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솔직담백시승기

90마력 르노 클리오의 장점과 단점

오토앤모터 2018. 6. 28.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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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토앤모터입니다.

클리오는 르노 브랜드 런칭과 함께 국내에 첫 선을 보인 차입니다. 그만큼 의미가 남다른데요, 실제 클리오는 르노의 소형차면서 르노를 대표하는 베스트 셀링카입니다.

아빠차 입장에서 다뤄보자면, 사실 이 차는 패밀리카로는 좀 부족한 느낌이죠. 3인 가구 이상이라면, 생활 속에서 공간의 부족을 쉽게 느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클리오가 유럽에서 다년간 베스트셀링카 위치에 있었던 것은 충분한 다른 매력이 있어서라는 뜻이겠죠.

그 매력은 뭘까요?

저는 클리오 시승을 한 일주일 동안, 아이들 셋을 데리고 강원도로 가족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원래 잡혀 있던 계획에 클리오 시승이 겹치면서, 어쩔 수 없이 클리오를 타게 되었는데요.

'어쩔 수 없이'란 표현을 쓴 이유는, 장거리 여행에 클리오가 달갑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네, 클리오의 작은 차체와 출력 때문에 왠지 모를 불안함과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았거든요.

짐은 2박3일 코스에 여름이라 짐의 부피가 거의 없어서 트렁크에 여유있게 실을 수 있었습니다.


클리오의 제원상 출력은 90마력입니다.

90마력. 2~300마력의 고출력 차량이 중형세단 시장을 속속 차지하는 가운데, 90마력이란 수치는 답답하게 느껴집니다. 저도 그랬습니다. 고속도로에서 괜한 스트레스 받는 거 아닌가 싶었죠. 

르노의 90마력 엔진은 이전에도 경험한 바 있습니다. QM3가 그랬는데요. '연비 위주의 세팅. 그래서 운전은 좀 답답하고 재미없겠다'라고 생각했는데 QM3는 제 예상과 꼭 맞았습니다. 

그런데요. 르노 클리오는 다르더군요. 90마력의 아쉬운 갈증은 딱 2가지 상황 정도였습니다

첫번째는 고속도로에서 추월가속할 때입니다. 개인적으로 좀 다이나믹한 드라이빙을 즐기는 편입니다. 때문에 고속도로에서도 추월을 많이 하는 편이죠. 보통 추월가속을 할 때에는 완전히 추월하여 차선 진입까지 5초 정도로 끝내는데요. 추월을 얼마나 부드럽게 잘하느냐는 차량 성능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아무래도 차량 성능이 떨어지면, 추월 시간이 늘어지기 마련이고, 상대방이 가속이라도 하면, 추월할 공간이 없어져 애매해져 버리죠. 클리오를 타면서 이런 애매한 순간들이 있었습니다. 앞선 차량이 좀 답답하긴 한데, 막상 추월하려니 성능상 좀 시간이 걸려 애매한 순간들 말이죠. 하지만, 흐름에 맞춘 주행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습니다. 시속 150km까지는 흐름에 맞춰 쉽게 가속도 되었구요.

두번째 상황은 좀 아이러니한데요. 클리오의 진가가 드러나는 구간은 구불구불한 구간의 국도입니다. 스티어링휠을 돌리면 찰지게 반응을 하는데, 일반적인 세단의 경우 스티어링휠을 돌리면 찰나이긴 해도 약간의 딜레이가 느껴진다거나, 내가 돌리는 것보다 느리고 무디게 움직이는 경우가 있죠? 그런데 클리오의 반응은 정말 기민합니다. 그동안 잊고 있었던 운전의 재미를 다시 일깨워주는데요, 여기서 출력이 아쉬움이 생겨납니다. '아...조금 더 밀어붙여보고 싶은데...'하는 욕심이 뭉클뭉클 생겨납니다. 차체와 차대, 핸들링과 라이딩은 아직 여유있고 충분한데, 엔진 때문에 한계를 확인할 수 없는 아쉬움. 아니, 뭔가 봉인되어 있는 느낌이랄까요? 

펀드라이빙을 르노에서 강조했는데, 실제 운전 자체가 재밌는 차가 클리오였습니다. 강원도까지 장거리 여행 내내 모처럼 운전이 지루하지 않았습니다. 이 가격대의 동급 차종 중에 이만한 재미를 주는 차가 또 있을까요?  


