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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레인지로버 슈퍼차저, 단점은?

오토앤모터 2010. 9. 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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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늦었습니다. 레인지로버 슈퍼차저 시승기를 마무리지어 보도록 하죠.
레인지로버 슈퍼차저의  단점을 굳이 꼽자면, 연비와 가격일 겁니다. 당연한 거죠. 5.0리터 엔진에 육중한 차체 덕분에 기름을 많이 먹습니다.

공식 연비는 시내에서 리터당 4.4km, 시외는 리터당 9.6km, 시내외 복합연비는 리터당 6.7km입니다.
제가 레인지로버 슈퍼차저를 첫날 시승하면서 트립등의 체크는 안해보고 같은 엔진의 XFR보다 주유게이지가 늦게 내려가서 기름을 덜 먹는 것 같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역시 현명한 독자 한분께서 바로 '기름통'을 지적해 주셨습니다. 레인지로버의 기름통의 크기는 104.5리터. 일반 세단의 1.5배 내지 2배의 양이 레인지로버 슈퍼차저에 채워집니다.

풀LCD의 레인지로버SC의 계기판. 주유게이지가 풀상태에서 주행가능거리 400~500km가 찍힌다.


후에 체크해 본 트립 연비는 리터당 4.7km입니다.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시승차에 누적된 트립연비는 시승차임을 감안하여, 10~20%정도 더 좋게 봐주시면 실제 오너들의 연비와 비슷해집니다. 그럼 제원표상 시내외복합연비보다 약간 안좋은 수준정도가 되겠네요.
가격은 무려 1억7100만원. SUV 중에서도 거의 탑클래스 수준의 가격입니다. 이보다 비싼 SUV를 찾기 힘들죠. 가격으로도 'SUV계의 롤스로이스'임을 얘기합니다. 일반인이 선뜻 접근할 수 없는 가격과 연비입니다.



하지만 극악의 연비와 범접할 수 없는 가격은 단점이 될 수도 있지만 한편 장점이 될 수도 있습니다. 주요 고객군의 소비성향을 생각한다면 말이죠.럭셔리나 프리미엄카를 타는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이런 욕구가 있습니다. 뭔가 특별해 보이고 싶은 욕구 말입니다. 아무나 쉽게 탈 수 없는 차, 남들과 다른 레벨의 차, 차만 봐도 '아..저 사람 뭔가 있는 사람이겠구나', 그렇기에 일반에게는 '꿈'으로만 남는 차.
레인지로버 슈퍼차저는 최고의 럭셔리 SUV로써 이러한 욕구에 부합하는 셈이죠.


사실 레인지로버 슈퍼차저를 타보면 가격이 터무니 없이 높다는 느낌은 거의 없습니다. 왜냐하면 최고이니까요.
전에도 말씀드렸듯이 지구상에 개발된 모든 자동차 관련 기술은 거의 대부분 장착되어 있습니다. 실내소재도 최고고, 랜드로버의 SUV로써 브랜드 이미지도 최고입니다.

다만 '최고'의 기준으로 봤을 때,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입니다. UI의 세련된 맛이 없다고 할까요?
완전히 투박하진 않지만, 뭔가 세련되지 못한 기분입니다. 예컨대 여기엔 Windows 7이 깔려있어야 하는데, Windows XP 혹은 Window 97 정도가 설치된 기분입니다. 그래픽도 그렇고 CD눌렀을때 곡명 나오지 않는다던가, 메뉴의 심도 문제-이전메뉴으로 넘어간다던가 할때 편의성이 좀 떨어집니다. 기능적인 면에서는 모든 것을 갖추었지만, 세련된 맛이 없습니다. 무뚝뚝한 경상도 사내처럼 오너에게 표현력이 투박한 특징을 지녔습니다.


Q7때도 그런생각 안해봤는데, 세차는 맡겨야 되겠습니다. 하긴 이 차를 사실 정도면 대부분 맡기시겠죠. 차를 정말 사랑하시는 분들은 빼고요.몸집도 크고, 높이도 높고, 면적도 커서 저도 차를 사랑해서 세차를 열심히 하고 꼭꼭 직접 하는 편인데, 제 차였으면 자주 할까 싶을 정도로 정도로 차가 큽니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독일산 럭셔리SUV와 비교하자면 지향점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다른 독일산 SUV들은 SUV면서 세단 같은 드라이빙의 즐거움을 주려고 고민했다면,레인지로버는 SUV로써의 본질, 가치를 지키고자 신경을 쓴 차입니다. 즉 정통SUV로써 전통과 역사를 지켜나가면서 랜드로버의 이미지를 리딩하는 모델인 셈이죠.
경쟁브랜드에서 SUV임에도 날카로운 핸들링, 단단한 하체를 추구하는 반면, 랜드로버는 SUV로써 SUV를 보여주고 그걸 보다 고급스러운 느낌으로 승화되도록 발전시킨 느낌입니다. 여기에 노하우를 가지고 기술을 발전시켜 온 것이 랜드로버라 보면 되고요.

랜드로버 레인지로버의 무게는 약 2.7톤이지만 공식 제로백은 6.2초입니다. 
실제 테스트 해보고 싶었지만, 실제 소비자들에게 제로백 0.X초가 중요한 정보는 아닐뿐더러, 차를 탑승하고 엑셀을 밟는 순간 충분히 잘 나가는 것을 느끼기에 측정의 필요성조차 느끼지 못했습니다. 분명하게 얘기할 수 있는건 엄청난 퍼포먼스는 5.0 슈퍼차저 그대로라는 것이죠.
이걸 충분히 써가며 운전할 사람도 없습니다. 차마 다 쓸 수 없는 넘치는 출력감을 만끽하는, 운전과 퍼포먼스조차도 말그대로 넘치는 럭셔리인 셈입니다. 시승내내 오르막이건 내리막이건 온로드건 오프로드건 이차가 무리하고 있다거나 부족하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언제나 넘치는 느낌 그대로였죠.

시승차의 경우 누적거리가 12300km나 뛴 차로 신차품질과는 거리 멉니다. 내구품질을 어느정도 가늠해 볼 수 있는데요. 내구와 관련하여 몇가지 작은 문제점을 보였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차량의 사방을 볼 수 있는 서라운드카메라의 일부가 나왔다가 안나왔다를 반복합니다. 또 도어 개폐시에 자동으로 나오는 발판에서 달그락거리는 소음이 발생합니다. 이외에는 특별히 내구에 이상을 보이지 않습니다. 아, 개인적으론 도어를 여닫을 때의 느낌만 좀 어떻게 했으면 좋겠네요. 럭셔리한 차라면, 묵직하게 닫히는 맛이 있어야 되는데, 랜드로버는 그런 맛이 없습니다.


'최고의 럭셔리SUV', '사막위의 롤스로이스', '영국여왕의 차'란 수식어가 절대 부끄럽지 않은 레인지로버 슈퍼차저!
개인적으론 유류비 부담만 없다면 꼭 가지고 싶은 차이기도 했습니다. 여러 독자분들이 남겨주신 레인지로버 스포츠/레인지로버 간의 비교 내용은 추후에 기회가 된다면 두 차종을 동시에/ 혹은 시승간격을 최대한 짧게 해서 정확한 내용을 남겨보도록 하겠습니다. 시승메모을 통해 당시 기억을 유추해내는 것은 경험상 '사실'보다는 '느낌'이 많이 남았기 때문입니다. 아무튼 너무나 질질 끈 레인지로버 슈퍼차저 시승기,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쉽고 재밌는 수입차 이야기&라이프-오토앤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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