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솔직담백시승기

쉐보레 스파크 VS 기아 레이 전기차 비교기

오토앤모터 2013. 10. 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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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 광화문에서 쉐보레 스파크와 기아 레이 전기차 비교 시승 행사에 다녀왔습니다. 강제적으로라도 전기차 시장을 형성하겠다는 정부의 의지가 보이고, 이에 따라 국내 자동차 메이커들이 어쨌거나 전기차 모델을 선보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솔직히 국민 다수가 아파트 같은 공동주택에 거주하고, 주택용 전기 외에 전기차용 전기요금제가 만들어지지 않는 이상 일반인들이 이들 모델을 선뜻 구매하기엔 무리가 따를겁니다. 인프라 투자가 먼저냐 혹은 시장 형성이 먼저냐 같은 닭과 달걀의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현재는 어쨌건 현재 전기차는 몇종이나 출시되고, 이미 도로 위에서도 쉐어카 혹은 공공기관용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아직까지 전기차를 타보지 않은 일반인들은 충전이나 주행거리같은 주요이슈 제외하고서라도 전기자동차 자체에 대한 무수한 궁금점들이 있을 겁니다.

"전기차 탈만할까요?"
"일반차랑 같은 겁니까?"
"휘발유나 경유차랑 뭐가 달라요?"
"전기차는 자동차전용도로도 못올라가는 거 아니예요? 도로옆에 금지표지판 본 거 같은데?"

오늘은 이런 기본적인 이야기보다도, 레이 전기차와 스파크 전기차에 대한 비교 시승 소감을 우선적으로 남겨볼까 합니다.  

 

 

1.차량의 전반적인 퍼포먼스는 스파크의 압승
두차를 타보니 일단 차량 자체의 퍼포먼스는 확실히 스파크의 우세함이 느껴집니다.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자연스러운 핸들링에 비해, 레이는 핸들링은 과거 현대기아차의 MDPS의 고질적 문제를 그대로 품고 있었습니다.

퍼포먼스 또한 마찬가지였습니다. 일단 제원표 상으로만 봐도 레이에 비해 스파크의 토크가 서너배 이상 차이가 납니다. 뭐 토크 수치가 실운전에서 그리 중요하겠나 싶겠지만, '시티카'라는 본질을 생각한다면 큰 장점으로 다가옵니다. 이 얘기는 잠시 뒤에 풀죠.

소음 또한 레이의 경우, 전기차 특유의 소음이 있습니다. 마치 골프장 카트를 몰면 '위이이이잉~'하는 음이 바로 그것인데요. 정지상태에서 일정 속도가 붙기 전까지 이러한 음을 계속 들어야 됩니다. 반면, 스파크의 경우 이와 같은 음이 들리나 매우 무시할 수 있을만한 수준입니다.

배터리 용량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완전충전상태에서의 주행가능거리나, 실제 운전에 있어서 줄어들어가는 주행거리상 연료효율을 비교해봐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전반적으로 차량의 퍼포먼스만으로 봤을 땐, 스파크의 압승이라고 해도 좋을 겁니다.다만, 스파크는 신차라는 점과 레이는 헌차라는 건 어느정도 감안해야 할 듯 합니다. 차가 오래되면서 생기는 소음도 그렇고, 배터리도 사용하면 할수록 효율이 떨어지기 마련이니까요.

 

 

 

2. 그러나 스파크는 답답하다.
성인남성 둘이 타니 뭔가 답답합니다. 성인 남성 둘이 왜 연인처럼 붙어있어야 합니까.  2열에 앉아있는 성인을 룸미러로 보고있자면  웬지 제 마음이 불편해집니다. 어쩔 수 없는 경차 사이즈에서 오는 한계겠죠. 네, 무시할 수 없었습니다. 마음 속으로 꼽았던 이러한 단점은 레이를 타고 보니, 더욱 크게 다가왔습니다.

