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컬럼

포르쉐 따라 잡은 닛산 GT-R 이야기

오토앤모터 2008. 12. 2. 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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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존하는 세계 최고의 서킷은 독일의 뉘르부르크링입니다. 이곳은 총 구간길이가 20km에 달하는 이 서킷에는 연속 S자, 고속 다운힐, 헤어핀, 복합코너, 초고속 직선주로 등 다양한 코스들이 존재하지요. 때문에 세계 유수의 자동차 메이커들의 신차 주행 시험장으로 쓰이고 있으며, 이곳에서의 랩타임을 기준으로 차량의 성능을 가늠하기도 합니다.

닛산과 포르쉐간의 기록논쟁
일반 양산차의 경우 약 12분대, 슈퍼카는 약 7-8분대를 기록하는 이 서킷의 랩타임을 가지고, 최근 포르쉐와 닛산 간에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닛산의 새로운 슈퍼스포츠카인 GT-R 모델이 7분29초03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죠. 이는 닛산이 경쟁차종으로 목표했던 30초 중후반대 포르쉐911터보의 기록을 가볍게 깬 기록입니다.

사실 닛산의 슈퍼스포츠카인 GT-R은 애초 1957년 프린스 스카이라인이라는 이름으로 데뷔했습니다. 데뷔 이후 발군의 성능을 통해 일본의 슈퍼카의 자존심이라고 불리우던 GT-R은 일본을 대표하는 슈퍼스포츠카 반열에 오릅니다. 수많은 일본 샐러리맨들의 드림카로 손꼽혔던 GT-R은 2002년 이들의 아쉬움 속에 R34모델을 마지막으로 단종됩니다. 하지만 이는 완전히 업그레이드된 GT-R을 선보이기 위한 하나의 전략이었습니다.

‘궁극의 퍼포먼스를 언제, 어디서나, 누구라도 발휘할 수 있는 슈퍼카’를 목표로 제작된 GT-R은 출시 전부터 여러 가지 개발 비화가 떠돌았습니다. ‘너무 빠른 코너링 속도로 타이어가 휠을 이탈하는 문제를 막기 위해 휠의 사이드월을 일반 사이즈보다 높게 설정했다, 핸들 방향으로 전조등이 조작되는 어댑티브 헤드램프 옵션이 GT-R의 빠른 코너링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옵션에서 제외된다, 고속 코너링을 위해 타이어에 일반 공기 대신 다른 가스를 넣었다’ 등의 소문들이 카매니아들 사이에서 퍼져 나가며 기대 심리를 잔뜩 높였습니다.

2007년, 새롭게 부활한 GT-R
결국 2007년 10월에 열린 동경모터쇼에서 5년 만에 새롭게 부활한 GT-R 35버전은 3800cc의 트윈터보라는 새로운 심장과 새로운 디자인으로 세상에 선보였습니다. 최고출력 480마력, 최대 60kg.m토크의 엄청난 성능 덕분에 3.8초면 시속100km에 도달하고, 최고속도는 315km에 이릅니다. 공기저항을 최대한 적게 받을 수 있도록 디자인 되었다는 GT-R의 공기저항계수는 0.27에 불과합니다. 이는 전 세계에 출시된 양산차 중 가장 적은 수치죠.

포르쉐와의 격차 좁혀
개발 초기 단계에서 GT-R은 경쟁 목표로 잡았던 포르쉐911터보보다 뉘르부르크링의 랩타임이 6초 이상 뒤졌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닛산은 이를 만회하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인 덕분에 출시가 가까워 오면서 그 기록은 점점 단축되어갔습니다.

출시 이후 올해4월에 경쟁차인 포르쉐 911터보의 기록을 깼다고 선언했지만, 포르쉐 측에서는 GT-R을 직접 구입, 테스트까지 해가며 기록에 의문을 표했습니다. 타이어와 서스펜션에서 양산차 그대로가 아닌 세팅의 흔적이 보인다고 주장하는 것이죠.

개발 초기부터 포르쉐를 잡겠다며, 내내 포르쉐911터보를 공공연하게 경쟁상대로 지목했던 GT-R. 그 열정과 집념에 대한 성과는 어느 정도 이뤄진 것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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