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업계에 터보 다운 사이징 바람이 매섭습니다.
국내 시장도 과거 "중형차는 2.0 자연흡기엔진"이 아주 대표적인 공식이었다면, 지금은 서서히 1.6터보엔진이 그 자리를 잠식해 나가고 있죠.
대중차량 뿐만이 아닙니다. 포르쉐와 페라리까지 다운 사이징 터보가 주력 엔진으로 자리잡을 만큼 다운 사이징의 흐름이 폭발적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터보 다운 사이징 바람이 부는 것은 터보 엔진이 다단화된 기어박스와 조합되어 자동차의 성능과 연비 모두 향상 시킬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연 흡기 엔진의 경우 회전수에 비례하여 파워가 증가하므로, 엔진 효율이 좋은 회전 수가 실제 주행 상황과 맞지 않을 수가 있습니다. 쉽게 말하면, 엔진 회전이 낮으면 적절한 파워를 낼 수 없고, 회전수를 높이면 연비가 나빠지는 딜레마가 생기는 것이죠.
그런데 터보를 사용하여 강제로 공기를 실린더로 보내는 경우, 공기의 양으로 파워를 결정하기 때문에 낮은 회전수에서도 파워가 얻어집니다. 때문에 1980년대 터보가 상용화 되었습니다만, 주로 스포츠카와 매니악한 차에 이용되었습니다..
기존 터보 기술은 실린더가 고온에서 노킹이 일어나기 쉽고, 터보가 작동하기 직전 악셀을 밟아도 부스트 압력이 높아질 때까지 시간이 걸리는 터보랙이란 문제가 있었습니다.
그 상식을 깬 것은 2005년 등장한 골프 TSI엔진입니다. 1.4리터 배기량임에도 2.5리터 엔진의 토크를 낼 수 있었습니다. 승용차용 디젤엔진은 100% 터보인데요, 디젤 엔진에서 강점을 보인 폭스바겐 그룹이 일을 낸거죠. 디젤 터보 기술의 발전이 촉진되며 저비용의 가솔린 터보 개발이 가능해진 겁니다. 처음에는 중간 회전 영역에서 터보를 사용하는 2종류의 과급 시스템을 사용했으나, 2007년부터는 저렴해진 싱글 터보 TSI 가 등장하며 다운사이징 엔진에 불을 붙였습니다.
2017년 미국 디트로이트 모터쇼에 등장하는 신형 렉서스 LS는 기존 8기통 자연흡기 대신 6기통 터보가 탑재됩니다. 페라리 F12나 GTC4 루소에도 12기통 엔진 대신 8기통 터보가 탑재되구요. 이렇게 슈퍼카와 고급차에도 다운사이징 터보가 대세처럼 자리잡고 있습니다.
대배기량 자연흡기 엔진의 장점은 물론 있습니다. 감성적인 부분이지만, 가슴을 두근케 하는 엔진소리와 고회전의 강력한 주행질감이라는 요소는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무시 못할 요소입니다. 여전히 아우디 R8 V10은 8500rpm까지 도는 자연흡기 엔진이고, 포르쉐도 대부분 터보 엔진이지만, GT3와 GT3 RS는 자연흡기를 고집하고 있구요.
앞으로 자연흡기 엔진이 멸종될 지, 혹은 대배기량 고성능 차량을 통해 명맥을 간간히 유지할 것인지 궁금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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