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국내이야기

서울시 공공자전거 무인대여 이용해 보니

오토앤모터 2010. 11. 5. 01:03
반응형
전 몰랐습니다. 얼마 전 여의도에 공공자전거 무인대여시스템이 들어왔더군요.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11월 1일부터 여의도와 상암 지역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사실 자전거와 교통문제를 주제로 포스팅을 준비 중에 있었습니다.
이번에 모터쇼 방문차 파리에 들렀을 때, 공공자전거 대여 시스템인 벨리브를 직접 봤거든요.
시내 곳곳에 무인대여소가 설치가 되어 있었는데, 한살배기 딸아이와 유모차만 아니었어도 파리시내를 자전거로 휘젓고 다녔을 겁니다.

이게 바로 벨리브인데요.
전세계적으로 성공적인 도심 공공자전거 대여 모델로도 평가받고 있습니다. 

참 부럽다 생각하고 우리도 이런 거 안하나 싶었는데, 바로 서울에서 만나게 되더군요. 제 주생활권이라 너무 반가웠습니다. 

여의도에서 생활하다 보면 걸어가기도 차타기도 정말 애매한 경우가 있습니다.
약 1~3km를 이동할 때가 그런데요.  걷기엔 10분 이상 걸어야 하니 부담스럽고, 택시 타기는 아까운 그런 거립니다.
해서 전 접이식 자전거를 샀었습니다. 제 것과 제 처의 것까지 2대나요.
'스트라이다'라는 모델로 접이식 자전거인데, 자동차 트렁크에도 싣고 다닐 수 있는 아주 편리한 자전거입니다.
그런데 서울시에 이런 좋은 시스템이 도입되다니!! 스트라이다는 1대만 남기고, 팔던지 해야겠네요.

일단, 서울의 공공자전거 대여시스템이 너무나 궁금해서 4일 오전에 약속 장소에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한강시민공원 반포지구에 '마리나제페'라는 곳인데요, 차타고 가기는 애매한 곳입니다. 
아침 출근길이 막 지난 때라 밀리기도 할거구요.

다음스카이뷰 자동차길 찾기로 검색해봤습니다. 역시, 자동차길(빨간선)은 복잡합니다. 한강시민공원 내 마리나제페에 들어가는 길이 까다롭거든요. 거리는 10km이지만, 아침 시간에 아마 40분 이상은 족히 걸릴 겁니다. 그렇다고 대중교통(지하철)을 이용하면, 구반포역에서 내려서 15분 이상 걸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가장 효율적인 선택은?

바로 자전거(노란선)죠. 노란선이 여의도 자전거길+한강시민공원자전거길을 조합한 것인데요. 약 7~8km정도 될겁니다.예전에 동일한 약속장소에 바퀴가 작은 스트라이다로 가봤는데, Door to Door로 약30~40분 걸렸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뻐근한 엉덩이와 터질것같은 허벅지만 빼면, 자전거 잘 타고 갔다고 생각했습니다.

해서 이번에도 여유있게 약속시간 1시간 전에 무인자전거 대여소로 갔습니다.
실제로 자전거가 많이 없더군요. 어쨌든 자전거 보관소는 이렇게 생겼습니다.

우측의 터치스크린 조작을 통해 자전거를 빌리면 됩니다. 생각보다 굉장히 간단하더군요.

돈내고 회원가입을 하라고 설명되어 있는데, 내년 2월까지는 무료라고 하네요. 인터넷을 통해 가입하고, 가입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치면 됩니다. 


꾹꾹 눌러서, 자전거 대여를 선택하면 됩니다. 아참 교통카드를 등록하면 더욱 편리하더군요.
이유는 아래에 나와 있습니다.

대여 절차를 마치면 원하는 자전거 앞에 가서, 교통카드를 갖다대거나 발급받은 대여번호를 입력하면 됩니다.
교통카드를 한번만 입력하면, 계속 이용할 수 있으니까 이편이 낫습니다.  

