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솔직담백시승기

솔직담백한 현대 신형 투싼 시승기

오토앤모터 2015. 4. 13.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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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풀체인지한 신형 투싼 1.7 디젤 모델을 시승했다.

현대 신형 투싼은 개인적으로 큰 기대를 가졌던 모델이기도 하다. 개인적으로 2013년말 이후로 현대가 선보인 풀체인지 모델들-신형 제네시스와 신형 소나타가 이전 모델과 비교했을 때, '격의 상승'내지 '현대차의 변화'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이번 투싼의 시승이 굉장히 기대가 큰 것이 사실이었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 지난 일주일의 시승 기록을 남겨본다.


외관

신형 투싼에 굉장한 기대감을 가지게 한 것은 외모도 한 몫을 했다고 본다. 혹자는 '베이비 싼타페'라고 부르는데, 최근 자동차 브랜드가 그러하듯 패밀리룩이란 대세를 따라가고 있다. 브랜드의 차들이 비슷비슷해지는 '패밀리룩'에 대해 긍정적인 이야기도 있고, 부정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일단, 상위 차종을 닮은 하위 차종 입장에서는 나쁠 것 없다고 본다.

디자인은 늘 얘기했듯이 개인적 호불호지만, 나는 마음에 들었다. 이전 모델과도 완전한 차별화를 이루면서도 세련되었고, 현대 최근 디자인 아이덴티티도 잘 살려내었다.


전면부는 상위 모델인 싼타페를 연상케 한다.


단정하게 떨어지는 사이드 라인


차량 곳곳에 LED램프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 눈에 띈다.



내관

디자인에 대한 개인적인 호평은 외관에 이어 실내에서도 이어진다. 풀체인지하면서 현대의 새로운 인테리어 디자인의 흐름에 맞춘 것이 느껴진다. 확실히 일관성 있다. 

요 근래 i30, i40, 벨로스터, 소나타 터보, 2015 제네시스를 탔는데, i30, i40, 벨로스터는 실내 디자인과 버튼 배치, 조작 등이 중구난방이었던 반면, 소나타 터보, 제네시스는 큰 틀에서 비슷했다. 이러한 통일감은 확실히 운전자에게 새롭지만 뭔지 모르게 느껴지는 편안함을 선사한다. 실제 유용성 측면에서도 신차이지만 운전자가 각 기능에 조작도 큰 불편함 없이 유추하고 사용하고, 적응한다.

이러한 실내 디자인에 대한 통일감은 투싼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다만 소재에 있어서 원가절감 흔적이 보인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굉장히 이상하게 느껴지는 것이 예를 들어, 센터페시아에서도 어떤 부분에는 소재도 좋고 신경을 쓴 반면, 어떤 부분은 싼티가 확나는 소재를 써서 의아했다.

그래서 이러한 이상한 부분(!)이 1.7 모델만 그런지, 2.0 모델도 그런지 궁금해졌다. 만약 1.7 디젤 모델만 그렇다면 분명 이는 1.7모델 자체가 경쟁차와 대결을 펼치기 위해 싸게 내놓은 흔적일 것이고, 아니라면 개선의 여지가 있다. 안 그래도비싸게 파는데 일치된 고급감을 주는 소재로 개선할 필요가 보였다.(그래서인지 새차 냄새도 확 느껴졌다.)


실내 디자인은 최근 현대차의 큰 흐름을 잘 따르고 있다.


곳곳에 포인트를 주었는데 인상적이면서도, 소재가 문제인 부분이 보였다.


트렁크 공간도 꽤 넓었다.



성능

성능에서 가장 먼저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은 안타까운 핸들링 감각이다. 

'핸들링이 이렇게 중요할 줄이야'라고 생각될 만큼 개인적으로 실망이 컸다. 처음엔 투싼의 시승감이 썩 인상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했는데, 알고보니 다 핸들링 때문이었다. 고속 주행을 해보고서야 차의 전반적인 퍼포먼스 문제가 아니라, 핸들링 감각이 그렇게 느끼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투싼 자체는 고속 주행 안정성도 일품이었고, 약간 통통 튀긴 하지만 하체도 나쁘지 않았고, 종합적인 밸런스도 좋았다. 

