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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철수사태, 해결의 실마리는 단 하나

오토앤모터 2018. 2. 19. 1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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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철수 문제로 연일 시끄럽습니다. 만약 한국지엠이 완전 철수한다면 15만명 이상의 실직과 관련 업체의 줄도산이란 최악의 사태에 직면하게 됩니다. 대기업의 낙수효과를 부정하더라도 이미 얼어붙고 있는 군산의 지역경제 상황을 본다면, 이는 정해진 수순이고 자명한 사실이죠. 게다가 지엠의 부평과 창원 공장은 더욱 규모가 큽니다.

이번 사태로 단종되는 쉐보레의 볼륨카, 크루즈


지엠은 글로벌 기업이고, 한국 시장과 공장은 글로벌 지엠으로보자면 일부에 지나지 않습니다. 즉, 한국지엠의 경영은 우물 안 개구리처럼 단순히 국내 시장 상황과 여건만 보고 이뤄지지 않는다는 뜻이죠. 한국지엠이 다른 생산 거점에 비해 생산성이나 수지타산에 문제가 있다면, 정리의 대상이 되는 것이 경영 현실입니다.

이미 몇 년전부터 한국 지엠에 새로 부임한 사장들은 공통적으로 "한국의 강성노조 때문에 힘들다."고 얘기했습니다. 글로벌지엠의 다른 생산 거점과 비교했을 때 떨어지는 생산성, 매년 이뤄지는 파업을 볼모로 하는 임금 협상, 경직된 고용 문제들은 여타 생산 거점에 비해  한국지엠이 가진 약점으로 지적했습니다.

한국지엠의 수입브랜드 캐딜락. 한국지엠이 완전철수하면 쉐보레도 수입브랜드의 길을 걷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한국지엠의 귀족노조는 이러한 경영환경은 무시한 듯 보입니다. 수조원의 누적 적자 구조에서도 귀족노조만큼은 성과급 돈잔치, 고용 세습이 이뤄졌습니다.  특히, 정규직 고용 대가로 뇌물을 받은 노조위원장이 화장실에 현찰로 4억을 숨겨놓았던 사건은 화룡점정을 찍으며 온 국민의 지탄의 대상이 되었죠.

결국, 공장가동률이 22%밖에 되지 않던 군산공장이 문을 닫았습니다. 기다렸다는 듯 이마에 빨간 띠를 두른 노조는 아직도 정신 차리지 못했거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무책임한 경영진들의 방만한 경영'과 '이로 인해 아무 것도 모르고 실직당한 선량한 피해 노동자'란 선악프레임을 가지고 투쟁에 나섰는데요. 문닫은 군산 공장 뿐 아니라, 현재 가동이 되고 있는 부평,창원 공장도 파업에 동참하기를 유도하고 있습니다. 

과연 사태를 이 지경까지 몰고 온 '울고 떼쓰기'전략이 올바른 해결 방식일까요?  
아닙니다. 만약, 노조의 뜻대로 연쇄 파업으로 치닫는다면, 이는 지난 쌍용차 사태처럼 공멸로 이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쉐보레지만 완전 수입되고 있는 카마로와 볼트.


이번 사태의 해결의 실마리는 있습니다. 노조는 대오각성하고 전향적으로 모든 것을 내려놓으면 됩니다. 정상화를 위해 희생의 전면에 나서겠다 선언하고 행동하면 됩니다.그러면 아무도 완전 철수의 이유로 노조 핑계를 더이상 대지 못하겠죠. 혹여 완전 철수를 한다면 그 책임은 온전하게 정부와 글로벌지엠으로 넘어가게 됩니다. 

정부도 '원칙대응'같은 안일한 소리나 하고 있을 때가 아닙니다. 글로벌엠의 유럽시장 철수로 한국의 생산공장이 계륵이 되어버렸습니다. 다만, 완전 철수한 호주 시장과는 달리 '소형차 중심','디자인센터'라는 핵심 역량이 한국지엠의 실낱같은 희망입니다. 불씨를 잘 살려 정상화해야 하고 후일을 도모해야 합니다.

사실 이번 사태는 글로벌지엠의 경영논리 뿐 아니라, 한.미의 통상마찰과 같은 국제 정세와도 맞물린 듯 보입니다. 환경이 좋지 않다고 해서 손놓고 두고 볼 수 없는 일입니다. 지난 쌍용차 사태를 보듯, 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선악 프레임을 가지고 투쟁에 나서는 것은 절대 해결책이 아닙니다. 한국지엠이 하루 빨리 정상화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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