이렇게 생겼습니다. 실제 시승느낌을 간단히 표현하자면, 핸들이 좀 가벼워서 안정감이 별로 안느껴지네요. 또 매체에서는 4단기어로 본 거 같은데, 실제로는 3단 기어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페달 돌리기 무지 힘듭니다. 기어비 세팅을 페달질을 좀 더 쉽게 할 수 있게 바꿔주면 어떨까 생각해 봤습니다.(내가 체력이 약해진건가?)  전조등이나 후미등도 있고 전반적으로 괜찮더군요.

핸들 중앙의 LCD창에는 자전거와 관련된 정보가 나타납니다. 주행속도를 비롯해서 주행거리, 소비열량, 그리고 온실가스 감축량까지.(혹시나 궁금해 하실 분들을 위해 사진이 어두운 이유는,  마땅한 사진이 없어 저녁때 탄 사진으로 대체했습니다.)

가는 길에 목이 말라 시민공원 편의점에 들렀습니다. 자전거를 세우고 보니, '자가잠금' 기능이 있더군요.
전 그래서, '아... 이렇게 편의점이나 목적지에서 잠깐 세울 때, 도난의 위험때문에, 자물쇠 없이 세울 수 있도록 조치했나보다. 센스 있는데?'라고 생각하고 해당버튼을 눌렀습니다.그런데요.. 잠기지가 않습니다?  이상해서 화면을 보니, 잠기지도 않았는데 잠금장치를 풀려면 교통카드를 다시 갖다대라고 합니다.

교통카드를 갖다대니 '잠금장치 확인요망'이란 메시지와 함께 안내멘트까지 흘러나옵니다. 아까 자전거 관련 정보는 뜨지도 않습니다.'고장인가? 그럼 약속장소에 가서 자물쇠도 없는데 자전거는 어떻게 보관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결국 핸들을 돌려 돌아오는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재밌는건요, 고장인지 모르겠는데 다른 자전거의 상태도 동일했습니다. 아 그리고 보니, 자전거 관리를 잘해야겠더군요.

보다시피 페달이 빠져 있는 자전거도 있습니다. 11월 1일부터 시행이면, 이제 딱 3일째인데... 안타깝네요.

제가 오늘 하루 빌려탄 자전거가 3대입니다. 그중 2대가 일부 이상이 있었습니다. 한 대는 화면 속 정보가 '0'에서 갱신되지 않았고요, 한 대는 기어부가 제대로 고정되어 있지 않아, 변속이 힘들었습니다. 어쩌면 모두 고장이라고도 볼 수 있는 게, '자가잠금'이 모두 동일하게 안되었습니다. 혹시, 제가 '자가잠금'기능을 사용할 줄 모르는 것일 수도 있어서, 관련정보를 찾아봤는데 이에 대한 내용을 찾기 힘드네요. 이점도 아쉽습니다.

관련 어플도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홈페이지에서 각 스테이션의 위치와 대여가능한 자전거수를 확인할 수 있는데, 아무래도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면서 검색하는 게 좀 더 편리하고 효율적일 것 같습니다.

더불어 하나 더.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지금 여의도가 이 사업의 시범구역이라 그런지 차선 하나를 없애고, 자전거도로를 만들고 있습니다. 
차선 하나를 없앤 만큼, 교통은 혼잡해졌습니다. 주민들도 불만이 많고요. 
그럼 이렇게 힘들게 만든 자전거도로가 자전거도로로써 기능을 제대로 하느냐? 그건 또 아닌 것 같습니다. 

위의 사진에서처럼 자동차들의 편리한 주정차 시설로 쓰이고 있거든요. 뒷차 눈치 안보고 정차할 수 있으니까요. 
실제로 뻥 뚫린 자전거도로를 보기 힘듭니다. 주정차된 차들을 피해 이리저리 달려야 하고요.

또 저는 저 자전거도로도 불안합니다. 언제 차가 차선을 넘어와서 사고를 당할 지 알 수 없으니까요. 무수한 위험요인이 도사리는 도로에서 최소한 경계석 정도는 있어야 안전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솔직히 자전거 운전자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안되어 있는 셈이니까요.서울시의 빠른 개선을 기대해 봅니다. <쉽고 재밌는 수입차 이야기&라이프-오토앤모터>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