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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레인지로버 5.0 슈퍼차저의 주행느낌은?

오토앤모터 2010. 8. 12.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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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레인지로버 5.0 시승기 1편을 올리고 깜짝 놀랐습니다.
댓글을 보니, '생각 외로 정말 많은 분들이 기다리고 계셨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죠. 송구스럽습니다. 분발해서 약속대로 오늘 2편을 시작해 봅니다.

레인지로버 5.0 슈퍼차저에는 S모드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변속기를 D에서 S로 바꾸면 보다 스포티한 주행을 즐길 수 있습니다.
저단기어를 활용하여 차의 RPM을 일정수준 이상 계속해서 유지시켜주면서, 엑셀을 밟았을 때의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 내는 겁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스포츠트로닉이 장착된 모델을 몰고 있습니다만, S모드의 장점은 스포츠 드라이빙 시 외에도 추월 가속시나, 지체시(브레이크를 밟지않고, 엑셀로만 조작가능) 등에도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제가 이전 시승기에서 '레인지로버 5.0에는 지구상에 존재하는 첨단자동차 옵션의 대부분이 들어가 있다'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옵션이 장착된데 그치지 않고, 이러한 옵션을 보다 고급스럽게 배치하였습니다. 예컨대 사이드미러의 사각지대 감시장치도 단순히 빛으로 깜빡이는 것이 아니라, 차모양의 램프로 디자인하였고, 풀 LCD 계기판을 통해 각종 조작이 그래픽을 통해 좀더 세련되고 럭셔리하게 디스플레이됩니다. 원가절감이 목표가 아니라, 최고의 품질이 목표라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 셈입니다.

레인지로버의 사각지대 감지시스템. 사이드미러로 확인이 안되는 사각지대에 장애물이 출현하면 램프가 켜진다.


레인지로버의 풀 LCD 계기판. 풀LCD를 활용한 그래픽효과까지 보여준다.



레인지로버의 육중하고 거대한 차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데요 차가 높다보니 대부분의 차들을 내려다 봅니다. 세단은 물론이고 동급 SUV나 1톤트럭, 승합차들도 내려다보는 기분입니다. 차가 굉장히 크고, 육중하고, 굉장한 럭셔리를 뽐내기에 도로위에 군림하는 느낌도 강해지죠. 럭셔리한 마초 스타일일까요?

차가 높다보니, 이러한 감성적인 우월감 외에도 실제 혜택 또한 있습니다. 빗길에서 운전을 하다보면 앞차에서 물이 튀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하지만, 레인지로버는 앞차가 만든 물보라가 시야를 '전혀' 가리지 못합니다. 앞차에 붙어가나 떨어져 가나 전방창에 빗물이 튀기는 경우 없었습니다. 해서 시야확보에도 큰 도움이 되었을 뿐 아니라, 빗길에서도 긴장하지 않는 편안한 운전이 가능했습니다. 물론 레인지로버의 험로주행능력과 더불어 전방창의 각도도 기본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다양한 SUV모델을 타보았는데, 이처럼 완벽하게 빗물이 튀지 않는 경우는 처음입니다. 높이도 물론이지만, 디자인 때문일까요? 하단부 라디에이터 부근에서 거의 다 빗물이 막히는 게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탁트인 전방 시야. 앞의 도로상황을 내려다볼 수 있다. 또한 전방창에도 열선이 설치되어 여름이나 겨울 눈,비,습기 등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다.



높이 얘기를 하니 승차감 문제를 빼놓을 수 없겠네요. 차의 높이가 높으면 일반적으로 무게 중심이 높아집니다. 무게중심이 높아지게 되면, 코너링 시 차가 비틀거리는 롤이 발생하기 쉽죠. 레인지로버도 이러한 물리적 한계를 벗어날 수는 없었습니다. 게다가 무게까지 있으니, 롤은 더욱 크게 다가 옵니다. 온로드에서 주행시 이러한 불만이 크시다면,  그럼 '레인지로버 스포츠' 사시면 됩니다. 전 타보고서야 느꼈습니다. '아..이래서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출시했구나.'하구요. 레인지로버는 오프로드 중심의 정통SUV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동전의 양면처럼 장점이 있으면 단점이 있기 마련인데, 랜드로버에서는 이러한 단점을 해결한 '레인지로버 스포츠'를 출시해버린 거죠.

'사막위의 롤스로이스' 역사와 전통을 지키는 레인지로버 5.0



다른 경쟁브랜드에서처럼 유행이나 트랜드에 맞춰서 도심형SUV,세단같은 SUV 등 모델의 성격,캐릭터를 아예 바꿔버리는 대신에, 기존 모델은 정통성과 역사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모델을 내미는 전략을 쓴 겁니다.
그럼, 레인지로버 스포츠와 레인지로버의 승차감의 차이도 대충 짐작 가시죠? 레인지로버는 거대한 몸집에서 오는 문제들, 거동이 둔한 문제는 어쩔 수 없는 물리적인 특성이고, 스포츠는  몸집 줄이고, 도심 시내에서 보다 편한 드라이빙이 될 수 있게 퍼포먼스도 맞춘 것이 스포츠입니다.