LED헤드라이트도 눈에 띄는 옵션입니다. 개인적으로 할로겐에서 제논 램프로 넘어왔을 때 야간 운전이 눈이 확트이는 느낌보다, 제논에서 LED로 넘어왔을 때 시원한 시야 느낌이 더 큽니다. 클리오가 동급의 경쟁차종에 비해 옵션으로 승부하는 차종은 아니지만, LED헤드라이트는 분명 앞서는 요소입니다.   

해치백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겠네요. 우리나라를 '해치백의 불모지'라고 평하곤 하는데요. 실제 실용성을 중시하는 유럽쪽에서는 세단보다 해치백,웨건 형태의 차들이 눈에 많이 띕니다. 

하지만, 국내에선 '짐차'처럼 인식되어서인지 이런 투박스형태의 차들이 인기를 끌지 못했습니다. 그나마 수입산 해치백들도 대거 선보이고, SUV도 고급화가 이뤄지면서 이런 인식들이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는데요.

해치백이나 웨건 형태의 차들이 인기를 끌지 못하는 건 뒤가 잘린 듯한 형태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 가장 크겠죠. 그런데, 클리오는 후면 스타일이 일반적인 해치백과는 사뭇 다릅니다. 빵빵한 엉덩이랄까요? 뚝 잘린듯한 형태가 아니라, 굴곡과 볼륨감을 잘살려, 약간 쿠페 느낌도 납니다.  사진으로는 잘 표현이 안되는데, 클리오에 관심있는 분들은 매장을 꼭 찾아 실물을 확인해 보세요.

개인적으로 해치백 차량들의 디자인을 평가해보면, 후면부가 점수를 깎아먹기 마련인데, 클리오의 경우는 후면부가 훨씬 나아보입니다.


평범하지 않으면서 실용적인, 이른바 '프랑스 감성'도 여기저기 묻어납니다.  예컨대, 2열 도어의 손잡이를 보세요. 디자인을 잘 살리면서도 기능은 그대로 갖추고 있습니다.


A필러의 쪽창도 마찬가지입니다. 디자인적으로도 날렵하게 보이면서 운전자에게도 확트인 시야를 제공해주죠.


소형차 답지 않게, 2열 승객석의 안전벨트확인도 가능합니다.  


실내 센터페시아는 르노삼성의 QM3와 거의 비슷합니다.


실내의 특이함+실용적인 부분은 운전석 팔걸이 부분에서도 드러납니다. 보통의 차들은 콘솔박스의 덮개 부분으로 팔걸이를 대체하기 마련인데요. 클리오는 콘솔박스 덮개 같은 팔걸이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올리면 이렇게 센터콘솔부가 그대로 드러나 2열까지 이어지고요.


팔걸이를 내리면 이렇게 콘솔박스형태가 되죠.


시트 디자인도 일반적이진 않죠?


부족한 추월가속력 외에 느꼈던 단점을 꼽으라면, 역시 소음입니다. 풍절음과 엔진음 그리고 노면소음이 적절히 잘 배합된(!) 느낌인데요. 핸즈프리 통화 시에 상대방 말이 잘 들리지 않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나긋나긋하고 정숙한 차와는 거리가 멉니다. 그런 차를 원하는 분들과는 거리가 멀 거 같네요.


반면 운전을 좋아하는, 아니 어쩌면 운전을 그저 '이동수단의 조종'정도로 받아들였던 분들께 운전의 재미를 깨우쳐줄만한 차가 르노 클리오가 아닐까 합니다. 펀드라이빙이라는 요소가 클리오가 유럽의 베스트셀링카로 자리잡은 요소 중 큰 비중을 차지할 것 같구요.

클리오가 국내 출시하면서 가격에 대한 논란도 불거졌는데요. 사실 클리오의 비교대상 혹은 경쟁차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싸다,비싸다의 개념도 달라질 것 같습니다. 국산 소형차에 비하면 비싸게 느껴지겠지만푸조,씨트로엥 같은 프랑스산 수입차 더 나아가 폭스바겐 같은 유럽산 소형차에 비하면 구입비나 A/S와 같은 유지비용 저렴하고 편한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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