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솔직담백시승기

뒤늦은 솔직담백한 신형 제네시스 시승기

오토앤모터 2014. 2. 27.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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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현대차 시승회에 이어 구정 전 한주 정도 신형 제네시스를 시승을 했다.시승 중간 중간 틈틈이 한 메모를 중심으로 시승회 때 궁금했었던 신형 제네시스의 몇가지 체크사항을 공유해 본다.

 

승차감
많은 이들이 가장 많이 물어본 것은 역시 수입차와의 비교였다.

실제 신형 제네시스는 독일 프리미엄 3사의 중형세단-벤츠 E CLASS,아우디 A6,BMW 5시리즈-를 경쟁상대(혹은 벤치마크 상대)로 삼았는데, 개인적인 평가를 하자면, 부품이나 내실을 떠나 일단 실제 탑승자에게 전해지는 느낌은 독일 프리미엄 세단 대비 80% 정도, 후하게 쳐주면 90%정도로 따라 온 것 같다. 

우선 핸들링. 핸들링은 현대에서 신형 모델을 내놓을 때마다 일취월장하고 있다고 느껴진다. 특히 시속 0km에서 시작해서 시속 120km 정도까지는 독일 3사와 비교해서도 큰 차이를 느끼지 못한다. 하지만, 시속 150km을 넘어가면서 고속구간에 들어가면 수입차와 약간씩 간극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그러한 차이를 몸으로 느낄 수 있는것이 고속상태에서 손에 힘이 살짝살짝씩 들어간다. 스티어링휠을 돌렸을때 차가 의외로 출렁댄다거나 핸들링과 이질감을 보인다거나 식의 불안감이 이런건 없지만, 왠지 모르게 시속150km를 넘어가면서 나도 모르게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손아귀가 긴장하기 시작한다는 건, 독일3사의 중형세단과 차이를 보이는 부분이다.

신형 제네시스에도 스포츠모드가 존재한다. 하지만, 스포츠모드로 변환했을 때(변환하는 과정도 경쟁차에 비해 번거롭다.) 차량의 특성이 급격한 변화를 가지지는 않는다. 아리까리한 변화랄까. 스포츠 모드가 원터치조작이나 기어조작을 통해 한번에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닌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접근해서 바꿔야 하는 방식인데, 일단 스포츠 모드로 설정해야 핸들링이나 엔진반응 등이 경쟁수입차와 성향이나 추구하는 성능이 그나마 일치하는 경향을 보인다.

 

 

라이딩은 주행시 과거 제네시스보다 도로에 쫙 깔려 달리는 기분들지만, 독일차와 비교했을 때는 아직까지도 부족함 느껴진다. 이젠 정말 궁금해진다. 기술력의 부족 때문에 불가능한 것인지, 혹은 현대차만의 특유의 하체세팅을 살려려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인지...

하체 세팅과 관련해서는 신형 제네시스는 안락함과 스포티함 사이에서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현대차가 가지는 전통적 안락함. 푹신푹신함들이 벤치마크한 독일차들의 세팅을 따라가면서 물러졌던것들이 단단해지긴 했지만, 현대만의 부드러운 세팅이 여전히 살아숨쉰다.

매력적이긴 하지만, 현대차 경쟁차를 따라잡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보이는 것이 뭔가 타면 탈 수록 하나로 통일되지 않은 차량의 철학이랄까 그런 것들이 눈에 띈다. 어떤 부분은 기존 전통적인 현대차 승차감을 지키면서도, 유럽차들을 따라가려고 하면서 이건지 저건지 헤깔리는 상황이다.

일반인들이 신형 제네시스와 경쟁 수입차 탔을 때 승차감 차이를 선호차이가 있을 수는 있겠다.  예컨대, 취향에 따라 독일차 특유한 단단한 승차감보다는 푹신푹신한 현대차를 좋아할 수도 있고 혹은 그 반대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절대적으로 독일3사의 중형세단이 낫다고 느끼는 부분은 고속으로 가면 갈수록 차가 땅에 쫙 깔려서 달리는 듯한 안정적인 승차감이다. 독일3사 중에서도 벤츠의 장기라고 할 수 이러한 고속 주행감을 신형 제네시스에서는 찾으려고 보면 (전작에 비해) 찾을 수는 있지만, 아직도 아쉽고 안타깝다. 

