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컬럼

당신의 새차, 불량이라면? - 불행했던 투아렉 출고기

오토앤모터 2012. 4. 2. 07:30
반응형

자동차 출고를 흔히들 뽑기에 비유한다.

나도 동감하는 것이, 자동차는 수만가지 부품의 조합이고 그 수만가지의 부품이 기계와 사람의 손을 거쳐 수백만대가 생산된다. 그런데 그 모든 차가 완벽한 품질로 동일하게 생산된다는 건 너무 순진한 생각이거나, 먼미래의 공상과학에서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  모든 생산차가 완벽하게 동일하게 생산된다면, 공장에 '불량율 제로 도전'이라는 문구는 붙일 필요도 없고, 식스 시그마 이론 같은 건 배울 이유도 없을 것이다. 물론 이는 대중브랜드건 프리미엄브랜드건 마찬가지라는 생각이다.단지 불량율의 차이가 있을 뿐. 

어쨌건 몇백만분의 일의 가능성, 상태 안좋은 차가 걸린 그 불행한 소비자는 '로또는 잘 안 맞는데, 이런 차는 걸리네'하고 본인의 운을 탓하기도 하겠지만, 거의 대부분은 메이커에 대한 회의와 더불어, 분노를 표하기도 한다. 

그런데, 지난 주 그 불행의 뽑기 여신이 나에게도 수줍은 미소를 보냈다.

그러니까 출고가 지지난주 금요일이었고, 사건의 최초 발생일은 지난주 화요일이었다.
사실 비오던 출고일날에도 불행의 여신 등장의 전조가 있었다. 집 주차장에서 안쪽에 습기가 찬 헤드라이트를 발견할 수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이런 건 헤드라이트 성능에 이상을 주거나 안전과 직결되지는 않는 사소한 문제라 생각하는 편이기에 그냥 넘겼다.  

어쨌든 다시 화요일로 넘어가서, 투아렉에 시동을 위해 스타트버튼을 눌렀을 때, '부르릉'하고 바로 시동이 걸리던 평소와는 달리 '부르르르르르르르르르' 소리를 내며 사시나무 떨 듯 3초 정도 떨더니 시동이 걸리는 기이한 현상을 보였다. 하지만, 앞서 얘기했듯 자동차에 대해 쿨한 생각을 가지고 있던 나는 '뭐 한번쯤 있을 수 있는 우연한 일'쯤으로 받아들였다.

그런데 그 다음날인 수요일 아침에도 시동지연 현상이 일어났다. 그리고 냉간시에만 일어나는 독특한 이 현상 덕분에, 수요일은 퀵센터, 목-금요일은 메인정비센터에 차가 있는 불편한 일주일의 진부한 A/S스토리가 펼쳐졌다.

바로 이 현상인데, 혹시 해답을 가지신 분들은 댓글을 부탁드린다.(볼륨업 필수!) 서비스센터에서 속시원한 대답을 들을 순 없었다.


새차를 뜯는 것도 싫은 일이지만, 차를 사놓고 못타는 것도 싫은 일이다. 또한 평일에 시간내서 서비스센터를 왕복해야 하는 것도 싫은 일이다. 그저 뽑기를 잘못했을 뿐인데, 소비자가 불량으로 인한 모든 불편을 감수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봐도 불합리하다.

불량율 제로는 현실적으로 불가항력이라 해도, 소비자에게 넘어간 이후의 응대는 메이커가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부분이다. 애프터세일즈 활동을 통해 고객의 품질 불만을 서비스 감동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신차 출고 후 초기에 문제가 발생하면, 소비자는 자동차 회사에 연락을 한다. 그럼 자동차 회사에서 수리기간동안 대차를 제공하고, 문제의 차는 직접 픽업해서 완벽하게 고쳐서 다시 가져다 주기를 바라는 건 폭스바겐에는 무리한 애프터세일즈 활동일까, 혹은  소비자의 욕심일까. 아니면 이또한 순진한 생각이거나 먼 미래에서나 가능한 얘기일까.

불행히도 이 이야기는 지난 일주일로 끝난 것이 아니라, 여전히 미해결 상태에 있다. 좋든 싫든 다음 주부터는 이 문제를 과제 및 스트레스로 안고 가야하는 불행한 소비자의 운명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