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컬럼

당신의 아내를 포르쉐 바이러스에 감염시켜야 하는 이유. - 포르쉐 월드로드쇼 후기(1)

오토앤모터 2012. 5. 7.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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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태백 레이싱파크에서 열린 2012 포르쉐 월드로드쇼에 다녀왔다. 월드로드쇼의 참석은 2008년도에 이어 2번째인데, 나에겐 두번 모두 큰 의미가 있었다. 

2008년도에는 아내를 포르쉐 바이러스에 감염시켰다는 것. 분명히 그랬다. 아내는 차에 대해 별 관심없는 차는 그저 이동수단일 뿐이라 생각하던 보통여자였다. 경제 관념이 투철한 아내는 차를 구입하는데 많은 돈을 쓰는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스포츠카는 '이쁘게 생겼네'였지 그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하는 차종이었다. 
아내는 '오늘 여러분은 포르쉐 바이러스에 감염될 것'이란 포르쉐 인스트럭터의 브리핑 때에도 
'포르쉐 바이러스? 대체 그런게 있긴 한거야? 웃긴다. 매니아들끼리 웃자고 하는 소리 아냐'라고 분명히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트랙에서의 시간이 흐를 수록 아내는 서서히 바뀌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고급스런 내장재와 화려한 옵션에 관심을 기울였다. 또한 트랙에서의 주행 또한 무서워하며, 운전대를 잡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트랙에서 딱 세 바퀴쯤 돌았을 때, 아내의 태도는 돌변했다. 포르쉐의 여러 모델들을 몰아보면서
 아내의 눈은 마치 메시아의 기적을 접한 듯 반짝반짝 빛나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고,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놀라움과 입에는 함박 미소가 담기기 시작했다. 그리고 변속때마다 로켓포처럼 빵빵터지며 가속되는 까레라 S를 몰며 "이왕 사려면 까레라S는 사야되겠네!!"라는 명언을 남겼다.



풀스로틀 상태에서의 머리가 몸이 젖혀지는 짜릿함, 코너링 시에 상상했던 그 이상의 한계점과 쫄깃쫄깃하게 느껴지는 핸들링과 착착 감고 도는 차체의 날렵한 움직임, 풀 브레이킹 상황에서의 짧은 제동거리와 운전자의 의도대로 머리를 찔러넣는 정확함. 지금은 이런 것들이 무슨 이야기인지 어떤 재미를 주는 지 함께 즐거워 하며 이야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 2008년도에는 아내의 완벽한 포르쉐 바이러스의 전염. 더불어 공통된 취미의 발견(생성이라고 해야할까). 그것이 최대의 성과였다.

아내는 월드로드쇼 이후에 나의 911 모델에 대한 애정을 깊이 이해해줄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차는 단순한 이동수단을 넘어선 특별한 어떤 것이란 생각도 가지고 '드라이빙'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덕분에 보다 안전하면서 재밌는 운전을 추구하게 되었다. 특히,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911도 꼭 사자는 다짐도 혼자가 아닌 공통 분모로 자리잡았다.

혹시 아내의 승인이 안 떨어져 포르쉐 구입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는 포르쉐 월드로드쇼의 참석을 적극 추천한다. 단 게스트로써 눈으로 보는 것이 아닌, 꼭 참가자로 등록해서 포르쉐의 운전대를 잡아야 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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