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컬럼

자동차 리콜을 바라보는 두가지 시선

오토앤모터 2010. 7. 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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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오토앤모터입니다.

오래 전 제가 한 수입차업체에서 근무할 때의 일이었습니다.
당시 회사 홈페이지 상의 뉴스를 하다가, '리콜 관련' 기사가 빠진 것 같아 따로 업로드를 했죠.
그런데, 몇시간 뒤에, 뉴스 관리를 담당하는 대행사의 이사님이 연락이 왔습니다.

대행사 이사님: "리콜 기사는 왜 올리신 거예요?"

나: "네? 리콜 기사인데 올려야죠. 차를 사간 해당 오너들한테도 중요한 정보인데요."

대행사 이사님: "아니..리콜이면 차에 문제가 있다는 건데, 우리 스스로 우리 회사 차에 문제가 있다는 걸 알리는 건 좀 그렇죠."

나: "자발적 리콜인데,,, 양심적이란 뜻 아닐까요? 고객들도 좋게 받아들일 것 같은데"

대행사 이사님: "아니..그래도...(후략)"

당시 대행사 이사님은 40대에 비교적 젊은 분임에도 '리콜'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고 계셨습니다.
솔직히 전 좀 놀랐습니다.
같은 사실을 바라보고 있는 데도 인식이 확연히 다르고, 다른 판단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말입니다.


매번 특정시기에 리콜기사가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는데요,
요새도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한 리콜관련 기사가 쏟아집니다.

리콜로 검색해본 신문기사들

재밌는 건 관련 기사 역시 세가지 정도로 구분지어 지더군요.

1. 리콜횟수,차종 등 비교적 팩트(fact)만을 정리해놓으며 독자에게 판단을 맡긴 기사.
2. '올해 상반기 리콜횟수 많은 차는 이것, 리콜 많은 회사 문제다'라고 잘못된 고정관념을 심어주는 기사.
3. 리콜의 정의에 대해서 정리하며 좀 더 나은 분석을 통해 사실과 함께 정보를 주는 기사.

그나마 다행인 건, 두번째류의 경우 댓글을 보면 기사에 휘둘리지 않고 올바른 판단을 하는 독자들이 많다는 겁니다.
그만큼 인터넷 등 각종 정보매체를 통해 올바른 시각을 가지게 된 덕분이겠죠.  
그래도 아직 나이드신 분들은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자발적이건 강제건 간에, 절대적인 리콜횟수가 많다는건 자동차에 문제가 있다는 뜻이긴 합니다.
하지만, 수천수만가지의 부품이 결합된 자동차가 완벽함의 결정체이기를 바라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 아닐까요?
특히 요새처럼 각종 첨단 전자장비까지 결합되다보면, 예상못한 전자적 오류도 나올 수 있습니다.
생산 전에 모든 상황을 테스트할 순 없을테니까요.

정말 중요한 건 문제가 발생한 그 이후겠죠.
문제를 발견하면, 재빨리 수정해야 합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소비자에게 알려야 하고요.
그게 바로 '자발적 리콜'입니다.

문제가 발생했는데도 '쉬쉬', '공식적으로 우린 문제 없다'라고 얘기하고,
서비스센터에서 진상부리는 고객들에게만 몰래몰래 고쳐주다가,
결국 소비자 불만이 폭발하고, 국토해양부가 나서서 '니네 결함이니까 고쳐주고 보상해줘라'하는 게 '강제리콜'이고요.

생산 전 자체적인 테스트에서 모든 결함을 걸러낼 수는 없습니다.
특히 전자기적 문제와 내구성과 관련된 문제는 더욱이요. 
모든 걸 테스트하고 끊임없이 고치고 고쳐서, 완벽에 가까운 차를 내놓는다면, 지금쯤 '스텔라','포니2'가 나왔을 겁니다.
   
생산 후에도 직접 구매한 소비자들에게 귀를 활짝 열고 불만을 듣고 개선하려는 노력을 보인다면,

소비자에 입맛에 맞는 차를 제때에 선보이면서도 보다 나은 차, 보다 완벽한 차를 만들 수 있는 지름길이 아닐까 합니다.

<수입차 전문 블로그-오토앤모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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