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국내이야기

아카몬 사장에게 직접 들어본 2011년 GM대우 이야기

오토앤모터 2010. 12. 20.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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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근래 거의 한달동안, 다른 일 때문에 제가 좋아하는 블로깅조차 할 시간이 없습니다.
거의 매주 최소1번 이상 부산에 출장을 다녀오고 있는데요. 아침 첫 비행기로 갔다가 마지막 비행기로 돌아오는 일정이라 당일뿐 아니라, 다음날까지 여파가 상당합니다. 서울에서의 해야할 일의 양은 그대로인데, 시간은 줄어드니 예전처럼 꾸준한 블로깅은 더욱 힘들더군요. 다행히도 부산에서 새롭게 맡은 일은 본 궤도에 오르고 있어서 기분은 좋습니다.

블로그에 쓸 얘깃거리의 주제는 중간중간 메모를 해놨는데, 늘 내용정리가 문제네요.오늘은 일단 지난 주에 있었던 자동차 관련 이야기부터 해볼까 합니다.

지난 주에는 GM대우의 마이크 아카몬 사장 등 임원진들과 더불어 송년 식사 모임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마이크 아카몬 사장님과는 올해 북경 모터쇼 이후 두번째 만남인데요, 늘 느끼는 거지만 파격적입니다. 이날도 자동차공업협회에서의 모임 대신 블로거와의 대화에 참석한 거라고 하더군요.

개인적으로 자동차 블로그를 시작한지도 2년이 넘었는데요, 제가 처음 활동을 시작할 때와 비교하면 자동차 업체들의 관심과 대우가 나날이 달라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특히 블로그와 블로거를 고객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매체로 인식하고, 이른바 '소셜 미디어'로써 진중하게 접근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네, 대표적인 케이스가 바로 GM대우인데요, 미국 기업이라 그런지 몰라도 확실히 블로거와 블로그에 대한 인식이 국내 인식보다 훨씬 앞서 있습니다. 미국 시장에서 다양한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블로거와 블로그의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아무래도 국내 시장에서도 발빠른 대처를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지난 북경에서의 GM대우 아카몬 사장과의 간담회라던가, GM그룹의 디자인총괄 애드웰번 부사장과의 인터뷰 등도 그 일부라고 할 수 있겠죠. 기존의 방송 혹은 언론 매체가 아닌 일반인(블로거)이 이들과 만나서 이야기할 시간을 가진다는 것은 기존의 우리 상식으로는 말그대로 '상식 밖의 일'이었을 겁니다.

GM그룹 애드웰번 디자인총괄과의 인터뷰



GM대우가 이러한 활동을 시작하면서 자연스럽게 저도 GM그룹에 대해 예전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편견이나 오해도 한단계 걸러서가 아닌 직접 생생히 보고 들으면서 풀 수 있었습니다. 또 과거엔 몰랐던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된 경우도 있구요. 

여담입니다만,이 과정에서 오해를 불러 일으키기도 하는데요. 모 유명 자동차블로거의 경우 GM대우에서 후원을 받는다, 돈을 받는다 식의 루머 때문에 고생하는 걸 옆에서 지켜본 적도 있습니다. 당시 논란 상황에서는 조용히 지켜보기만 했는데요.사실 제가 아는 선에선 분명히 그분이나 GM대우나 단순히 홍보글을 써달라고 돈을 줄 회사도 아니고, 또 받을 분도 아닙니다. 새로운 사실을 많이 접하게 되니, 그에 관련한 내용이 많아지는 건 당연한 거겠죠. GM대우도 궁극적으로 그걸 원하는 것일테구요.

아무튼, 지난주의 식사자리도 이러한 블로거와의 소통, 고객과의 소통 차원에서 이루어졌습니다.
유명한 자동차 블로거를 비롯하여, 각분야의 다양한 블로거분들도 오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운좋게도 아카몬 사장과 같은 테이블에서 마주 앉을 수 있어서 많은 얘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라고 하고 싶었지만, 역시 영어 울렁증이 문제여서 통역사분이 수고를 많이해 주셨네요.

