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와이

좋은 불꽃놀이 사진을 찍기 위한 시행착오들

오토앤모터 2013. 6. 1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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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와이에 오기 전, 잘 찍고 싶은 사진 소재 중 하나가 불꽃놀이 사진이었다. 매주 금요일마다 와이키키의 힐튼 리조트에서는 불꽃놀이가 펼쳐지기 때문이다.

여의도에서 하는 세계불꽃축제가 규모도 있고 아름답긴 하지만, 인파가 몰리는 곳을 싫어하는 성격 탓에 '인산인해'를 이루는 곳으로 외출을 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힐튼 리조트에서 매주 하는 불꽃놀이의 경우, 어느 정도 규모도 있는데다가 사람도 그렇게 많지 않기에 아이들도 데리고 봐도 크게 불안할 요소가 없다.

그런데 첫번째 사진을 찍을 기회는 집에서 저녁을 먹고 쉬는 도중 난데없이 다가왔다. 월요일이던가 화요일이던가 느닷없이 쉐라톤과 로얄 하와이안 앞바다에서 불꽃놀이가 진행됐다.

느닷없는 불꽃놀이라 그냥 셔터 누르기만 바빴다. 

그래서 얻은 '자동모드로 불꽃놀이를 찍었을 때, 얻을 수 있는 전형적인 사진' 몇장.




#1. 사전 준비가 필요하다.

첫번째 사진을 찍고 느낀 점은 사전 준비가 필요하단 사실이었다. 사전 정보가 없었기에 삼각대 같은 준비물도 없었다.
셔터속도 같은 것도 생각할 겨를도 없으니까 자동모드에 놓고 셔터를 눌렀다. 역시 ISO는 기본적으로 3200를 넘고 있었고, 삼각대도 없기에 사진도 흔들린 것이 많다.

중간 중간 건물틀에 기대어 찍는 것이 다였는데, 그렇게 되면 역시 사진이 삐딱해질 수 밖에 없다.
얻은 교훈은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해서는 사전 정보와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드디어 금요일 저녁.

힐튼 리조트에서 불꽃놀이가 시작되었다. 생각 외로 불꽃높이가 높지 않았다. 사실 나가서 찍을까도 고민했는데, 막상 나가려니 귀찮아져서 집에서 찍기로 했다. 그랬더니 역시나 건물들에 많이 가린다.  사람은 게으르면 안된다.






그 다음주엔 일찌감치 힐튼 라군으로 가서 자리를 잡았다.

그런데, 막상 라군에 와도 불꽃이 어느높이까지 올라가서 얼마만큼의 폭으로 터질 것인지 가늠할 수가 없었다. 광각이었다면 이러한 우려에서 조금은 자유로울 수 있었겠지만, 일반렌즈라 화각을 설정하는 것이 애매했다.

어쨌든 아래의 사진처럼, 건물과 함께 대충 하늘에 여백을 만들어 놓고 삼각대를 고정시켰다.


 #2. 위치 선정과 각도 설정이 중요하다.

막상 불꽃놀이가 시작되니, 예상 위치보다 훨씬 높은 곳에서 불꽃이 피어나고 있었다.




그래서 얼른 삼각대에 고정된 카메라 각도를 수정했다.


여전히 잘려서 다시 수정했다.


이제 불꽃이 찍히긴 하는데, 뭔가 잘린 기분이다. 


세로로 세워보았는데, 다시 불꽃이 잘린다.


하지만 이미 늦었다. 불꽃놀이는 어느새 끝나버렸다.



#3. 반복하면 더 좋을 사진을 얻을 수 있다. 부지런해야 한다.

계속해서 아쉬움이 남는 사진만 찍으니 약이 올랐다. 내가 가진 렌즈로는 라군 근처에서는 마땅히 찍을만한 곳이 없었다.  서쪽으로 좀 걸어와서 아웃리거 호텔쯤에서 찍으려니 배경이 별로일 것 같고, 원래 찍었던 장소에서 좀 뒤로 물러나 찍으려니 역시 주차장 때문에 별로인 것 같았다.

그래서 그 다음 주엔 배경으로 호텔과 바다를 넣을 수 있는 알라모아나 비치파크로 갔다.
그랬더니 웬걸.. 로컬들은 다들 알라모아나 비치파크에서 자리깔고 고기 구우며 금요일 저녁을 불꽃놀이 감상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일상이었다.







이 날은 유난히도 바람이 많이 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불꽃모양도 휘기도 했지만, 삼각대에 고정한 카메라도 가끔씩 흔들릴만큼 바람이 많이 불었다. 불꽃놀이를 위해선 셔터 스피드를 늦춰야 했는데, 센 바람때문에 사진이 흔들린 게 몇장 있었다. 좋은 사진을 위해선 날씨(환경)도 도와줘야 한다.

배경 건물들이 좀 어둡게 찍힌 거 같아, 다음 주를 기약했지만 '내가 사진가도 아니고 왜 불꽃놀이 사진을 열내며 꼭 찍어야 하나'라는 자기 합리화에 빠지며 불꽃놀이 사진은 이게 마지막이었다. 


느낀 점, 세줄 요약.

1. 사전 준비를 잘 해야 한다. (삼각대,적당한 카메라,적당한 렌즈 같은 준비물 뿐만 아니라, 셔터 속도,ISO 같은 카메라 세팅, 그리고 화각이나 촬영위치 등에 이르기까지)

2. 반복하면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좋아진다. 

3. 주변환경도 도와주면 금상첨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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