꿀렁꿀렁함을 유지하면서 쫙 깔려가는 것이 애초 불가능한 건지, 혹은 아직 기술이 부족하는 것인지 모르겠지만, 고속주행 안정성은 경쟁독일차에 비해 좀 부족하고 간극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분명 꿀렁꿀렁한 부드러운 현대차만의 세팅이 치명적인 단점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국민의 80%가 전통적인 현대차 승차감에 길들여진 상황에서 갑자기 변화를 하는 것은 우습고, 특히 완벽히 길들여진 중장년층에겐 반발감을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다만, 주변을 통해 살펴보게 되면, 독일차의 하드한 세팅에서 현대 특유의 소프트한 세팅를 즐기는 사람은 없어도 소프트한 세팅에서 하드한 세팅를 즐기는 사람은 많았다.
처음 단단한 세팅을 맞이하게 되면 "야, 이차는 왜 이렇게 딱딱해? 불편하다"라고 하지만, 운전을 하다보면 굉장히 안정적이고, 장시간 운전을 해도 몸이 피곤하지 않다는 것을  나중에 알게 된다. 반면, 하드한 세팅에서 소프트한 세팅으로 넘어오면,  '야...멀미난다'거나 '노면에 따라 왜 이렇게 차가 .불필요한 움직임을 보여 불안하다'거나 식의 반응을 보인다.

꿀렁꿀렁한 전통적인 현대차의 세팅은 노면을 읽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여흥이랄까 '흔들흔들' '출렁출렁'하며 뒤끝을 계속해서 남긴다. 반대로 독일차의 경우, 고르지 않은 노면을 맞닥뜨리면 그 상황에 '덜컹'하고 반응하고 순식간에 상황종료된다. 부드러운 잔진동과 여운이 아까 그 노면에서 끝났어야 하는데, 남게 되면 불필요한 움직임이 이어지는 차량 움직임에 계속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꿀렁꿀렁한 현대차 세팅의 한계다.

 

 

엔진음

앞서 지적한 차량의 철학이 정리가 안된 느낌은 소리에서도 이어진다. 어떤 면에서는 다이나믹하고, 어떤 면에서는 안락성을 추구하는, 성향이 일관되지 않은 부분은 엔진음을 들을 때마다 느낀다. 제네시스에 타면 굉장히 조용하게 안락하다. 외부소음도 완벽하게 차단되어 있고, 실내소음도 굉장히 잘 억제가 되어 있다. 그래서 더욱 안락함이 느껴진다. 그래서, 이차는 조용한 차인데, 엔진 음색이라던지 엑셀반응이나 이런데 있어서는 약간 스포티 다이나믹을 추구하는 좀 혼동스러운 면이 있다.

듣기 안좋은 소리랄까. 오랫동안 타보니 딱히 안좋은게 아닌데, 이차치고는 약간 앙칼져서 무게감 없는 소리. 무게감이 없어서 가벼운 소리. 묵직해야 하는데, 가벼운 소리가 나서 그것이 맘에 걸린다. 특히, RPM6000이상 올라갈땐 차가 짜증을 낸다고 생각이 들정도로 앙칼진 소리를 낸다.

시승회 때 엔진 음색에 대해 첫날은 이질감이 느껴졌고, 둘째날은 괜찮았다고 한 이유를 이젠 알 것 같다. 일단 2000RPM이하의 일반모드, 시속120KM이내의 주행에서는 일반적인 가속상황에서는 엔진소리가 괜찮은데, 이게 스포츠모드로 가거나 3000RPM이상 급가속 상황시엔 앙칼진 소리를 낸다. 악을 쓰는 듯한, 이게 정말 듣기 좋은 소리는 아니다. 이차의 성향이 중후하고 안정적이고 차분하고, 전체적인 느낌은 그러한데 스포츠모드로 놓고 달렸을 때는 앙칼져서, 사람으로 치자면 우람하고 든든해 보이는 남자가 소프라노 목소리를 가진 듯한 이질감을 자꾸 느낀다.

