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솔직담백시승기

신형 쏘울을 타보고 느낀 점(2)

오토앤모터 2013. 12. 1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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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태 내가 타본 시승차는 크게 두가지로 나눠볼 수 있다.

타고 싶은 차와 타고 싶지 않은 차.

타고 싶은 시승차는 주차장에 세워두는 시간이 너무나도 아깝다. 틈틈이 시간을 쪼개서라도 꼭 타야만 하고, 심지어 야심한 밤이나 새벽에도 나간다. 반납할 날짜가 다가오면 돌려주기 싫을 때도 있고, 아쉬울 수 밖에 없는 차다.

반면 타고 싶지 않은 차는 말그대로다. 차를 받고서도 주차장에 오랜시간 세워둬도 별로 타고 싶지 않을 뿐더러, 심지어 외출할 때도 차를 타고 나갈 만큼 좀처럼 타고 싶지 않은 차다.

이런 얘기를 주변에 하면 보통 '야, 비싼 차,고급차가 타고 싶은 차 아니야?'고들 하지만, 꼭 그렇지 않은 것이 이번 신형 쏘울 역시 전자에 속했다.

 

 

무색무미무취의 차. 아무런 특징도 개성도 찾아볼 수 없는 영혼이 없는 그냥 그런 차. 그래서 별로 타고 싶지 않은 차.

신형 쏘울은 이런 차와 거리가 멀었다.

  

상품 설명회 때 신형 쏘울에 대한 기아차 관계자의 설명 중 기억에 남는 단어는 두가지다.

백팩. 그리고 멧돼지.

(백팩과 멧돼지를 찾았기를 바란다.)

 

 

외관 디자인은 어차피 개인적인 호불호와 취향이 반영되는 부분이므로 좋다 나쁘다를 얘기하기 어렵지만, 개인적인 신형 쏘울의 평가는 신형 소울은 이전 모델에 비해 남성스러워지고, SUV의 강한 이미지가 중간중간 보인다.

남성스러워진 신형 쏘울은 남성 고객들에게도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 같아보이기도 하지만, 남성스러워진 뉴비틀이 과거에 비해 판매량이나 이슈면에서 신통치 않은 것을 보면,  디자인 변화가 성공적일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이는 두고 볼 일이다.

 

실내는 굉장히 고급스러워졌다. 1,2천만원대 국산차에서 내가 기대하는 품질, 내가 알고 있는 품질과는 완전히 달랐다. 디자인 같은 시각적인 면뿐 아니라 재질과 같은 촉감도 신경썼음을 알 수 있다. 후각적인 면에서도 불쾌한 신차냄새가 많이 줄었다고 느꼈는데, 이는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확인은 못했다. 어쨌든 눈에 보이는 부분만 신경을 쓰는 과거의 1차원 적인 행태에서, 오감과 감성품질까지 신경쓰는데까지 발전했다는 것이 유의미했다.

군데군데 적재적소에 마련된 수납공간과, 통일된 디자인 컨셉을 느낄 수 있는 요소들도 그러했다.

 

 

 

 

옵션 또한 마음에 들었다. 내가 타본 모델은 이금 옵션표를 찾아보니 아마 노블레스였던 것 같다.

쏘울은 크게 3가지 트림으로 나뉜다.  노블레스. 프레스티지. 럭셔리.

어느 것이 상위의 옵션인지 나열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기아차 관계자일 가능성이 높다.대체 쏘울에 노블레스, 프레스티지, 럭셔리라니.
국내 자동차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 옵션을 가격에 따라 계단식으로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원하는 옵션 하나를 선택하기 위해서 여타 필요없는 부수적인 기타옵션들과 함께 과다한 추가금을 내야한다는 문제가 생긴다.

가격에 따라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그래서 럭셔리,프레스티지,노블레스라는 무엇이 최상위인지 한번 고민해야하는 요상한 등급을 만들어 낸다.

이제 소비자의 성향에 따라 옵션 정책이 정해져야 하지 않을까.예컨대 스마트,스포츠,럭셔리,시니어 같은 운전자의 필요와 성향에 따른 옵션들이 그런 경우다.
시니어 모델에는 운전이 서투른 사람이나 혹은 나이든 운전자를 보조할 수 있는 차선이탈방지장치, 사각지대 경보장치, 자동주차장치와 같은 옵션을 넣는다.스포츠 모델에는 엔진세팅에서부터 연비보다는 좀 더 나은 퍼포먼스를 낼 수 있도록 하고, 패들 시프트나 스포츠 프로그램이 내장된 변속기, 외관 상으로도 스포티한 휠과 악세사리를 제공한다.

