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기타

피지여행, 하와이와의 비교 등 몇가지 느낀점들

오토앤모터 2012. 7.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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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피지여행에서 노트에 기록한 몇가지 느낀 점들을 중심으로 소개해 본다. 

 
*낮비행과 밤비행

피지를 가는 대한항공의 직항편은 갈 때와 올 때의 비행스케줄이 정반대다. 피지로 가는 KE137편은 저녁 7시반에 출발하여 다음날 아침8시반 경(시차제외 9시간)에 도착하고 , 돌아오는 KE138편은 아침 9시55분에 출발하여 다음날 저녁7시에 도착(시차제외10시간)한다.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다녀본 사람들은 공감하겠지만, 영유아를 데리고 비행기를 탄다는 건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다행스럽게도 첫째와 둘째 모두 가장 고통스럽다는 이착륙시에도 여태까지 비행기에서 자지러지게 울거나 칭얼댄 기억이 없다. 특히 첫째는 만3세가 되는 시간동안 국내나 일본 같은 단거리를 포함하여 유럽,하와이,피지 등 4번의 장거리노선을 소화했는데, 늘 얌전하게 보내 승무원들에게 귀여움을 독차지했다. 둘째 역시 두번째 장거리 비행인데 성향이 비슷해서 다행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태까지 아이를 데리고 여행을 떠나는 것을 크게 주저하지 않은 듯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10시간의 피지에서 돌아오는 낮비행은 부모로써 고역이었다. 한창 움직일 시기에 자리에 가만히 앉아있게 하려니 아이도 힘들어 하고, 부모도 힘들다. 기내 엔터테인먼트의 뽀느님(뽀로로)과 현명한 아내가 준비해간 스티커북 등 간단한 놀잇감들이 이 때엔 큰 도움이 되었다.

반면 피지로 향하는 KE137편은 경우 굉장히 편했다. 첫째 아이의 경우, 오후3시까지 어린이집에서 하루일과를 마치고 픽업하여 바로 공항으로 향했다. 이륙 후 첫번째 식사 후, 뽀로로를 보면서 순식간에 잠들었다. 둘째 역시 마치 수면제를 먹인 것 처럼 바로 잠들어서 9시간의 비행시간이 짧게 느껴졌다. 여기에는 승무원의 도움도 컸다. 커튼을 친 우리 구역에 조명을 최대한 일찍 끄고 최대한 늦춰서 켜주는 배려 덕분에 아이들이 쭉 길게 잘 수 있었다. 

*공항에서의 배려

피지공항은 정말 시골스러운 공항이다. 입국수속장도 조그마한데, 그래서인지 많은 사람이 아님에도 입국수속이 오래 걸렸다. 보통 국제공항에서 통용되는 유아동반객에 대한 배려가 없어서, 아직 문화적으로 많이 성숙하지 않은 탓인가 했는데, 내국인줄이 비자마자 먼저 수속해주는 배려 문화를 여지없이 보여주었다. 아이들과 외국을 여행하면, 공항,박물관,음식점 등 공공장소에서 이러한 배려 문화의 덕을 심심치 않게 본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을 다닌다는 게 힘들긴 하지만, 이런 배려 문화를 체험할 때면 감탄하기도 하고 또 용기도 얻는다.



*하와이와 다른점

하와이와 피지는 비슷한 점이 꽤 있다. 태평양의 폴리네시안 섬이라든가 비행 소요시간이라든가 느낄 수 있는 분위기도 비슷하다. 그래서 비슷한 하와이와 피지를 서로 비교해 보자면, 피지 쪽이 좀 더 원시적인 분위기가 난다. 하와이의 빅아일랜드나 마우이 섬과 비교해봐도 확실히 그렇다. 개발이 덜 된 그런 느낌. (국력의 중요함을 새삼 느꼈다.이에 대해선 다음편에 또 얘기하자.) 

피지엔 6월에 왔는데, 남반구 계절상으로는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분위기다. 날씨가 저녁으로는 좀 춥다. 추위를 타는 편이면 긴팔 긴바지는 필수일 듯 하다.

일단, 하와이에서는 창문을 열고 자도 눅눅한 느낌과 숙소에서는 모기 등 벌레의 위협은 없었는데, 피지는 그러기에는 좀 춥고, 눅눅하고, 베란다의 방충망도 꼭 쳐야 했다. 하와이는 연중 내내 무역풍이 불어서인지 눅눅한 습한 느낌이 없는 반면에, 피지는 눅눅한 느낌이 있다. 하와이에서는 수영하고 와서 수영복을 걸어놓으면 다음날 사용해도 빳빳했는데, 피지에선 여전히 축축했다.



바다는 피지가 좀 더 아름다운 편이다. 뭐랄까. 피지의 바다는 화장 안한 천연 미인이라면, 하와이는 본판도 이쁘긴 하지만 그래도 살짝 고치고 이쁘게 꾸민 미인이랄까? 물가에만 가도 눈으로 물고기를 볼 수 있고, 물고기들도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는다.

또 피지는 휴양에 중점을 둔 여행이라면, 하와이는 휴양과 관광에 모두 적합하다. 하와이는 바다 등에서의 액티비티 등도 풍부하고, 바다 외 시내에서 놀거리,볼거리,살거리 모두 풍부하다. 작년 두 달간 머물렀을 때에도 하루하루가 가슴 뛰고, 새로웠고, '일주일만 더 있을까' 생각을 할 정도였다. 피지는 사정이 좀 다르다. 리조트만 나오면, 마치 다른 세계가 펼쳐진다. 미개발국가의 모습이랄까. 때문에 휴양에 집중할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해서 결론은 피지에 갈 땐 책 몇 권을 가져가자.



물가를 보자면, 역시 피지가 저렴하다. 특히 식비가 그렇다. 하와이에서는 대가족이 식사를 할 때면 식당에서 팁 비용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었는데, 피지는 룸서비스를 주로 시켰음에도 하와이에서보다 훨씬 적었다. 언뜻 생각하기로는 20~30%는 절약한 것 같다.

하와이나 피지 모두 매우 친절한 편이지만, 종류가 좀 다르다. 하와이의 경우 기본적으로 서비스 정신이 바탕이 되어 있다면 피지는 순박함 순수함을 기반으로 한 차이다. 서비스 개념에서 보면 피지는 좀 부족한 부분이 있긴 하다. 예컨대 사람들이 여유가 있는데, 호텔 종업원까지 여유로와서 주문을 하면 일반적인 기준으로 굉장히 늦다. 그래도 큰 불만이 없는 것이, 피지에 도착하면 시간이 굉장히 천천히 가는 느낌이라 금방 적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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