엔진음을 재튜닝할 필요가 있다고 느끼는 것이, 어떤 차들은 정말 엔진음색이 좋아 가속페달이 깊숙이 밟게되는 경우가 있는데(예컨대, 재규어 XFR이 테너C톤에 맞춰 엔진튜닝을 해 듣기좋은 소리를 냈다식의 보도자료를 낸 적이 있다. '다분히 의례적인 얘기겠지'한 적이 있는데, 이후 직접 시승타보니 정말 그 음색이 좋아 자꾸 급가속을 하게 되었다!), 제네시스는 그 반대다.

안락함, 정숙성,편안함,고급스러움이 기본적인 제네시스의 철학이고 그런것들이 차를 타면 잘 느껴지긴 하나, 고알피엠 상황의 엔진음은 이와 맞지 않는다고 생각된다.

 

연비.

연비는 시외도로 비율에 따라, 리터당 7-8KM가 되지 않을까. 경험상 여름이나 차가 많이 막히면 리터당 6KM대도 기록할 듯하다. 경험상. 절대적으로 보면 나쁜 연비이긴 하지만, 3800cc치고 납득가능한 상황이다. 아마 이 연비를 욕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낮은 배기량차만 타본 사람이 아닐까.

 

실내.

격을 깎아먹는 변속기 레버는 다시 지적해도 부족하지 않다. 분명 손에 쥐는 느낌은 좋긴 하다. 하지만 전반적인 제네시스의 실내와 하모니를 이루지 못한다. 재질을 바꾸든지 뭔가 대책이 필요하다.

가장 좋은 부분은 커다란 화면과 실시간 네비게이션 시스템, 이와 연동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다. 수입차 대비 현대차가 태생적으로 강점을 이룰 수 있는 부분이다. 수입차들은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전까지는 아무리 잘 개발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더라도 그래서 해외 시장에서는 굉장히 각광을 받더라도, 이를 국내 소비자 입맛에 맞게 완벽하게 제공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기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실시간 교통정보, 스팟성으로 띄워지는 길목마다의 상세정보, 제한속도,카메라 등 실시간 업데이트 정보들을 운전자에게 보여주는 데 그쳤다면, 신형제네시스는 한단계 발전해 스마트 크루즈와 연동이 되면서 차가 스스로 속도를 제어하는 등의 업그레이드된 기술력을 보인다. 정말 편의 옵션 자체(파이니스트 기준)만은 개인적으로 봤을 때, 수입 대형세단급의 최고 사양옵션이 다 들어가있다고 생각해도 될만큼 화려하게 장착되어 있다. 안들어간것을 언급하는 게 나을만큼 많은 편의사항 대부분의 편의사양 들어가 있기에 굉장히 운전이 편하고 실내에서도 지루하지 않다.

 

 

대중적인 차에서 프리미엄급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차량의 기본기 외에도 감성품질이나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써야 되는데, 신형 제네시스에서는 이러한 노력도 엿보였다. 기본적인 감성품질도 업그레이드되었고, 등이 켜지고 꺼질때라든가 창문이 닫히고 열릴 때라던가 사소하지만 특별한 액션을 넣어서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특히 '키가 차안에 있습니다'등을 단순히 경고음이 아니라 음성으로 안내하는 것도 사소하지만 탑승자가 차와 소통하고 있다는 느낌을 주는 부분이다.

예전에 현대차를 타면서 방향지시등의 소리가 다른 소음에 묻힌다던가 식의 감성품질의 청각적인 면이나, 센터페시아 메뉴들이 통일되지 않고 한글/영문이 혼용되었다 식의 시각적인 부분도 이제는 개선되어있다.  

하지만, 아직도 조금은 서툰 부분을 찾을 수는 있다. 예를 들어, 선루프를 여는방향이 버튼 조작방향과 일치 하지 않는 다던지, 선루프를 틸팅후 개방하려면 틸팅을 닫았다가 열어야하는 이중조작이 필요하다던지, 맵/보이스 버튼이 센터페시아에도 있고, 변속기아래에도 중복되어 배치가 되어 있다던지 하는 식이다.

 

 

핸들에 버튼 굉장히 많고, 센터페시아에도 많이 퍼져 있는데, 숨기고 카테고리화를 좀 해야될 필요성이 느껴진다. 버튼이 여기저기 퍼져있고 나열되어 있으면 그때그때 누르기에 좋지만, 시각적으로 복잡해지고, 필요한 버튼을 찾을 때 혼란을 줄수 있다. 예컨대, 스티어링휠열선버튼을 겨울에 잠깐씩 쓸 뿐인데, 버튼이 기어박스 아래에 한자리 차지할 필요가 있을까.

