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컬럼

수입차란 당신에게 무엇입니까?

오토앤모터 2008. 2. 25. 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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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0만원짜리 수입차를 1억 넘게 주고 샀다? 왜 뻥쳐!!??
얼마전 있었던 실화입니다. 곧 결혼할 제 여자친구가 묻더군요.

"오빠, 그 차 뭐지? 크라이슬러 중에 세단인데..어쩌구 저쩌구.."

설명을 들으니, 300C 모델인 것이 분명했습니다. 보통 여자들이 자동차에 관심이 없는 반면에 제 여자친구는 제 덕분인지 많은 차종과 브랜드를 아는 편입니다. 300C라고 얘기를 하니, 그차가 얼마쯤 하냐고 되묻더군요.

"음...한 4000~6000만원 대일껄? 그런데 왜?"

"그치그치? 우리 약국에 손님이 왔는데, 300C를 가지고 왔었거든. 그런데 직원 중에 한명이 그차를 보고 좋아보인다고 얼마냐고 물어봤더니, 글쎄 1억 넘게 줬다지 뭐야..."

혹시 300C와 비슷한 벤틀리와 혼동한 게 아니냐고 물었더니, 분명히 크라이슬러 였다고 하더군요.

분명 그 손님은 엄청난 바가지를 쓰지 않은 이상 허풍을 떤 것이 틀림이 없을 겁니다. 그 손님은 왜 그런 허풍을 떨어야 했을까요? 단순한 과시욕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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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6900만원의 크라이슬러 300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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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억7천만원의 벤틀리 플라잉서퍼


국산차보다 저렴한 수입차, 그래도 눈치 보여..

또다른 예입니다. 갓 30대가 된 지인이 차를 바꾸고 싶은데 '제네시스'라고 합니다.  제 생각에는 '제네시스'보다는 같은 가격이라면 젊은 풍의 수입차 모델-예를 들어, BMW 3시리즈나 아우디 A4, 벤츠 C클래스 혹은 인피니티 G35 등-이 어떠냐고 물었습니다. 노티나는(절대적인 기준이 아니라 상대적인 기준입니다. 오해 마시길..) 제네시스보다는 30대에 잘 어울릴 것 같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그 친구의 대답은 '아버지가 국산차 타시는데, 아버지가 수입차로 바꾸기 전엔 곤란하지 않겠느냐'였습니다.

비슷한 가격인데-심지어 풀옵션의 제네시스보다는 저렴할 수 있을텐데- 제네시스는 되고 수입차는 왜 안될까요? 

여러분은 위의 질문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십니까? 


자동차 시장의 성숙화, 수입차 시장의 팽창기

분명 지금 우리는 자동차(수입차) 시장의 과도기, 급팽창기를 맞이하면서 그동안의 가치관들이 새롭게 재정립되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자동차 문화에도 4순환(Cycle)이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과정은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도입기입니다. 도입기,즉 자동차 개발 이후 처음 우리나라에 현대자동차가 문을 열었을 때 그리고 그 이후 한동안은 우리에게 '자동차'란 것은 '집'다음의 '재산2호'였습니다.집 다음으로 가장 비싸게 주고 사는 보물이기에, 남에게도 자랑하고 싶고 자동차가 있다는 것이 선망의 대상이기도 했고, 과시도 하고 싶었던 때가 있었죠.

하지만, 국민 소득이 만불을 넘는 등 사회가 성장하면서 자동차가 보다 대중화 되고, 1가구 1차량 시대를 맞이하게 됩니다.  이 때부터 국민 대다수의 인식은  '차'는 '보물2호'라기보다는 '차 그대로의 차'로 보게 됩니다.'이동수단'으로써 그 본질 가치를 평가하기 시작했습니다. '성장기'라고 볼 수 있겠죠.

3순환단계인 '성숙기'에서는 '자동차'를 취미생활의 일부라고 여기기 시작합니다. 1가구 2차량 혹은 3차량도 생기고, 메인카는 세단으로, 세컨드카는 가족나들이용 SUV나 드라이빙을 위한 스포츠카를 구입하기도 하는 것이죠. 물론 취미 생활을 즐기기 위한 제반 인프라-예를 들어, 튜닝/ 동호회/ 이벤트 / 자가정비-들도 크게 발달하는 시기입니다.

'쇠퇴기'에서는 자동차를 대체할 수 있는 혁신 수단이 개발되는 시기입니다. 하이브리드카 같은 새로운 기술을 기반으로 한 차일 수도 있고, 혹은 자가용 비행기일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텔레포트 같은 상상할 수 없는 새로운 개인 이동수단이 나올 수도 있겠죠. 탑리더들은 조금씩 이러한 대체수단을 찾게 되고요.


이같은 4순환기 구조로 본다면, 국내차 시장은 3순환기(성숙기)에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찌보면, 국산차 쇠퇴기의 대체수단으로 수입차가 늘기 시작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또한 수입차 시장은 1순환기(도입기)를 지나, 이제 막 2순환기(성장기)에 접어 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통계에 따르면 2007년 판매된 차량 100대 중 5대는 수입차라고 합니다. 실제로 강남대로나 논현동,압구정,청담동 일대에 가 보면 국산차 비율만큼 수입차가 도로를 채우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경험으로 서울을 동서로 나누어 보면, 올림픽대로를 타고 오다 이수교차로를 넘어가면서 마치 다른 세상에 온듯 수입차 비율이 눈에 띄게 늘더군요. )


수입차, 더이상 색안경 끼고 바라볼 필요 없어..
어쨌든 수입차 시장도 성장기에 들어선 만큼 수입차라고 해서 더이상 색안경을 끼고 볼 필요도 없고, 선망의 대상도, 차별의 대상이 될 이유도 없다고 봅니다. 국산차와 수입차의 가격차이는 점점 좁혀질 것이라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고, 선택의 폭이 다양해지는 만큼 수입차의 비중도 그만큼 높아질 테니까요. 정말 가까운 시일 내에 일어날 일들입니다.

물론 성장기이건 성숙기이건 차를 좋아한다는 분들이라면 언제나 Dream Car라는 것은 낭만처럼 가슴 한구석에 가지고 있겠지만.. 그 Dream car라는 것이 단순히 지금처럼 '가격'기준으로 생각되지는 않을 것 같네요.

[기획] 포르쉐 마음껏 타고, 포르쉐 바이러스에 빠져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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