일단 제가 궁금했던 건 시보레의 출시 시기와 모델이었구요. 또 예전에 포스팅을 쓴 적도 있었는데, 시보레의 가격문제-수입차로써의 가격책정을 할 것인지, 국산차로써의 가격책정을 할 것인지-였습니다. 마지막으로 GM대우에서의 브랜드 관리 문제-'대우'라는 이름을 계속 가져갈 것인지,어떤모델이 어떤브랜드를 달게 될 것인지-도 궁금했습니다. 

GM대우에서 선보인 두가지 브랜드- 알페온, 시보레



역시 아카몬 사장은 두리뭉실하거나 원론적인 답변이 아니라, 온/오프더레코드를 번갈아가며 직답직해를 해주었습니다. 필요할 땐 담당임원을 불러서 부연설명을 해주었구요.

많은 얘기가 오가다 보니, 무엇이 오프더레코드 사항이었는지 헤깔리긴 합니다만, 제 질문에 답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랬습니다.
일단 첫번째 시보레 브랜드를 달 모델은 카마로구요. 시보레의 가격은 '이른바 가격장난은 안 치겠다'가 답이었습니다. 예컨대, 카마로의 경우 경쟁차라 할 수 있는 포드의 머스탱을 의식하거나, 국내의 젠쿱 등을 고려해서 포지셔닝하기보다, 순수하게 차량 가치에 따라 책정될 것임을 밝혔습니다. 이 얘기는 국내 진출하는 대중 수입차 브랜드의 모범답안같은 얘기이기도 합니다. 가치라는게 정확히 무엇이냐에 따라 이중적인 의미가 될 수도 있기에 이날 답변 중 가장 모호한 대답이기도 했는데요.
사실 시보레가 수입차같은 가격이냐/국산차같은 가격이냐가 중요해 지는 건 앞으로 나올 GM대우의 차가 대부분 시보레 브랜드를 달 것이라는 것을 가정한 질문이었습니다. 결국 이 질문이 우문이 되었던 것이, 브랜드 런칭의 경우 GM대우, 시보레 그리고 알페온 같은 제3의 브랜드를 혼용하는 방식을 고수할 것이라고 하더군요.



대화중 아카몬 사장이 유난히 계속해서 강조했던 것은 2010년에 비해 2011년에는 더 큰 변화를 보여주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사실 2010년에도 GM대우 내부적으로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세일즈를 담당하던 '대우자동차판매'와 관계를 끊었고, GM그룹내 뷰익 브랜드를 국내 생산하여 알페온을 런칭시켰습니다, 또 산업은행에 있던 1조1천억원이 넘는 대출금도 모두 갚기도 했죠.

내년엔 7개의 신모델 뿐만 아니라, 판매망과 애프터서비스 등 전분야에 걸쳐서 큰 변화를 계획하고 있다는데요, 신모델이나 판매망, A/S 모두 고객과의 접점부분이다보니, 내년에 소비자들이 느낌은 GM대우의 체감변화는 더욱 클 듯 합니다.



식사를 마칠 즈음해서 아카몬 사장에게 한국에 부임해와서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느냐고 슬쩍 물어봤는데요. 솔직히 GM대우에 관한 구체적이면서 무거운 대화가 오갔던만큼, '내수시장 15%' 라든지 '현대타도?' 같은 직접적이고,파격적인 답변이 나올 줄 알았습니다. 하지만 의외로 '직원들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라는 답변을 제일 먼저 해주더군요. 이후 국내 자동차 시장의 문화를 바꿔보고 싶다 등의 이야기도 했지만, 첫번째로 나온 답변은 의외면서도 개인적으로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최고경영자에게 영업본부장 같은 대답을 기다린 제 스케일이 좀 부끄러워지더라구요. <쉽고 재밌는 수입차 이야기&라이프-오토앤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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