도심 온로드에 맞게 설계된 레인지로버 스포츠



5리터의 슈퍼차저 엔진에 대해서도 얘기해 볼까요?
가속감은 글쎄요.. 같은 심장을 가진 재규어의 5.0리터 XFR과도 비교해볼수 있겠는데,엑셀 유격 깊이에 따른 속도 세팅이 다른감은 있습니다.
그런데요, 풀악셀 했을 때 튀어나가는 건 느낌은 같습니다. 약2.7톤에 육박하는 이 육중한 몸체를, 무게감을 전혀 느낄 새도 없이 고개가 젖힐 정도로 밀어붙이는데 정말 놀랐습니다.  시승내내 넘치는 출력감을 느낄 수 있었는데요. 이런 넘치는 출력감을 가진 모델들을 타면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이 운전이 여유 있어 집니다. 마치 만화 슬램덩크의 주인공 강백호가 했던 말처럼 '나는 아직 내힘의 10%밖에 발휘하지 않았어'의 상태니까요. 뭐랄까요. 언제든 치고나가고 싶으면 나갈 수 있기에, 치열하게 달릴 필요를 느낄 수 없습니다. 도로 위를 방관자적 자세로, 혹은 제3자적 자세로 여유있게 달립니다.

이런 '여유'스런 장점을 그대로 가진 레인지로버 5.0슈퍼차저의 승차감 얘기를 조금 더 하자면,  확실히 레인지로버 스포츠때도 느꼈지만, 이차를 타면 운전자세 달라집니다.  독일산에 비해 루즈해지고, 운전이 굉장히 편안하고 안락해집니다.  졸음이 밀려올 정도로 운전이 편안해지는데요, 때문에  운전에 대한 가치관 달라질 정도입니다. 스포츠 때도 얘기했듯이, 독일산 차량이 차렷자세의 느낌이라면, 랜드로버의 모델을 타면 똑같은 부동자세임에도 좀 더 편안한 열중쉬어 자세의 느낌입니다.



거동이 좀 둔하다고 했는데, 브레이킹에 관해서는 아닙니다. 무게운 몸체 때문에 급브레이킹을 하면 밀릴 것만 같은 착각이 드는데, 80-100km에서 풀브레이킹에서도 굉장히 잘 섭니다. 정말 거대한 몸집과 맞지않게 밀림없이 잘서줘서 기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레인지로버에 있어서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오프로딩 능력에 대해서 얘길 안했군요.
제가 오프로드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사실 오프로드라는 게 특별한 사람들이 특별한 경우에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스팔트가 깔리지 않는 곳이 모두 '오프로드'라고 할 수 있고,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아직까지 '아스팔트'가 깔리지 않은 곳이 너무도 많다는 사실을 다들 알겁니다. 비단 아스팔트나 시멘트가 깔려있는 곳이라고 해도, 급한 오르막 등을 마주칠 수도 있구요. 시내에서도 말이죠.
때문에 '레인지로버'의 능력을 생각보다 자주 체감할 수 있습니다. 일반 도로에서조차 노면이 고르지 못하고, 요철이 심하고, 도로가 움푹 패인 곳에서 레인지로버의 고급스런 승차감을 경험할 수 있는 것처럼요.


 
사실 레인지 로버는 대해서는 못가는 길이 없다고 보면 됩니다. 아니죠. 정정합니다. 길이든 길이 아니든요.
다른차가 갈수 있다면, 레인지로버도 갈수 있습니다. 하지만 레인지로버가 갈수 있는 길은 다른차 못갈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믿음을 밑바탕으로, 레인지로버는 어디든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가지게 해줍니다. 또 워낙 포텐셜 뛰어나니까요.

비오는 날 인적이 드문 산길을 찾았습니다. 비 때문에 진흙 범벅이었죠. 게다가 산이니 내리막 오르막이 반복됩니다. 처음에도 말씀드렸듯, 뻔히 나있는 길을 놔두고, 없는 길을 만들어 가고 싶은 욕망이 들게끔 하는게 레인지로버입니다. 진흙밭에서 앞서 간 차량이 만든 바퀴자국을 따라가면 되는데, 굳이 핸들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씨익' 웃음짓게 만드는게 레인지로버구요.

차량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통해 네바퀴의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계기판을 통해 터레인 리스폰스 프로그램을 선택할 수 있다.



정말 이런날 아무도 찾지 않고, 다른 차였다면 등에 땀 좀 났을만한 상황이었음에도, 레인지로버를 몰고 가니 너무 심심합니다. 터레인 리스폰스 시스템의 스페셜 프로그램을 'Mud program'에 맞추고 핸들만 돌리기만 하면 되니 너무 쉽습니다. 바퀴가 미끄러지건 말건 신경 쓸 필요도 없고 내리막에서의 완급조절도 알아서 합니다.  가장 중요한 건 오프로드가 정말 편하다는 것입니다. 많은 SUV 타봤지만, 오프로드에서 안락함 주는 건 레인지로버 밖에 없습니다.

레인지로버의 터레인 리스폰스 시스템. 변속기 하단에 위치하고 있다.



쓰다보니, 너무 길어집니다. 3편에서 마무리짓도록 하겠습니다. 3편에선 몇가지 아쉬운 점 등 단점(!)들도 다뤄볼 예정이니, 기대해주세요.
아시죠? 기대되시면 아래 추천!! <쉽고 재밌는 수입차 이야기&라이프-오토앤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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