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컬럼

2011년엔 '수입차'가 국산차보다 더 싸진다!?

오토앤모터 2011. 1. 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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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만 보고서 '아, 한미 FTA얘기하려나 보다'하실 분들도 있을텐데요. 오늘 제가 얘기할 내용은 다른 겁니다.
개인적으로 2011년에 수입차 시장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하는 신조어와 현상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수입차 디스카운트'입니다.

그동안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서 수입차들은 '수입차'라는 이유만으로 브랜드 이미지나 가격 모두  '프리미엄'의 혜택을 입었습니다. '수입차'는 '국산차'보다 당연히 좋을 것이고, '수입차'는 당연히 '국산차'보다 비싸다라는 인식 때문입니다.
덕분에 그동안 국내에 진출한 수입차들은 이러한 '프리미엄'의 혜택을 십분 활용했습니다. 해외에서 국산차와 경쟁하거나, 혹은 못한 평가를 받는 수입  대중 브랜드조차 '수입차 프리미엄'의 혜택을 톡톡히 누렸죠. 다만, 신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가격을 무섭게 올리붙이는 국산차업체들과 치열해지는 수입차 시장 덕에 국산차와 수입차 간의 갭은 크게 줄어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생각해 볼때 2011년의 수입차 시장의 화두는 '수입차 디스카운트'가 아닐까 합니다. 정말 기존 상식으로는 믿기지 않겠지만 '수입차이니까, 가격이 떨어지는 현상'인 수입차 디스카운트는 분명 일어날 거라고 조심스레 예측해 보는데요. 제 생각엔 그 최초의 직격탄을 맞는 것은 포드 코리아가 되리라 봅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는 올해 GM대우가 런칭하는 브랜드, 시보레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보죠.
포드코리아가 내놓은 머스탱은 가격이 4200만원입니다. 반면 GM대우가 내놓을 시보레 카마로의 경우 대략 비슷한 가격에 포지셔닝했다고 칩시다.(현재로썬 훨씬 저렴한 3천만원대 중후반의 가능성이 농후합니다.)
머스탱과 카마로. 매니아나 개인 스타일에 따라 평가나 호불호가 약간씩 다를 순 있겠지만, 일반적인 기준으로 보면 비슷한 급,비슷한 성격,비슷한 가격의 경쟁차입니다.

아메리칸 머슬의 상징, 포드 머스탱

트랜스포머로 잘 알려진 시보레 카마로의 부활



그런데요, 포드를 살펴보면 국내 서비스센터도 많지 않습니다.오너들 사이에서도 서비스 만족도가 그리 높지 않은 브랜드로 알려져 있기도 합니다. 아마 지방으로 가면 더할 겁니다. 지방의 경우, 거점 도시까지 이동하면서 A/S를 받아야 하니까요. A/S는 모든 수입차 업체들의 아킬레스건이기도 합니다.
반면 시보레 카마로는 어떨까요? GM대우의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보다 나은 사후 서비스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GM대우의 기존 서비스 인프라를 적극 활용할 것은 당연한 얘기고, 투자되는 자본력 역시 일개 수입차 임포터와 자동차 생산업체는 비교할 수 없으니까요. 아무리 최악의 경우를 생각하더라도 현재 포드의 A/S보다는 나은 서비스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그럼 같은 가격에 확실하게 더 나은  사후 서비스의 보장이라면요? 당연히  소비자의 선택은 시보레 카마로 쪽으로 기울지 않을까요?

그렇게 된다면 단순한 시장논리상으로 따져 보자면, 포드 머스탱이 더 좋은 이미지,확실히 나은 성능을 가지지 않는 이상, 소비자의 선택을 이끌어 내기 위해선 카마로보다 낮은 가격에 팔려야 할 겁니다. 명색이 수입차이지만 제품이 고만고만하다면, 수입차가 가진 약점 때문에 더 싸게 내놓아야하는  이른바 '디스카운트 현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입니다.

사실 포드의 볼륨카라고 할 수 있는 토러스 역시, 이번에 GM대우의 알페온의 영향이 없지않아 있을겁니다.
GM대우가 내놓은 알페온은 아시다시피 해외에서는 뷰익 브랜드의 라크로스로 팔립니다. 두 차를 타보면, 차량이 추구하는 바나 소구고객 층의 어느 정도 겹치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네, 차량의 특성도 비슷하고, 가격도 비슷합니다. 전형적인 미국차 스타일 그대로니까요. 토러스에 음성인식기능인 씽크나 액티브 크루즈 컨트롤 등 첨단기능 몇몇이 들어간 것을 제외하곤 특출난 것도 없습니다. 어쩌면 이런 첨단 기능이 들어갔음에도 알페온과 비슷한 가격인 것을 보면, 이미 '수입차 디스카운트'에 해당된다고 봐야할 지도 모릅니다. 단순히 수입차라고 토러스를 구입할 이유가 없는 거죠.

포드의 볼륨카, 토러스

해외에선 뷰익 라크로스로, 국내선 GM대우 알페온



이러한 공식이 일반화되면, 직접적인 비교대상인 미국 브랜드 뿐 아니라 특색 없는 일부 일본계 브랜드들도 애를 먹을 겁니다. 현대기아에 비해 특별한 것 없는 브랜드 이미지에, 제품(자동차 모델) 역시 아무런 개성이 없다면, 팔릴 이유가  없습니다. 제 방식대로 얘기하자면, 이른바 '무색무미무취의 모델'들은 눈물을 머금고 국산차보다 싸게 팔아야 할텐데요. 적응하지 못하는 일부는 퇴출될 것이고, 일부는 브랜드의 특색이나 제품의 특색을 이용하여 살아남거나, 혹은 수입차 디스카운트 현상에 적응하여 저렴한 수입차 시장을 공략할 수 도 있을 겁니다.  국산차 가격이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는 것도 이들이 살아남는데 어느 정도 도움을 줄 거고요.

어느쪽으로나 소비자 입장에서는 해피한 2011년이 아닐까 합니다. 폭넓은 선택권이 주어지는 것이니까요. 단지 이건 제 예측이니만큼 단정짓기 보다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하겠죠. <쉽고 재밌는 수입차 이야기 & 라이프 - 오토앤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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