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솔직담백시승기

패밀리맨의 자동차, 기아 카니발 타보니(1)

오토앤모터 2014. 8. 13.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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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자녀 아빠라면 누구나 한번쯤 고민해보았을 문제. 바로 자동차가 아닐까.

2열의 승객석에 다닥다닥 붙어있는 아이들을 볼 때마다 미니밴을 떠올리다가도, 운전의 즐거움과 개인의 취향을 포기해야 된다는 생각에 이내 고개를 흔든다.

과연 카니발을 통해 아빠가 가르쳐 준 세상은 어땠을까. 지난 휴가 시즌에 운 좋게도 거의 2주에 가깝게 시승 할 수 있었는데 그 때의 느낌을 얘기해 본다.

우선 외관을 간단히 살펴보면, 기아의 패밀리룩이 그대로 반영되어 있다. 과거의 카니발이 둥글둥글 부드러운 인상이 었다면, 새로워진 카니발은 날카롭고 세련된 이미지를 풍긴다. 개인적으로 외관과 내관을 살펴본 결과 과거의 카니발이 가졌던 싼티와 촌티를 벗어낸 느낌이랄까.






실내도 마찬가지.

내장도 훨씬 고급스러워진 느낌이다. 사실 남자가 패밀리카로 미니밴을 선택할 때에는, 로망으로써 자동차에 바라는 모든 것을 가족을 위해 포기한다.

탄탄한 하체,칼같은 핸들링 강력한 퍼포먼스 같은 성능적인 부분은 물론이고,날렵하고 다운포스를 끌어낼 수 있는 다이나믹한 디자인, 운전의 재미 같은 건 깨끗히 접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카니발에는 조금이나마 이러한 남자에게 심리적 보상을 줄 수 있는 어떤 것을 찾을 수 있다.예를 들어, 실내와 화려한 옵션이랄까.

실내는 소재나 디자인면에서 전작에 비해 진화했을 뿐 아니라, 경쟁수입 미니밴과 비교해도 절대 뒤지지 않는다. 특히, 가격대비 비교를 한다면 훨씬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된다.

자동슬라이드문과 같은 보조기능에서부터 음성인식이 포함된 인포테인먼트도 마찬가지. 더불어 경쟁수입미니밴 대비 저렴하고, 또한 국내에 개조시장이 넓다는 점에서 좀 더 안락한 실내를 위해 개선 조치를 쉽게 취할 수 있다.





시승한 모델은 9인승 모델이다. 2-2-2-3 배열의 시트인데, 국내 시장 전용의 모델이라 할 수 있다. 다자녀 가구가 카니발을 선택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여러명으로 구성된 다인 가족이 좀 더 편하게 자동차를 이용하기 위해서가 아닐까. 앞서 언급한 자동차에 요구하는 다른 어떤 것들을 좀 손해보더라도 함께 타는 승객들의 안락함과 공간활용도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그런 면에서 카니발 9인과 11인승은 미니밴의 본래 목적보다는 국내법상 혜택 요건에 초점을 맞춘 것이 명확해 보인다. 9인승 모델은 버스전용차로를 이용하기 위해, 11인승 모델은 승합차의 세제 혜택을 받기 위해 시트를 구겨넣었다.

구겨 넣었다고 표현한 이유는 솔직히 4열은 거의 앉기가 불편한 좌석이기 때문이다. 물론 2열과 3열을 최대한으로 당기면 어떻게 앉아갈 수 있겠지만 탑승자 모두가 불편해진다. 

혹여나 두 가족(5+4 혹은 4+4)이 함께 이동할 일이 있더라치더라도, 차라리 차 2대로 이동하는 편이 낫겠다는 생각이다. 시승기간 중에도 비슷한 경우가 발생했는데, "같이 타고 갈래요?"라고 권하기 민망하기에 얘기할 수 없었다.  카시트가 장착되어 있거나, 짐이 있다면 아무리 조작이 간편하다한들 시트를 꺼내고 간격을 조절하고 함께 타는 것은 번거로운 작업이 요구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인승 미니밴이 빛을 발하는 구간은 있다.꽉 막힌 고속도로에서 뻥 뚫린 버스전용차선을 이용하는 기분은 묘하게 좋다. 국내법상 9인승 이상의 차량에 6인 이상 탑승 시 고속도로 버스전용차선을 이용할 수 있다.꽉 막힌 정체구간에서 서행하는 차량의 부러운 시선을 받으며 달릴 때는 '햐.. 이래서 9인승이구나'싶은 생각도 든다.



올해말 국내에서 7인승이 판매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렇다면, 7인승과 9인승을 고민할 이들을 위한 이들을 위해 조언을 남겨보자.

버스전용차선 이용 혜택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과연 본인이 특정고속도로의 특정구간, 특정시간대의 버스전용차선을 이용할 일이 많은가 고민해보자. 꽤 많은 경우라면, 9인승을 추천할 수 있겠다. 예컨대 경부고속도로를 중심으로 서울 주변의 위성도시나 신도시 거주자들이 그러할 것이다. 버스전용구간은 늘 밀리기 때문에 자주 이용할수록 그 효용가치가 높아진다.  

반면, 버스전용차선을 선택한 대신 잃는 것은 무엇일까.


특정 구간을 제외한 대부분의 고속도로에서 만나는 상황은 이렇다.


만약 7인승이였다면, 좀 더 넉넉한 시트공간과 함께 트렁크공간을 얻을 수 있다. 보통 7인승의 미니밴은 9인승의 시트가 접혀져있는 공간을 깊게 파서 보다 많은 짐을 실을 수 있게 해준다. 별것 아닌 것 같지만, 짐을 싣고 내릴 때의 용이성이나, 적재용량도 상당한 차이가 있다.

더군다나, 6인승의 경우 화물칸과 승객석이 분리되지 않는다. 짐이 넘어오기 마련이고, 실내를 복잡하게 만든다. 탑승자들도 뭔가 짐차를 탄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다. 안락한 응접실 느낌이 나야할 차에 웬 말인가! 혹시 사고라도 나게 되면 짐 때문에 2차 상해를 입을 수도 있겠다. 반면 7인승은 3열이 3좌석이므로 자연히 화물칸과 승객석이 분리된다.



 확실히 4열이라는 존재를 무시하면, 뉴카니발은 전 객석에 안락함을 보장해준다. 분명 패밀리카로 가장의 욕심을 조금이라도 반영한 7인승 대형SUV와 비교하여 고심중인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경험한 대형SUV 중 가장 편한 3열을 가진 것은 랜드로버 디스커버리4 였다. 이정도면 성인이 타도 무리가 없겠네, 배려도 좀 했네 싶었는데, 뉴카니발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사실 미니밴은 그런 차니까 당연한 얘기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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