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프랑스

유럽여행 한식당 탐방기

오토앤모터 2010. 10. 12.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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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 가시면 한식당 자주 가시나요? 전 나이가 드니까(30대초임에도 이런 얘기해서 우습지만) 일정이 일주일을 넘어가게 되면 한식당이 꼭 생각나더라고요. 한번은 아내에게 면박을 당하는 바람에 최대한 안 가려고 합니다만... 
확실한 건 외국에서 한식당을 한번 들르면 속도 든든하고 힘이 불끈불끈 솟는 것 같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도 한식당은 안 가려고 했는데, 아이가 있으니 그게 안 되더군요.(속으론 좋았습니다!) 
참.. 1살짜리지만, 역시 한국인이라 그런지 쌀밥을 꼭 찾았습니다. 정작 한국에선 빵도 잘 먹었는데, 나가서는 고개를 휙 돌려버리더군요. 뭐 별 수 있나요? 마침 아내도 둘째를 임신한 상태라 한식이 은근히 당기는 눈치였습니다. 해서 현지에서 인터넷을 통해 급히 한식당 정보를 찾고, 9일동안 3군데나 들렀습니다. 나중에 여행가실 분들을 위해 몇가지 코멘트를 남겨볼까 합니다.

1)파리 - 사모식당
파리 시내에는 수십여개의 한국식당이 있었습니다. 그중에 유명한 곳은 5군데 정도로 압축되었고, 저희는 에펠탑을 보고 갈 요량으로 에펠탑 근처의 사모식당을 찾았습니다. 전형적인 유럽의 조그마한 골목을 이리저리 헤친 끝에 구석에서 발견한 사모 식당.

이런 파리의 아기자기한 골목길로 들어갑니다.


골목 끝 즈음에 위치한 사모식당


겉은 허름한데, 실내는 아기자기하면서도 소박한 나름대로 한국의 멋을 냈습니다. 손님도 많아서, 점심시간이 막 끝난 시각이었음에도 외국인들과 한국인들로 가득했습니다.인기가 있다는 뜻이겠죠. 
맛이요? 제가 해외에서 가본 한식당 중 기억에 남는 편에 속합니다. 메뉴도 다양하고, 서비스도 좋고, 친절하고, 맛도 있고,메뉴의 서양화도 잘되어 있습니다.

 물론 해외의 여느 한식당처럼 가격이 조금 비싼 건 흠이지만요. 골목 어귀진 곳임에도 삼삼오오 찾아오는 외국인들로 보아 한국맛의 세계화에도 성공한 해외의 한국맛집 같습니다. 



2)인터라켄 - 홍아저씨 가게
사실 이곳은 맛있어서라기보다는, 제 추억을 찾으러 간 것이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13년 전 대학생 때, 처음으로 한달간 유럽 배낭여행을 떠났는데요. 당시 주머니가 가벼운 학생으로써는 매끼니를 햄버거로 때우기 일쑤였습니다.(참...맥도날드 빅맥메뉴 정말 많이 먹었습니다.) 여행이 중반을 넘어가자 쌀밥이 그리워지기 시작했습니다. 해서 중간에 런치부페 같은 곳을 찾기도 했는데, 웬걸요. 불면 날아가는 동남아 쌀밥이 나와서 먹는 둥 마는 둥.

수소문 끝에 스위스 인터라켄의 홍아저씨 가게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물한잔도 사먹어야 하는 낯설고 각박한(?) 유럽땅에서 홍아저씨 가게는 물도 무료, 밥도 리필 무료!라는 희소식이 있었죠. 배낭여행자들에게는 그야말로 인심좋은 한국식당, 아니 그 이상이었습니다.
13년만에 찾아간 가게.
홍아저씨의 모습은 어떻게 변했을까, 아저씨가 계속 장사는 하실까 했는데 그대로 계시더라구요.

마침 기차가 지나가느라 차단기가 내려갔네요. 차단기 건너편 대한민국 국기가 보이는 자리가 홍아저씨 가게입니다.


잘 알던 분도 아니고, 13년 전에 한번 보고 그날 보는 다시 아저씨인데, 너무나 반가우면서도 희끗희끗한 아저씨의 머리와 늘어난 주름을 보면서 세월의 무상함을 느꼈습니다. 좀 서글펐달까요? 쏜살같이 지나는 시간이 안타깝고 아쉽고 그랬습니다. 저도 점점 나이가 들겠죠?

여전히 인터라켄에서의 여러 액티비티도 주선하시네요.


가게는 어땠냐구요? 역시 후한 인심도 그대로였구요.
사실 맛은 그다지입니다. 한식에 굶주린 배를 채우기엔 좋지만요. 약간 중국스러운 맛이 가미되어 전통 한식(예컨대, 김치찌개에서 짬뽕국물이 느껴지는)이라고 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주머니가 가벼운 배낭여행자들에겐 그것만으로도 감지덕지입니다.

  
3) 강촌식당
인터라켄 시내에도 한식당이 몇 곳 생겼더라고요. 제가 확인한 것만 3군데였는데요. 그중 한군데가 여기였습니다.
간단히 인터넷 검색을 해보니, '가격이 비싸다'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맛에 대한 코멘트는 별로 없더라고요. 그런데, 그런 고정관념 있잖아요." 비싸면 비싼만큼 이유가 있다. 고로 음식점이 비싸면 대체로 맛있다." 
해서 비싸도 전통한국의 맛이라면 한번 가보자 해서 갔는데요.
음.. 그냥 비싸기만 합니다. 무지 맵고 짜고, 양은 적고...외국인 입맛에 맞춰서 그런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프랑스의 사모식당을 생각해보면 그건 아니었습니다.맛도 없으면서, 외국인도 적은 이건 확실히 아니잖아요.
개인적으론 다시 찾고 싶지는 않은 곳이었습니다. 만두국을 에피타이저로 만들어놨던데, 만두 3개 넣어놓고 8000원인가 15000원인가 넘었던 거 같아요. 이런!!!

숟가락 사이즈랑 뚝배기 크기랑 비교해보세요. 만두는 달랑 3개. 이게 8000원 이상이라니!



어찌되었건 여행자들에겐 낯선 외국땅에선 반갑기만한 태극기와 한식당인데요, 앞으로 우리의 맛과 멋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그런 명소로 거듭나길 기원해 봅니다. <쉽고 재밌는 수입차&라이프 - 오토앤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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