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컬럼

스포츠카 애칭 '은빛 화살'의 원조를 아십니까?

오토앤모터 2008. 12. 26.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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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 벤츠의 스포츠카들, 아니 독일계 스포츠카의 경우 애호가들 사이에서 ‘은빛 화살(실버애로우)’이라는 애칭이 붙기도 합니다. 하지만, 세계 최초로 이러한 애칭을 가졌던 원조 ‘은빛 화살’은 따로 있습니다. 바로 50년여 전 생산된 메르세데스 벤츠의 레이싱카 300SLR이죠. 1955년 8기통의 3리터310마력의 엔진이 장착된 이 모델은 시속300km을 넘나들며 밀레밀리아, 타르가 플로리오 등의 주요 레이싱 대회에서 우승컵을 차지했습니다.

이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메르세데스 벤츠에서는 SLR 레이싱카의 도로용 쿠페 버전 출시를 시도했는데요. 하지만, 이 프로젝트는 여러 가지 이유로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조용히 어둠 속으로 사라졌습니다.

실버 애로우의 50년만의 부활
영원히 역사 속에 묻혀 있을 줄만 알았던 SLR쿠페 프로젝트는 그 후 약 50여년이 지난 2003년에서야 다시 빛을 발하게 됩니다. 메르세데스 벤츠와 F1 레이싱팀인 맥라렌에서 합작하여 'SLR맥라렌‘을 개발하여 발표한 것이죠.

사람의 손으로 직접 제작한 5.5리터의 수퍼차저 AMG엔진은 프론트 미드쉽에 장착되어 무려 626마력, 79.6kg.m토크의 힘을 냅니다. 이와 함께 알루미늄 서스펜션, 카본 파이버로 제작된 차체 등 초경량화가 이뤄진 덕에 제로백은 3.8초에 불과합니다. 시속 200km를 내기까지 걸리는 10.6초로, 보통 중소형차가 시속100km에 도달하는 시간입니다.

SLR 맥라렌은 F1 레이싱 기술이 접목된 고성능의 수퍼 스포츠카로써 주목을 받기도 했지만, 당시 매우 파격적인 디자인으로 평가받기도 했습니다. 특히 실제 화살을 연상케 할 정도로 극단적으로 긴 차의 앞부분과 측면에 장착된 머플러 등이 대표적인 케이스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 50여년 전 세계 최초로 선보였던 300SLR의 걸윙도어(위로 여는 문)를 장착하고, 벤츠 고유의 트윈 헤드램프 적용하는 등 벤츠로써의 고유의 멋도 그대로 살렸습니다.

이렇게 탄생한 SLR 맥라렌은 출시5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세련된 디자인으로 느껴질 정도이니, 당시 이러한 디자인에 대한 놀라운 반응을 예상해 볼 수도 있겠죠.

45만 달러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SLR맥라렌은 재벌이나 세계적인 영화배우,스포츠 스타 등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에서 수집 대상이 되기도 했습니다. 특히 올해 여름 프랑스에서는 성능을 한층 업그레이드한 ‘SLR맥라렌 722에디션’을 공개하기도 했는데 ‘722에디션’의 의미가 재밌습니다. ‘722’의 뜻은 300 SLR이 1955년 밀레밀리아 레이스 우승했을 당시에 레이싱 출발 시각인 7시 22분에서 유래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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