 

 

 

레이는 처음 타봤는데요, 아주 큼직큼직하니 시원시원하고 편했습니다. 여기저기 수납공간도 쏠쏠하게 마련되어 있구요. 개인적으로 아무리 시티카라지만, 주로 2인 이상이 탄다면 레이 정도의 사이즈는 되야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스파크의 강력한 토크, 일반인이 일상 속에서 이득 볼 일이 있을까?
스파크 전기차의 토크는 무려 57.4kg.m입니다. 이러면 감이 잘 안오죠? 국민차 소나타 2000cc가 20kg.m이고, 3800cc 제네시스가  40.3kg.m 수준입니다. 국내차 중 가장 큰 배기량인 현대 에쿠스 5000cc모델이 52kg.m의 힘을 냅니다. 그런데, 스파크는 이보다 가벼우면서도 이보다 월등한 토크를 내뿜습니다.

실제 운전에서 뭐가 좋냐고요? 우선, 끼어들기할 때 매우 수월합니다.

'시내운전은 끼어들기를 잘하는 자가 지배한다'란 말 들어보셨습니까? 못들어보셨다고요? 방금 제가 만든 말이라 그렇습니다만, 그럴 듯 하지 않습니까?  

시내에서 차선 합류할 때 그런 경우 많이 겪으셨을 겁니다. 정체상태이거나 혹은 막힐 것이 예상되어 속도을 줄이거나 혹은 완전히 정차를 했는데, 옆차선으로 끼어들어야 할 경우 말이죠. 합류차선에 들어서거나 혹은 갑자기 직진차선이 좌회전차선으로 바뀔 때 종종 겪는 일입니다. 어설프게 끼어들었다간, 뒷차가 쌍라이트를 켜거나 크락션을 울리기 일쑤입니다.

옆차선에서는 쌩쌩 달려오는데, 옆차선의 차량 흐름을 최대한 방해하지 않으면서 끼어드는 것이 시내 차선변경의 핵심적인 테크닉일 겁니다. 그런데 토크가 높으면 일단 이런 끼어들기가 매우 수월합니다. 정지상태에서도 순식간에 옆차선의 차량 속도에 맞춰 달릴 수 있으니까 쉽게 끼어들 수 있고, 또 흐름에도 방해가 안 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스파크는 작으니 공간이 작아도 쉽게 끼어들 수 있구요.  

 

4. 레이나 스파크나 이건 주의해야 했다.
전기차는 연료효율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모든 것이요. 그래서 큰차도 아직 없을 겁니다. 부피가 커지고 무게가 무거워지면 효율이 떨어질테니까요.

타이어도 마찬가지입니다. 구름저항을 최대한 억제하다보니, 예상 외로 타이어가 잘 미끄러지고 제동거리도 길어졌습니다. 시승 중간 광화문 대로의 아스팔트가 아닌 대리석 도로에선 예상치 못한 저속에서 스키드음을 들어서 웃음도 났습니다. 

특히나, 예전에 쉐보레 볼트를 탔을 때도 느꼈었지만, 전기차들이 대부분 브레이크 답력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제동에너지회생장치 때문인지 전기차의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와 실제 제동력이 걸리는 정도가 휘발유/경유차에 비해 일정치가 않은 느낌입니다. 그래서 브레이킹에는 약간의 주의가 필요한 것이 전기차가 아닐까 합니다.

 

5.그밖의 일상생활 속 느꼈던 점은.
전기차의 가장 큰 특징은 무소음일 겁니다. 해서 주차장 같은 곳에선 사람들의 신기하다는 눈빛을 받기도 하는데요, 문제도 있습니다. 무소음이다보니 골목길에서 사람들이 길을 비켜주지 않습니다. 보통은 길을 가다가도 뒤에서 차량의 엔진소음을 들리면 길을 비켜주기 마련인데, 전기차는 소리가 나지 않고, 때문에 차가 뒤에서 온다는 걸 모르니 사람들은 가던 길을 그냥 갑니다. 그렇다고 크락션을 울릴 수도 없고.. 참 애매했습니다.

 

 

엔진소음을 억지로 만드는 건 그렇고, 예전에 봉고차가 후진하면 나오던 멜로디처럼 음악소리를 넣으면 어떨까요? 그럼 비켜주는 사람도 기분이 좋게 웃으며 비켜줄 것도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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