물론 잘 안쓰는 버튼이 한자리 차지하여 나열될 수도 있지만, 그건 어디까지 대중적인 차에서나 그렇다. 프리미엄카는 어떨까. 스티어링휠 열선버튼은 핸들 뒷편에 숨겨져 있지만 기능과 연동되는 위치에 잘 배치되어있는 것이기에 쓰임에도 문제가 없고, 시각적으로도 숨겨지고 단순화되어 정리가 잘된 느낌을 준다.

어쨌건 프리미엄급 차량은 사소한 것들로 경쟁하게 되는데, 제네시스는 그런부분에 있어서 서툴지만 과거에 비해 많은 것들을 갖췄다.

 

냄새.

새차냄새의 경우, 현대차가 경쟁차로 지목한 독일차량에 비해 가지고 있는 치명적인 단점이라 할 수 있겠다. 이 역시 감성품질에 있어서 후각적인 부분이다. 다만, 기존 차량들은 신차냄새가 탁 쏘는 느낌이라면 제네시스에 와서는 은은하게 퍼지는 느낌이랄까.(은은하게 퍼져도 안좋은 냄새인 것은 변하지 않는다.)

재밌는 사실은 파이니스트 옵션차량과 프레스티지 옵션차량 간에도 정도가 달랐다. 예컨대, 프레스티지 옵션의 경우 은은하게 퍼진다고 생각되는 반면, 파이니스트는 의식을 못하다가 좀 타고 있으면 아 이거도 신차냄새가 남아있구나 하고 의식을 할정도다. 두 차량간 차이를 생각해보면 가죽 등 실내 소재의 문제일텐데, 아무튼 이런 신차냄새는 현대차가 해결해야할 우선과제가 아닐까 싶다.

 

수입차 비교총평

앞서 얘기했듯 신형 제네시스는 수입세단에 비해서 표면적으로 탑승자가 느끼기에 오차범위까지는 아니고, 80% 후하게 쳐주면 90%까지 올라온 것 같다.

그럼 아직도 수입차 대비 경쟁력이나 상품성이 부족한 것이냐고 물으면, 신형제네시스는 그 10~20%를 만회를 하기위해 각종옵션으로 도배했고, 이는 굉장히 효과적이라는 생각이다. 소비자가 자동차에 요구하고 바라는 성질이 무엇인가에 따라 신형 제네시스가 매력적일 수도 혹은 독일 중형세단이 매력적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상품성을 만회하기 위해 옵션 도배가 없는 낮은 옵션사양의 신형 제네시스는 매력이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든다)

신형 제네시스의 최대의 약점이자 강점은 브랜드다. 강점인 이유는 고급차를 타고 싶지만, 남들의 이목 때문에 쉽게 수입차를 고를 수 없는 이들은 분명히 존재하고, 이들에게 제네시스은 좋은 선택지가 되기 때문이다. 반면 '7330만원이나 주고 제네시스를 사야돼?'하는 생각이 드는 것은 역시 브랜드 가치가 낮기 때문이다.

때문에 현대차는 제네시스 소비자에게 그러한 가치를 느끼게끔 특별한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제공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세일즈 이후에도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누군가가 "야, 너 7330만원이나 주고 제네시스를 사냐?"라고 물었을 때, 오너가 대답할 거리를 지속적으로 줘야한다는 뜻이다.

경쟁 독일차 대비 강점을 정리해보면 실내 크기,사이즈, 공간성, 편의 장비 옵션, 편의성, 트렁크 크기도 잘 뽑아냈다.
단점은 아직은 부족한 주행기본기.실내 냄새. 눈에 띄게 발전한게 느껴지나 2%부족한 감성품질 정도랄까.

신형 제네시스를 타면서 크게 느낀 점은 현대가 기존에 가졌던 차량에 대한 철학을 독일차를 벤치마킹하면서 많은 고민과 변화를 주었다는 점이다.때문에 컨셉이나 철학이 한 점을 향했다기 보다는 두 점에서 왔다갔다하면서 최적점을 찾기 위해, 어쩌면 두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했다는 것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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