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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드한 르노삼성 SM7, 여전히 잘 팔리는 이유는?

오토앤모터 2018. 10. 10.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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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남해에서 열린 시승회에서, 풀체인지한 SM7을 만났을 때 꽤나 감명 깊었다. 

당시에만 해도 생소한 독립 3존 풀오토 에어컨, 비행기 VIP시트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에이비에이션 헤드 레스트, 마사지 시트, 스마트에어백, 큼지막한 패들 시프트까지. 
특히나 준대형의 차량임에도 남해의 와인딩코스를 흐트러짐없이 주파하는 스포티한 주행성능에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다. 2열의 승객을 소홀히 하지 않으면서도 차량의 동력성능은
오너 드리븐 성향까지 갖춘 셈인데,  때문에 '(풀체인지 이전의) SM7은 SM5에서 길이만 늘린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쏙 들어갈만큼 차별성과 르노삼성의 기함으로써 호평을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리고 7년이 지나 SM7 LPi를 시승해 볼 기회를 가졌다. 모델명에서 유추할 수 있듯 LPG가스를 동력으로 하는 모델이다.

7년 만에 만난 SM7의 첫인상은 역전의 용사를 만난 느낌이랄까. 노회한 이미지가 강했다. 7년 전 세련되게만 보였던 외관과 실내 구성은 갓 뽑은 신차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세월이 느껴졌다. 7년여 동안 자동차 기술의 발전이 컸다는 이야기이기도 하지만, SM7 자체에도 큰 변화가 없었다는 이야기도 되겠다.


LPi모델은 SM7가 큰 변화 없이도 현재에 이르기까지 명맥을 유지하는데에 공헌이 크다. LPG 가스를 사용하는 모델로 준대형차 시장에서 경쟁차들에 비해 탁월한 경제성을 어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LPG 차량이 장애인,택시 뿐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구매 가능하도록 규제를것이란 이야기가 들리는 만큼, 어쩌면 더 많은 SM7을 거리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신차가 쏟아지고, 하루가 다르게 신기술이 선보이는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SM7이 큰 변화 없이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와 같은 궁금증들은 SM7 LPi모델을 타면서 하나 둘 풀리기 시작했다.

우선 LPG 연료비가 가솔린,디젤에 비해 훨씬 저렴하다. 즉 유지비가 적다. LPG 차량의 특성상 엔진오일 교환도 내연기관차에 비해 주기가 긴 등 경제성이 뛰어나다.



유지비 뿐만 아니라 가격도 마찬가지. 할인을 받지 않은 SM7 LPi의 가격대는 2300~2500만원 사이다. 준중형 세단도 2000만원 중반을 바라볼 만큼 자동차 가격이 올라온 시점에서 준대형 세단치고는 매우 착한 가격이다.

저렴한 구매 비용과 유지비, 준대형의 여유로움까지..

사람마다 차량을 구매할 때 여러가지 요소를 따져본다. 어떤 이는 브랜드나 타인의 시선을 중요시 하고, 어떤 이는 차량의 주행 퍼포먼스, 신기술과 같은 내재적 가치를 따지기도 한다. 또 어떤 이는 디자인을 따지기도 한다. 그 중에서도 경제성이나 실용성 혹은 가성비에 초점을 맞추는 이도 있다.

SM7 LPi모델은 후자, 즉 경제성과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이들에게 더할나위 없이 좋은 차다. 2천만원 초중반의 가격대에 준대형의 여유로움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SM7은 사실상 이러한 니치마켓을 대상으로 하고 있고, 이 시장에서 여전히 매력적이기에 단종이 되지 않고 있고 꾸준한 판매량을 보인다고 추측해볼 수 있겠다.


LPG차량의 최대 단점은 트렁크 공간의 부족이다. 일반 택시의 트렁크를 열어보면 확인할 수 있는데, 트렁크의 절반 정도를 LPG가스를 저장하는 가스통이 차지하기 마련이다.

반면 SM7 LPi의 트렁크 공간은 내연기관 모델과 다를 바 없다. 비결은 스페어타이어 공간에 맞는 LPG저장장치를 개발한 것. 덕분에 넓직한 준대형의 트렁크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실내 공간도 준대형 세단답게 여유롭.


1열에 걸쳐 2열까지 준비된 파노라마 선루프는 2열의 승객에게도 탁월한 개방감을 선사한다. 비록 수동이긴 하지만, 2열의 선루프의 개폐조절은 2열에서 가능하다.


SM7 LPi를 타면서 인상적인 기능을 꼽으라면 사각지대 방지장치다.

이 기능은 운전자가 사이드미러로 확인하기 힘든 위치에 차량이 있을 경우 경고등을 통해 운전자에게 차량의 존재를 알린다.

최근 출시되는 대부분의 차량이 이 기능을 장착하고 있는데, SM7 LPi가 유난히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경고등의 위치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각지대 경고등은 사이드미러에 장착되어 있다.  그런데 운전을 하다보면, 상황에 따라 이 사이드미러의 경고등이 눈에 확 들어오지 않을 때가 있다. 

반면, SM7 LPi의 경고등은 차량 내부 A필러 모서리에 장착되어 있는데, 시인성이 굉장히 좋다. 시인성이 좋을 뿐 아니라 굳이 사이드 미러쪽을 바라 보지 않아도 사전 경고가 되니 굉장히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는 LPG차량을 장기간 운전해 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때문인지 처음 체험한 LPG 동력 성능만큼은 아쉽게 느껴질 수 밖에 없었다.

일단 기본적인 소음과 진동이 크다. 여기에 주행퍼포먼스도 떨어지는 편이어서 엑셀레이터를 깊이, 그리고 더 자주 밟아야 한다. 때문에 소음과 진동이 더욱 강해지는 것은 물론이다.


흔히 말하는 치고 나가는 맛이 없어서, 적극적인 운전과는 맞지 않는 차다. 

앞서 언급했듯, 가성비,경제성,실용성을 중요시하며  '차는  단지 이동수단이고, 안전하게 다니면 됐지' 정도인 운전자들은 무리가 없을 지도 모르겠다. 

연료비는 싸지만, 계기판을 보고 있으면 연료게이지가 빠르게 줄어든다. 풀탱크를 채웠을 때 찍히는 주행가능거리는 330km. 번거롭지만 그만큼 자주 충전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잘 달리지는 못하지만, 거동만큼은 역전의 용사, SM7 그대로다. 준대형의 차체임에도 핸들링도 좋고 뒤뚱거림도 느껴지지 않는다.



신차 임에도 불구하고, 구식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럼에도 여전히 SM7 LPi의 강점- 저렴한 구매비용,유지비용,준대형의 여유로움은 쉽사리 가려지지 않는 것이 SM7 LPG모델의 매력 포인트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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