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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5세대 그랜저의 경쟁력은?

오토앤모터 2011. 2. 1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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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세대 그랜저(그랜저HG) 시승기 2편을 시작합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경쟁차들과 어떤 차이를 보일까 궁금해 하실텐데요, 쉬운 이해를 위해 경쟁차와 비교를 해가며 이야기를 끌어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연비 이야기부터 시작하죠. 연비에 대한 얘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요, 연비의 경우 경쟁차인 알페온에 비해 경쟁력있다고 얘기하기는 모호한 수준입니다.두 차로 모두 부산까지 왕복도 해보고, 시내 주행도 해보았습니다. 정확한 수치를 재지는 않았지만, 운전스타일 ,소요시간 등 거의 모든 조건이  비슷했는데 이를 통한 체감 연비만으로는 비슷하다고 느꼈습니다. 어느 한쪽이 확실히 낫다라고 느낄 수 없을 정도라는 수준이었죠. 그동안 여러 자동차로 서울-부산을 왕복해 보았는데 그랜저나 알페온이나 연비가 좋은 스타일은 아닙니다. 연비를 경쟁차들에 비해 무기로 삼기는 좀 부족한 수준입니다.

가속감의 경우 그랜저가 훨씬 파워풀하고 잘 나가는 느낌을 가지게 합니다. 특히 초반 반응보다는 중후반부에 끊임없이 부드럽게 밀어주는 것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최고속은 시속 220km에 속도제한이 걸려 있으나, 제한이 풀리면 이 역시 충분히 넘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정숙성 같은 경우, 방음,흡음재가 경쟁차인 알페온보다 좀 떨어지는 느낌입니다.  그랜저도 조용한 편이긴 한데, 약간 방음이 부족해서 중속이후 간간히 풍절음 유입됩니다. 아, 시끄러운 차는 절대 아니지만, 알페온에 비교해서는 그러하다는 것이죠.



결론적으로 경쟁차인 알페온의 수요층과 그랜저 수요층이 다를 거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디자인이나 기능,드라이빙 느낌 등을 감안한다면 그랜저는  30,40대로 좀 더 젊은 반면, 알페온은 좀 더 중후한 느낌으로 편안하고 안락한 주행을 원하는 40,50대들에게 호응을 끌 것 같습니다.
실제로 기능상으로는 그랜저가 훨씬 화려하고 다양한 옵션과 기술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반면 알페온은 승차감이 더 나은 경향을 보여줍니다. 승차감과 관련해서는 여러 사람들을 태워보았는데 공통적으로 알페온 쪽이 좀 더 좋았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구체적으로 얘기하자면,그랜저는 하체반응이 부드럽기는 한데, 이어지는 충격을 강하거나 안정적으로 잘 잡아주지는 못해서 여진 처리가 좀 세련되지 못 하네요.



예전에 소나타를 타보고 승차감에 대한 큰 비평을 남겼는데, 사실 소나타를 타 본 이후에 제 나름대로 추측해본 5세대 그랜저의 느낌이 있었습니다. 때문에 큰 기대를 안했었죠. 그런데, 5세대 그랜저를 타보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같은 회사 차라고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훨씬 안정적이면서, 부드럽고, 소나타의 물침대처럼 계속 롤을 발생시키며 멀미를 유발하지도 않았습니다. 클래스의 차이를 떠나 완성도의 수준이 달랐습니다. 준대형답게 주행시 묵직한 느낌도 충분히 가져다 주고요. 제가 소나타 시승을 통해 추측했던 그랜저와는 전혀 딴판인 차로, 현대도 이렇게 만들 수 있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조금 아쉬웠던 것은 고속으로 가면, 핸들링이나 하체 모두 조금씩 기본기의 한계를 드러내는 경향이 있습니다. 요철이나 도로 사이 단차가 나있는 구간을 넘을 때 보면, 속도가 안붙었을 때는 참 세련된 마무리를 보여주는데요. 반면 중,고속일때에는 충격을 해결하는 것이 '어? 헐렁하네?'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핸들링 같은 경우에도 고속 주행 때의 느낌이 좀 달랐습니다. 저속이나 중속에서는 제가 소나타편에서 지적했던 좋은 핸들링의 특성을 보여주는데요, 고속 영역에 들어갔을 때 불안한 느낌이 들기 시작합니다. 



쉬운 이해를 위해 고속구간으로 가면 갈수록 핸들을 쥐고 있는 손이나 어깨에 힘이 들어가거나 긴장감이 들어간다면 좋은 핸들링은 아닙니다. 좋은 차, 완성도 높은 차일수록 고속으로 간다고 해도 긴장감이 동일하게 증가하진 않습니다. 안정적인 승차감과 함께 핸들링의 이러한 반응들이 조합을 이룰 때 '시속100km으로 달리고 있는 줄 알았는데, 시속 150km였네' 같은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것이죠. 

아무튼 그랜저의 경우 고속으로 가면 확실히 핸들을 조작하는데 긴장감 들기 시작합니다. 약간씩 초반의 핸들유격도 느껴지기 시작하고 세심한 핸들링에 의구심을 품게 됩니다. 다시 말해  내가 의도한 움직임이 어느 정도로 핸들을 돌렸을때 반응할 것인지도 궁금해지구요.
전반적으로 하체나 핸들링의 이러한 특성들을 고려해보면, 그랜저가 한단계 업그레이드된 주행기술력을 보여주는 것은 확실합니다만 아직 고속영역까지 일관되게 커버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계기판을 보지 않아도 방향지시등이 작동하고 있는 지는 파악하게끔 소리를 세팅해야 한다고 소나타 편에서 지적한 적 있는데, 그랜저에서는 고쳐져 있네요. 신차 특유의 화학적인 냄새도 용인될만한 수준으로 훨씬 줄어들었구요.
위험 회피의 필수 조건이라 할 수 있는 급브레이크와 동시에 조향 테스트에서도 소나타와는 달리 한치 오차도 없이 핸들링대로 완벽하고 부드럽게 조향이 가능했습니다. 제가 얘기한 '좋은차'의 기준에 100% 부합하는 거죠.

글이 조금 길어지죠? 내일은 인상적이었던 점들을 중심으로 3편을 통해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쉽고 재밌는 수입차 이야기&라이프-오토앤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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