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솔직담백시승기

프리우스 대항마, 혼다 인사이트 시승기

오토앤모터 2010. 11. 23.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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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저는 혼다의 새로운 하이브리드차, 인사이트 시승회에 다녀왔습니다.
도요타 프리우스, 혼다 시빅 하이브리드에 이어서 수입차 중에서는 세번째로 출시되는 하이브리드 모델인 셈입니다.

의외로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개념이 모호하신 분들도 계신데, 하이브리드 차량은 두가지 동력원을 혼용으로 사용하는 자동차를 뜻합니다.국내에서는 주로 가솔린 엔진,  디젤엔진, 혹은 LPG엔진 등  단일엔진을 동력원으로 자동차가 구동하게 됩니다만, 하이브리드엔진은 가솔린엔진+전기모터, LPG엔진+전기모터 식의 두 개 이상의 동력원을 확보하게 됩니다.



혼다 인사이트는 출시 때부터, 하이브리드의 대명사 도요타 프리우스를 겨냥했다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특히 프리우스에 비해 굉장히 저렴한 가격에 출시를 하면서, '하이브리드차=차세대차=선진기술차=그러므로 비싼차'라는 공식을 여지없이 깨뜨렸습니다. 시승회 전에 브리핑을 통해 인사이트의 개발 컨셉에 대해 듣게 되었는데, 소비자가 납득할만한 착한 가격이 개발의 중요한 축에 포함되어 있더군요. 해서 혼다에서 인사이트를 개발하면서 여러 면에서 기술 혁신이 이뤄지고, 생산단가를 절감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들을 개발하여 적용했다고 합니다. 

일단 시승시간은 1시간 반정도로 그다지 길지 않은 시간이었습니다. 솔직담백한 시승기 시리즈를 쓰기엔 부족한 시간이었습니다만, 나름대로 짧은 시간에 느꼈던 장단점, 첫인상을 남겨볼까 합니다.

우선 외관은요, 개인적으론 사진빨을 잘 받는 차량이라는 생각입니다. 생각 외로 사진을 보며 제가 렸던 이미지보다 실물은 조금 단순해 보였습니다. 특히 뒷부분이 더욱 그러했는데요, 디자인은 개인 취향인만큼 구매 예정이신 분들은 직접 보시고 판단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이 색깔도 사진으로 볼 땐 참 이뻤는데, 실제로 보니 생각만큼은 아니었습니다.



일단 엑셀을 밟고 잘 안나가서 깜짝 놀랐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100마력이 채 안되는 1400cc 가솔린 엔진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이죠. 인사이트는 이 가솔린 엔진이 중심이 되고 전기모터가 보조하게 됩니다. 관계자들도 연비중심의 하이브리드카이므로, 생각만큼 날래지 않다고 강조했던 것이 다시금 떠올랐습니다.

인사이트의 엔진룸



그런데 굉장히 재밌는 게 엔진의 출력만 아쉬울 뿐 차량의 전체적인 밸런스, 운전자에게 주는 피드백, 핸들링 느낌 등은 그야말로 기본기가 기본 이상의 탄탄한 다이나믹 혼다차 그대로였습니다. 실제로 인사이트를 개발할 때 개발자들이 프리우스를 타보곤 우리 차엔 자동차로써 '펀 투 드라이빙'을 느낄 수 있도록 개발했다고 합니다.

시승코스가 청평호를 끼고도는 산길(국도)이라 길도 구불구발하고 높낮이가 꽤 있었는데요, 특히 인사이트의 핸들링과 차체 밸런싱은 정말 인상 깊었습니다. 다만 타이어가 이런 퍼포먼스를 제대로 못 받쳐주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차량을 몰았을 때 각 코스를 공략할 때 예상보다 많은 스키드음을 들을 수 있었거든요.