그런데 이 모든 주행 밸런스를 핸들링 감각이 다 깎아 먹는 기분이다. 운전자가 차에 있는 동안 거의 상시로 조작하는 것이 스티어링휠이다. 그런데 뭐랄까. 투싼의 핸들링 느낌은 한타이밍 늦은 둔한 느낌이랄까. 답답하고 멍청하게 느껴질 뿐 아니라, 차체의 거동까지 불필요하게 무거워지는 듯한 인상이다. 무게 중심이 높은 SUV인만큼, 이런 둔한 조작감이 세단에 비해 배가 되는 기분이다. (논외의 이야기지만 분명 현대가 할 줄 몰라서 그런건 아닌 것 같다. 예컨대, 얼마전 탄 신형 쏘나타 터보의 핸들링의 경우 깜짝 놀랄 정도로 쫄깃쫄깃하고 단단한 감각을 보여줘서 나도 모르게 미소가 지어졌던 경험이 있다.)

변속기는 7단 DCT가 들어가 있다. 1.7디젤과의 궁합은 나쁘지 않은데, 꽉 짜여져 절도 있는 스포티한 느낌은 주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당연히 패들시프트도 없다. 그렇다면, DCT를 스포티한 감각보다는 연비를 중점을 맞춰 채용했단 뜻인데, 사실 연비도 1.7디젤 치고는 인상적인 수준은 아니었다. 리터당 13-15km로, 경쟁 모델로 내세우는 수입 디젤 2.0 수준이다.

더 하고 싶은 얘기는 역시 디젤의 소음과 진동. 달달달달, 갈갈갈갈 거리는 현대 디젤의 특유의 소리는 화물차를 연상케 한다. 특히 투싼의 경우 2000rpm이상 올라가면 소음과 진동과 함께 차가 울리는데, 현대 디젤차의 밑천이 드러나는 기분이다. 한 2주 전 시승한 아이포티나 써티도 소음과 진동은 어느정도 있었지만, 이런 울림은 없었다. 내가 시승한 차만의 문제인지, 1.7의 전체의 문제인지 모르겠다. 전체의 문제라면 개선이 필요하다.


디젤 엔진의 소음과 진동, 그리고 2000rpm이상 넘어갈 때의 울림은 개선의 여지가 보인다.


전반적인 주행성능은 사실 좋았다. 특히 고속 주행 안정감.


다만, 이러한 종합적인 주행 밸런스를 깎아먹는 것이 핸들링 감각이었다.



총평

실내 소재, 소음진동+울림, 새차냄새, 핸들링 감각...

불만을 잔뜩 써놓은 것 같지만, 그 외에는 만족스럽다. 경쟁 국산 모델 대비해서는 충분한 상품성을 갖추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현대차 쪽에서는 경쟁 수입차로 티구안을 얘기했던데, 개인적인 상품성 비교를 하자면 압도 당하는 항목도 있고, 반대로 압도하고 있는 항목도 존재한다. 예전처럼 두 차라는 선택지를 놓고 보았을 때 일방의 경기는 아닌 것 같다는 뜻이다.

현대차가 한발 더 성장하기 위해 '모던 프리미엄'이란 키워드를 내걸었다. 

개인적으로 현대차가 차를 만들 때 원가절감과 프리미엄이라는 두 가지 가치가 상충한다면, 계속해서 프리미엄의 가치를 일관되게 선택해 나갔으면 한다.(어쩌면 투싼도 일관되지 않아서 두가지 소재가 난립했을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원가절감을 포기해서 가격이 올랐을 때에 소비자들의 원성은 불보듯 뻔하다.

또한 실구매자들은 이렇게 고민할 것이다. '과연 현대차를 이 가격을 주고 사는 것이 맞나'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정한 '모던 프리미엄'을 이루기 위해서는 품질로 이해시키고 설득해 나가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그럼 언젠가는 '현대차=모던 프리미엄'을 인정하는 사람들이 차차 생겨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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