그때그때 움직인달까요.
이 역시 경험상 좋은 차일수록 급브레이크+핸들조작시, 원하는 타이밍에 원하는 각도대로 조향이 되는 반면, 아래로 내려갈수록 타이밍이 늦어진다거나 혹은 조향각도가 무뎌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제가 받은 차에 문제가 있었던 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요. 아니면 제가 그동안 정말 좋은 차만 탄 거던가요.

실제와는 조금 이질적인 핸들링 감성.


너무 몰아붙이기만 했나요? GDI엔진에 너무 감동을 받을 탓인지, 받쳐주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아쉬움일수도 있습니다. 그럼 이제 실내로 들어와보죠. 실내요? 세계 자동차 5대 기업답습니다. 시각적인 부분은요.정말 그렇습니다. 디자인도 그렇고, 블랙베젤, 알루미늄룩 플라스틱 등으로 눈에 보이는 부분들마다 원가절감을 하면서 고급스러움을 잘 강조했습니다.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실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수입차 중에서도 소나타보다 못한 인테리어의 차들도 얼마나 많은데요. 훌륭합니다. 특히 실내 공간을 뽑아 내는 능력에 대해서만큼은 현대는 세계 탑 수준입니다.정말 너무나 훌륭하게 발전한 것 같습니다.

고급스러운 주요 조작부. 동급의 수입차와 견주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센터페시아 부분의 깔끔한 마무리도 눈에 띕니다.


세련된 한글화는 강점을 보이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조금 욕심을 내보자면, 앞으로 후각, 청각, 촉각적인 부분도 신경을 써주었으면 합니다. 광고에서 공공연히 현대가 경쟁자로 지목하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좋은차'들의 경우, 시각은 기본이고 후각,청각,촉각까지 신경씁니다. 좋은 소리, 좋은 냄새, 좋은 느낌이죠. 예컨대 만져보면 가죽의 질도 다르고, 가죽의 마감도 다릅니다. 차를 타고 화학냄새는 커녕 해당 브랜드의 특유의 좋은 향이 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엔진과 배기음을 감출수도 있지만, 좋은 사운드로 승화시키기도 합니다. 소리가 작은 듯해도 방향지시등이 작동중이라는 똑딱 소리만큼은 선명하게 들립니다.
이런 욕심을 부린다면, 소나타의 신차 냄새는 솔직히 머리가 아팠습니다. 시승기간 내내 창문을 완전히 닫은 적이 없습니다. 스포츠깜빡이 기능(방향지시등 레버를 살짝만 움직이면 3회만 점멸)이 있는데, 이게 넣은 건지 안넣은 건지 소리나 촉감을 통해 확인할 수 없을 때가 있습니다.  계기판을 통해 눈으로 확인해야만 하죠.

실외디자인을 한번 살펴볼까요? 사실 제 스타일을 아시겠지만, 디자인에 대해서만큼은 평가를 아낍니다. 디자인이란 게 워낙 주관적으로 호불호가 갈리기 때문이죠. 개인적으로 YF소나타가 처음 시장에 선을 보였을 때, '아... 현대차 디자이너들이 자기들 하고 싶은 거 다 해봤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과장되었다고 느낄만큼 선이 들어가 있고, 굴곡을 넣었기 때문이죠. YF소나타의 디자인에 대한 제 개인적인 평은 옆면과 후면은 멋진 것 같습니다.


옆면 보세요. 솔직히 국산차라고 생각되지 않을만큼 세련되고, 강인하고 날렵한 인상을 줍니다. 가장 베스트라고 생각합니다.

후면부도 굉장히 멋지죠. 개인적인 평이야 차기 렉서스 ES시리즈의 후면이 이런 거라고 해도 믿겠습니다.

세세하게 뜯어보면, 아름답게 디자인된 곳이 많습니다. 사이드 미러가 대표적이죠.

옆라인에 들어간 굴곡도 멋지구요.

트윈 머플러의 마무리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이는 부분에 나름대로 신경 썼다는 얘기죠.

도어 손잡이 부분도 디자인이 살아있습니다.

그런데, 전 이 전면부는 아직까지도 적응 안 됩니다. 절제미 같은 건 찾아볼 수 없잖아요. 전 그냥 부담스럽습니다.  

혹시 눈치채신 분들도 있을지 모르겠는데, 제가 느낀 부족한 부분들이 아주 평범한 일상보다는 평범치 않은 케이스들에서 터질 수 있는 문제들이 대부분입니다. 정말 얌전하고 편안하게만 운전하는 스타일이라면, 제가 지적한 브레이킹,핸들링,밸런스 등에 대한 경험 공유는 거의 없을 겁니다. 네. 내 사전엔 급출발/급제동은 없고, 고속도로 최고속도가 110km인 나라에서 더 달리는 건 미친 짓이고, 운전할 때 차간 거리도 교과서적으로 띄우면 급브레이크를 밟는 상황도 거의 없는 일이고, 고속에서 차선변경도 여유있고 편안하게 하고, 또  중요한 건 다른 운전자도 본인과 같은 그런 평화로운 도로상황이라면 말이죠.

아무튼 정리해보면, 엔진과 실내 인테리어,공간 부분은 아낌없는 박수를 치고 싶습니다. 여타 부족한 부분은 이미 보완해나가고 있을 거구요.현대차는 이미 무섭게 성장해나가는 자동차 기업 중 하나니까요. 
한.EU FTA가 발효되면,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수입차종의 가격도 굉장히 경쟁력이 세질 겁니다. 그럼 그동안 국내서 올려왔던 현대차의 가격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겁니다. 그럼 앞으로 현대차가 국내시장에서 수입차에 대해 확실하게 승부수를 걸 수 있는 무기는 무엇이 있을까 생각해봤습니다. 

하이패스 내장 시스템


올린 가격 다시 할인? 그것보다도 효과적인 대응은 부가적인 서비스, 제품의 완벽한 현지화일 것입니다. 제가 타본 차는 거의 깡통차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이패스나 블루투스 한국어음성안내 기능 등의 편의장비를 보며, 국내시장에서 수입차가 따라올 수 없는 경쟁력이란 생각을 했습니다.

현대는 기본적으로 블루투스,네비게이션,한국어 음성지원기능, 메뉴의 한글화,하이패스 장착 현지화, 아이폰,아이패드 혹은 삼성의 멀티미디어와의 부가서비스의 개발.확장 등  완벽한 지역화,커스터마이징화의 장점을 가질 수 있습니다. (현대차에 비해) 소량을 가져다 파는 수입차로써는 한국시장만을 위해 어떤 서비스를 개발하기는 불리합니다. 이른바 깨어지지 않는 벽, 일정 이상의 투자를 하지않으면 따라 잡을 수 없는 태생적 차이에서 오는 유리함입니다. 현대가 그러한 부분들을 착실히 개발하고 적용하는 게 좋겠다하는 생각도 해봅니다.<쉽고 재밌는 수입차 이야기&라이프-오토앤모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