무엇이 상위인가 개념보다는 소비자가 어떤 용도로 이차를 선택할까로 접근하고 옵션을 구성하는 것이 선진적 자동차 시장으로 가는 길이 아닐까 싶다.

 

 

 

가장 좋은 옵션의 모델이어서인지 키리스고 기능부터해서 차선을 벗어나면 경고해주는 차선이탈방지장치, 평행이든 T형이든 알아서 주차해주는 자동주차장치, 야간에 대항차를 감지하여 원거리등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하이빔어시스트, 운전자 스타일에 따라 핸들의 감응을 조절하는 플렉스 스티어 등등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최신 기능을 갖췄다. 당연히 상위차종과 비교해도 부족함이 없다.

다만 플렉스 스티어의 경우 노멀,스포츠,컴포트로 모드를 변환할 수 있는데 유의미한 차이를 찾기 어려웠다. 차라리 이기능을 빼고, 차량 판매가를 낮출 수 있다면 낮추는 게 낫다는 생각이 들만큼.

음성명령장치도 있는데, 스마트폰의 장착된 시리나 S보이스 같은 음성명령기능을 이용한 것이 아니라 차량의 자체적인 장치를 이용한다. 때문에, 자동차 기능에  특화된 명령들-예컨대, 디엠비나 MP3,라디오 듣기같은 멀티미디어 조작이나 네비게이션 목적지설정 등 조작이 음성명령으로 가능하다. 인식률도 상당히 높았고, 빠릿빠릿하게 동작하는데, 에어컨 조작 같은 일부 기능들은 아직 지원하지 않는다.

 

 

 

시승차는 1.6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는데 도심에서 편안하게 타기 딱 좋을 정도였다. 딱 1600cc 가솔린 엔진 그대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추월이나 급가속 시에는 차가 무리하는 듯한 부밍음을 심심치 않게 들어야 한다. 그러나 도심 공간 속에서는 순간순간이다 보니 불편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고속도로에 올렸을 때나 부밍음과 출력에 대한 스트레스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운전자가 세단을 굳이 선호하지 않는다면, 개인적으로 신형 쏘울을 적극 추천하고 싶다. 관계자에 따르면, 동승자석인 2열의 경우 소나타보다 넓은 레그룸을 확보했다고 하는데, 실제로 앞좌석과의 거리나 높이 면에서 탁 트여서 쾌적한 공간감을 가질 수 있다.

 

3박스 형태인 세단에 비해서, 2박스형태의 쏘울은 후미 트렁크부가 없기 때문에 운전자가 차크기를 인식하는데 굉장히 직관적이고 도움이 된다. 물론 주차센서가 있긴 하지만, 주행 중에도 끼어들기나 골목길 등을 다닐 때 공감각적으로 유리한 것이 2박스형태의 쏘울 일 것이다. 딱 한가지, 3박스 형태에서 딱 트렁크부만큼이 빠진만큼 트렁크 공간이 아쉬울텐데, 유아가 있는 가족이라면 기본적인 짐,유모차,카시트 등을 생각해서 뒷좌석의 일부는 접고 다녀야 할 것 같다.

 

 

기본적으로 차 구조상 세단보다는 살짝 높고, SUV보다는 살짝 낮다. 어른이나 어린이 할 것 없이 가장 편하게 타고 내릴 수 있는 높이랄까. 기가 막힌 높이다. 살짝 높은 높이와 넓은 창으로 시야도 좋고, 앞서 말한 투박스 형태의 차라 운전시 공감각적으로 편리하다. 실내 역시 웬만한 중형세단이 부럽지 않을만큼 쾌적한 크기와 공간감을 가지고 있다.

아기자기한 개성이 돋보이는 실내 인테리어와 고급스러운 재질 또한 쏘울의 장점이다. 주로 도심에서 운전을 하고 앞서 말한 세단에 대한 맹목적인 선호, 넓은 트렁크 공간에 대한 필요성만 없다면 쏘울은 괜찮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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