아쉬웠던 타이어



타이어 얘기를 하니까, 소음을 빼놓을 수 없는데요. 타이어 소음 등의 노면음이 실내로 상당히 유입됩니다. 국도에서 70km정도로 달렸을 때도 웅하는 소리가 들릴 정도고, 풍절음이나 추월을 위해 급가속 시엔 거친 엔진음도 그대로 유입되는게, 분명히 인사이트는 조용한 차는 아니었습니다. 아무래 원가절감의 연장선 상에서, 혹은 연비를 위한 차량 경량화를 위해 방음재,흡음재를 많이 안쓴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네요.



원가 절감의 흔적은 실내 곳곳에서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직물시트 등 각 인테리어의 재질 등이 2950만원짜리 차는 아니었구요. 대표적인 것이 송풍구라고 할 수 있는데, 송풍구로써 기능은 다하지만(기능성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원가절감을 제대로 했구나 하는 걸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인사이트의 에어컨/히터 송풍구

마치 예전 고속버스에서나 볼 법한 송풍구 조작



2열 시트의 경우 173cm의 성인이 바른자세(엉덩이를 등받이에 닿게 대고 앉는 자세)로 앉을 경우 머리가 지붕에 닿습니다. 때문에 엉덩이를 약간 앞으로 빼고 구부정한 자세를 취해야 하는데요. 타기 힘들거나 불편한 정도는 아닙니다만, 신경이 쓰이고 거슬리는 부분인 것만은 분명합니다. 특히, 엔진의 출력문제를 고려해볼 때도 성인4명보다는 '성인2명' 많게는 '어린이 1-2명'이 일상에서 탈만한 가족차가 아닐까 합니다.

170이상의 성인이 앉기엔 답답한 2열의 헤드룸



저렴함이 느껴지는 실내지만 계기판이나 센터페시아 등의 실내 전면의 디자인만큼은 세련된 맛을 보입니다. 특히 마음에 드는 것은 계기판인데, 내가 차세대 차량을 타고 있구나 싶을 정도로 재밌고 화려한 그래픽을 통해 운전에 필요한 정보를 매우 효과적으로 잘 전달해 줍니다.

효과적으로 운행 정보를 제공해주는 계기판



원가절감이 눈에 띤다고는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 원가절감을 위해 기능이나 실용성을 해치는 오류는 범하지 않습니다.한눈에 들어오는 룸미러의 위치나 차량의 디자인상 후방 시야가 답답해질 수 있는 것을 해결한 것도 그 일부라고 할 수 있겠죠.

룸미러가 전방시야와 이질적이지 않으면서 굉장히 눈에 쉽게 들어왔다.

차량의 형태상 답답한 후방시야 개선을 위해 트렁크도어부분을 글래스 처리.



연비의 경우, 제가 달리는 코스만큼은 연비의 개념없이 열정적으로 하드하게 밟아줬는데요, 리터당 13.9km정도를 기록했습니다. 일반적인 자동차로는 연비신경을 써서 달려야 기록할만한 수치인데요, 인사이트의 경우 연비를 신경쓰고 달릴 경우 리터당 20km 정도는 가볍게 넘길 수 있겠더라고요. 특히 연비 주행을 위한 ECON버튼을 누르면, 변속기,엔진반응 등의 차량의 실제적 변화와 더불어 운전자가 연비주행을 할 수 있도록 가이드 게이지와 게임기능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연비주행을 위한 ECON버튼. 누르면 변속기,엔진 등의 변화 뿐 아니라, 연비가이드 기능까지 제공된다.

연비 가이드가 제공되는 계기판


인사이트를 타보니 하이브리드라고 해서 희생되는 부분들이 거의 없는, 자동차로써 갖춰야할 기본기가 충실한 차인 것이 느껴집니다. 실용성을 잘 살린 것 같기도 하고요. 가격은 2950만원. 수입차로 보자면 아주 착한 가격입니다. 차세대 자동차, 하이브리드차로 볼 때에도 인상적일만큼 저렴한 가격이구요. 다만, 실제 소비자 입장에서 인사이트를 사기 위해 실내에 앉고 몰아봤을 때의 느껴지는 감성이 2950만원에 동감할지는 미지수라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쉽고 재밌는 수입차 이야기&라이프-오토앤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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