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해외이야기

프랑스 현지 취재(1)- 르노 그리고 클리오

오토앤모터 2018. 7. 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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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에서 이륙하여 비행시간만 꼬박 11시간. 물리적 거리로만 9,000km 떨어진 프랑스의 수도이자 심장부인 파리에는 프랑스를 대표하는 자동차 회사, 르노의 본사가 있다. 얼마 '르노삼성' 아닌, '르노'브랜드로 국내 시장을 노크한 그들의 초청을 받아, 일주일 간의 출장길에 올랐다.


샤를 드골 공항에 떨어져, 픽업 버스를 기다리는 동안 시차에 적응되지 않은 멍한 눈을 이리저리 돌려보았다. 생소한 프랑스어 안내판과 바쁘게 움직이는 파리지앵들을 한참 쳐다보며 '파리'에 도착했음을 상기한다.  주변을 둘러보다 우리만큼 녹록치 않은 공항 주차장 상황에 피식 웃음도 나왔다.


8년만에 찾은 파리는 익숙치 않음 속에서도 익숙한, 그래서 반가운 것들이 보인다. 해외에서 괜히 우쭐해지는 '삼성'과 같은 우리나라 대기업 광고나 제품이 대표적이다. 반가운 것은 있다. 비록 다른 이름표를 달았지만, 대한민국에서 자주 보던 QM3, QM6, SM6 등이 이곳에서도 심심치 않게 보였.



하지만, 자동차 중에서 가장 많이 눈에 것은 르노의 클리오다. 클리오는 국내에 '르노' 이름으로 출시된 첫번째 자동차모델이다. 세월의 흔적이 뚜렷한 90년대의 1세대 모델부터 현행 국내 출시된 4세대 모델까지 프랑스 이곳 저곳을 여행하는 동안, 클리오를 쉽게 찾아 볼 수 있었다.


프랑스에는 르노와 푸조,그리고 시트로엥이라는 자국의 자동차 브랜드가 있다. 판매량이나 역사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봤을 때,  르노를 한국의 현대차 격으로 생각하면 같다. 그만큼 대중적이면서 자주 볼 수 있는 자동차가 르노다.

'르노는 소형차-클리오를 국내 론칭 첫번째 모델로 삼았을까'라는 의문이 들지 모르겠다. 그에 대한 해답은 프랑스에 오면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찾을 수 있을 것이다클리오는 프랑스의 국민차라고 생각될 정도로 거리에서 눈에 많이 띈다. 실제로 클리오는 출시 이후 전세계에 1400만대 이상 판매된 베스트셀링카다. 10년이상 유럽지역 동급판매 1위와, 유럽 올해의차 2 수상이라는 명예로운 타이틀 또한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이런 소형차가 국민차가 있을까. 우리나라를 떠올려 보면, 보편적인 자동차는 소나타로 대표되는 중형세단이다. 유독 우리나라 사람들은 큰 차를 좋아한다. 주로 타는 탑승자가 1~2인에 그치더라도, 경제적 여유만 뒷받침된다면 중대형 세단에 눈독을 들이는 것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남의 시선이나 체면을 떠나 실용성과 편의성을 생각한다면, 복잡한 도심에 어울리는 것은 역시 소형차다. 프랑스를 비롯해, 독일,이태리 등 대다수의 국가들은 우리나라보다 국민소득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소형차와 오래된 '올드카'의 비중이 확연히 높다.  도로 위의 차들을 보고 있으면  '목적과 용도' 즉 실용성 중심의 차량 선택이 이뤄져 있음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언젠가 우리나라도 '과시수단'이 아닌  '실용성'에 중점을 두는 자동차 문화가 점차 자리 잡을 것이라 생각한다. 


소형차가 도심에서 운전의 용이함은 있겠지만, 때에 따라 공간의 부족이라는 물리적 한계에 직면할 수 밖에 없다. 실제 덩치  서양인이  운전석을 말그대로 꽉 채운채로 운전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슬며시 웃음이 날 때도 있다. 유럽의 소형차들은 '실용성'면에서 이러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시트 디자인, 인테리어 구성 등에 있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클리오의 예를 들어보자. 클리오는 4세대에 걸쳐 베스트셀링카 자리에 오른만큼 실용성과 편의성 면에서 소형차가 유럽인의 입맛을 만족시킨 좋은 예다. 클리오는 컴팩트한 차체를 효율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곳곳에 수납 공간을 마련했고, 트렁크 역시 300L를 확보했다. 6:4분리 폴딩 2열시트를 통해 트렁크 공간을 최대 1,146L까지 늘릴 수 있어 5도어 해치백의 실용성을 극대화 했다. 유럽에 유난히 해치백과 웨건 형태의 차들이 많이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일 때문일 것이다. 



한편 국내 출시한 클리오의 4세대 모델이 '재고떨이용'이라고 치부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는 오해에 불과하다. 물론 이미 해외에는 신차가 출시되어 판매되고 있음에도, 구형 모델을 파는 경우 진짜 '재고떨이 판매' 수입차 업계에는 종종 일어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클리오의 상황은 다르다. 현행 모델은 물론 길이를 늘린 웨건 등 가지치기 모델까지 유럽에선  팔리고 있다. 앞서 언급했듯 10 넘게 유럽 동급차종 판매량 1, 20 넘게 프랑스 판매량 1위를 차지를 만큼 인기차종이 클리오다. 즉, 재고떨이판매를 할만큼 공급이 남아도는 차종은 아니라는 뜻이다.

이번 출장길에 만난 르노의 로렌스 반 덴 예커 부회장의 이야기도 이와 같았다. 그에 따르면, 클리오의 5세대 신형 모델은 빨라야 내년 후반에서야 시장에 선보인다고 한다. 여기에 더해 현재 유럽내 클리오의 인기를 감안한다면, 클리오가 국내에 선보일 수 있는 시기는 빨라야 내후년(2020) 상반기일 것으로 점쳐진다. 그렇기에 현행 클리오를 재고떨이로 치부하는 것은 상당히 무리가 있는 시각이다.



프랑스 현지에서 타본 클리오는 총 두 대로 디젤과 가솔린 모델 2종이다. 국내에 출시 되지 않은 가솔린 모델은 여러 모로 상당히 매력적이었다. 1.2리터라는 배기량이 믿겨지지 않을만큼 고속도로에서도 시원스레 달려주었다. 특히, 시승한 가솔린 모델은 국내에는 소개되지 않은 '이니셜파리'트림.  전용 컬러로 외관을 단장하고, 나파 가죽으로 감싼 스티어링 휠, 기어레버, 가죽도어트림, 대시보드 가죽트리밍, 가죽시트 등 고급스러움으로 무장했다.    



향후 가솔린 모델도 국내 출시된다면, 디젤 이상으로 상당히 인기를 같다는 생각을 했다. 디젤의 거친 맛은 사라지고, 디젤만큼 좋은 연비, 부족하지 않은 퍼포먼스까지 갖추었기 때문이다. 추후 시승기에서 따로 언급하겠지만, 엔진 퍼포먼스로 추측한 가솔린 엔진의 배기량은 1.6리터 정도로  상당히 다운사이징 잘되어 있었다.

<2편에서 계속 됩니다.>



*본 포스팅은 르노의 프랑스 현지 취재 지원을 통해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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